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 나를 잃지 않고 나와 마주하는 경계의 감정
이창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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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인간과 괴물의 마음

가볍지 않은 주제의 책입니다. 그리고, 주석을 제외한 본문만도 36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책은 수치와 부끄러움에 대한 사전적 의미와 관계, 역사를 심리학적, 정신분석학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수치-인간의 괴물의 마음이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치는 인간됨의 정체성과 기본 자격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 수치의 부재는 인간이 되지 못한 짐승과 같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사이코패스 등으로 일컬어지는 인면수심의 잔인한 사건들이 생각납니다. 사람의 이름과 얼굴은 가졌으되, 도저히 사람이 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괴물의 마음을 가진 인간이라고 지칭하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저자는 수치를 야누스처럼 양면의 얼굴을 가진 감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본래 인간은 자연을 넘어선 초자연적 기원을 가진 존재인데, 초자연적 본성을 어기고 나자 자연으로 떨어지고 동물이 되었다. 이때 처음 느낀 감정이 수치다(359p)’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치를 인간됨과 짐승됨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치는 인간과 동물, 자연과 문명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죄의식과 함께 작동되는 수치는 동물처럼 사는 것을 막아 주는 정신의 댐 역할을 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인간은 인간의 기본이 되지 않은 것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는 무도한 사회다(362p)’라고도 정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서 연결된 사자성어로 인면수심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겉모양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속에 있는 마음은 짐승이라는 불편한 말입니다.

 

저자는 부끄러운 행위(수치스러운)를 하지 않고, 품격 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만 이는 매우 작고 가냘파서, 모질고 혹독한 수양이 없이는 실천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근래 들어서,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나, 민초들 중에서도 비양심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사건들이 많이 발생되고 있습니다. 이는 잘 살고 행복하게 사는 것 하고는 반대의 상태이기에 선진국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도덕성이 간절하게 요청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편의나 이익 보다 사회나 이웃,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성찰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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