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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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드리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은 개인적인 극히 사적인 기록인 소소한 일기를 통하여 한 시대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러나, 이 개인들이 조선시대의 지배계급인 양반들이기에 이들의 기록들은 사소한 개인의 기록일 수 없습니다.

 

현존하는 조선의 개인 일기들은 무려 1431건에 달한다고 하니, 그 가운데에는 몇 세대가 이어 쓴 수백 년간의 일기들까지 있음을 감안하면, 이들의 일기들을 통해서 그 시대의 문화와 풍속, 습속 등을 이해하는데 많은 참고자료임은 분명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일기들을 쓴 8명의 주요한 인물들을 소개해 주고 있으며, 이들이 쓴 9개 쳅터의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들이 쓴 9개의 내용은 과거시험과 관련한 내용, 신입사원들의 관직생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내용, 탐관오리들의 이야기, 암행어사의 활동, 투옥 및 유배 일기, 가족 간의 갈등, 자녀 사랑, 부동산과 관련한 에피소드, 신분제도에서 발생한 갈등관계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면, 그 당시의 전반적인 사회상을 망라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들의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은 작은 모자이크와 같고, 이 모자이크의 파편들을 레고를 맞추듯이 맞춰보면, 이씨 조선이라는 한 시대의 전체의 그림이 선명하게 펼쳐집니다.

 

저자는 여는 글에서, 개인들이 남긴 일기는 지독하고도 투철한 조선시대의 문화의 에센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의 생활상이 묻어나는 일기들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들이겠지만, 이 일상들을 다채롭게 모아 놓으니 조선 시대를 속속들이 알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일기를 개인의 비망록 정도로 인식하고 쓰는 데 비하여, 그 당시는 자신의 일기를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줄 목적으로 썼다고 하니, 일기의 역사성을 알 수 있기도 합니다.

 

특히 이 책에는 필자가 직접 쓴 일기원문의 도판 9개가 실려 있음을 보면, 저자가 이 책에 기울인 진정성을 엿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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