허수아비 일기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지나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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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중국 태생으로서 대만으로 이주해 살았고, 30세에 스페인 남자와 결혼하여 6년 간 살다가 남편의 죽음으로 고국으로 돌아와서 후학을 가르치며, 집필활동을 하다가 48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중국 독자들에게 그리움과 동경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2007년에 조사한 현대 중국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6위에 오를 정도로 지금도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나는 저자의 이런 평가를 책을 읽으며, 바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논픽션으로 생각됩니다. 여자 주인공인 싼마오는 실제 작가의 이름이며 로 되어 있고, 남편은 스페인 사람인 호세로 지칭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부부의 관계는 동서양의 만남으로 그려집니다.

동서양의 거리만큼 이들의 사고와 습관, 특히 부모들과의 관계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여 줍니다. 쉬운 예로, 동양인이 싼마오의 정신과 정서는 우리와 맞닿아 있는데, 호세의 사고방식과 생활태도는 영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가정적인 동양적 분위기와 그와는 딴 판인 스페인 가정의 분위기가 낯설기만 합니다.

가정에 충실한 싼마오와 가정사에는 겉도는 호세의 태도는 동서양의 습속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은 펼쳐 보면, 가독성이 뛰어나서 책을 끝까지 읽을 정도로 흡인력이 탁월합니다.

 

특히 이 책의 내용 중, ‘나의 가정생활꽃 파는 여인이 대표적입니다.

내용을 구성하고 진행시키는 기술이 예술의 경지입니다. 읽으면서도, 탁월한 글 솜씨가 감탄이 저절로 나올 지경입니다.

 

억지스러우면서도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약간은 부자연스럽고, 작의적이면서도 부작위스러운 면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끊어질 듯 이어지는 내용의 전개가 예술의 경지입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거구나 인정하게 됩니다.

 

만약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더 귀한 작품을 계속 남길 수 있었을 것인데, 젊은 나이에 타계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 책을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맨 나중에 나오는 털보와 나를 읽는 것이 순서이겠지만, 이 내용을 가장 나중에 배치한 것도 작가 나름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참 재미있는 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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