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여행자
김수우 지음 / 호밀밭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알기로는 산문은 그 어떤 문학 장르보다 어렵다고 알고 있습니다.

시나 소설이나 시나리오처럼 일정한 형식이나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심상에 일어나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글로 쓰는 일인데 뭐가 어려울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글로는 뭐라 설명하거나 표현할 수 없지만, 산문의 진수를 읽고 있다는 자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펼치는 글들에서 풍기는 작가의 깊은 사유와 성찰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작가는 집의 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상고에 진학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작가의 중학교 때부터 작가는 공부보다는 무분별한 독서로 인한 정서장애의 판단을 받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교 정문 앞에 있던 두 군데 책 대여점에서도 이제 네가 볼 책이 없다며 손사래를 칠 정도였다고 간증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책 사랑과 독서열은 버스비로 책을 대여하고, 먼 거리를 걸어서 통학을 하며,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핍박을 받으며 독서를 했다고 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많은 책을 읽었다고 모든 사람들이 저자와 같이 훌륭한 내용의 글들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독서는 글을 쓰는 자양분이 되겠지만, 글을 쓰는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작가는 1995시와시학신인상을 받으며 등단을 했고, 지금까지 십 여권의 책을 쓴 중견작가입니다. 부산에서 태어나서 부산에서 살며, 지금도 거기서 글쓰기 공동체백년어서원을 열고 치열하게 글 쓰는 일을 도우며, 현재도 글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무슨 책이든지 책 읽기는 매우 유용한 작업이라고 증언합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나 같으면 이런 상황과 경우라면, 한 줄의 글도 완선하지 못할 것 같은 데 작가는 물이 흐르듯이 유려한 문장으로 비단을 짜듯이 글로서 잘 표현하고 있음을 보면서,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님을 인전하게 됩니다.

 

그러나, 작가는 이 책에서 겸손하게도 자신의 이름부터, 어리석음을 미덕으로 내 세우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