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 번째 눈과의 짧은 조우
브루스 보스턴 지음, 유정훈 옮김 / 필요한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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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있는 시들은 솔직히 애매하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합니다.

이는 이 책의 시를 쓴 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저급한 지적 수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인은 네 번의 브램스토커상, 일곱 번의 아시모프독자상과 일곱 번의 라이즐링상을 수상한 이력들을 보면, 탁월한 시인임을 증명합니다.

나는 이 책의 시들을 읽으며, 적절한 실례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시인 중 천재시인으로 알려진 이상의 시들과 많은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제목으로 차용된, ‘세 번째 눈부터가 내게는 이해불가입니다.

이 눈은 물리적이며 육적인 눈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관점과 시각에서 파악되는 심안이나 영안과 같은 의미의 눈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에, 나와 같이 육적이고 세속적인 지적 수준의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은 무리이고, 만용에 해당되는 정도라고 스스로 위로해 봅니다.

이 책은 시인이 1975부터 2016까지 쓴 시들 중 50행 이하의 단시들을 모은 선집이라고 하며, 연대 별로 연대별로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를 보면, 시인은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 다. 지금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고 볼 수 없는 곳을 보면서 그 의미를 포착해 내는 영감을 통해서, 시인이 감당해야 할 역사적인 사명 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 뒤에 있는 옮긴이의 말의 내용 일부를 인용해 보면, ‘이 시집에서 연금술, 초현실주의, 스페이스 오페라, 뉴 웨이브, 누아르, 아포칼립스와 디스토피아, B급 문화에 대한 향수, 심지어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까지 아우르는 궤적의 시들이라고 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얕은 지식으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시가 아니라, 시인이 가진 제3의 눈을 통해서 실상을 이해할 때까지 두고두고 시간을 두고 읽어야 할 깊은 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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