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노래
나카하라 주야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지금으로부터 한 세기 전에 살다간 시인의 시를 읽는다는 건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일본인이기 때문에 우리와도 환경적으로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되기에 시들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시인은 13세에 단카가 입선되어 문학 활동을 시작했던 것을 참고해 보면, 신동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그의 문학세계는 다다이즘, 상징주의, 생철학 등이 융합된 독특한 성향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시인은 니혼대학을 자퇴한 후에, 프랑스어학원 아테네 프랑세에서 프랑스어를 배운 다음, 프랑스의 대 시인인 베를렌, 랭보의 시를 번역했다고 하니, 이들의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이 책의 제목으로 차용된 시인의 대표적인 시, ‘지난날의 노래는 부끄러움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조차도, ‘내 마음 무슨 까닭에 이다지도 부끄러운가---’하고 되 뇌이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1925년에서 193712년 사이에 쓴 시들입니다.

시인은 장남 후미야가 소아결핵으로 사망하자 그 충격으로 환청과 신경쇠약에 시달린 결과, 이 시의 원고를 친구인 고바야시 히데오에게 맡겨서 출판하게 하고, 자신은 시에 정진하고자 고향으로 귀향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결국 이 시들은 시인이 남긴 유일한 유산인 동시에 유작이 되어 버렸습니다. 친구에게 원고를 맡긴 1937년에 30세의 나이로 요절했으니, 참 위대한 시인의 기구한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도쿄에서 고향으로 귀향하면서 남긴, ‘그렇다 한들 이제 어찌되려나---그런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안녕 도쿄여! 오오 내 청춘이여!(102p)’를 보면, 시인은 자신의 죽음을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녕 도쿄여! 오오 내 청춘이여!’

이 탄식이 시인의 진솔한 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생을 반추하는 엄숙한 이 탄식이 시인의 우수를 집약해 놓은 것 같아서 마음 한 편이 쓰리고 아리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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