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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로 산다는 건 아빠로 산다는 건 -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자식을 키우며 어른이 되었습니다
배정민 지음 / 왓어북 / 2020년 10월
평점 :
어느 책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읽으며, 깊이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죽은 사람은 기억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 있다’는 내용입니다. 즉 죽은 사람을 기억해 주는 동안까지는 죽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아버지를 여의고 햇수로는 사년, 점점 더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추억을 되새기며, 살아생전 더 잘 해 드리지 못한 회한의 정을 삼년 동안 브런치와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을 다듬어서 한 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십 년 넘게 숫자만 가득한 보고서만 쓰던 회사원이기에 글을 쓰는 일에는 서툴기만 합니다. 그러나, 늦게 퇴근하여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더 선명해지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애틋함을 버무려서 한 꼭지 한 꼭지의 글을 올렸고, 팔로워들의 격려가 새 힘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 제목, ‘아들로 산다는 건, 아빠로 산다는 건’ 작가 자신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연배가 되면서, 아버지에게는 아들이지만, 자신의 두 자녀에게는 아버지로서 변모해 가는 역할의 이중성을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하고, 평생 페인트로 간판을 만들며 두 자녀를 키우며 살았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일하기에 바빠서 변변한 여행이나 맛있는 외식한 번 제대로 한 기억이 없을 정도였다고 회고합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는 자신 속에서 언뜻 언뜻 아버지의 모습을 되살려 보기도 하고, 아련한 추억을 소환해 보기도 합니다.
저자는 미국 유학 중에 아버지의 상을 당했기에 임종도 못했습니다.
저자가 첫 직장에 합격하고 회사에서 부모님에게 베푼 호텔에서의 추억이 나름의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아버지는 살아생전 열심히 챙기셨던 경조사 등을 회상하면서, 세상사는 도리를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아버지가 떠나시기 전에 알았더라며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비록 아버지는 부재하지만, 아버지와의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장소를 오갈 데는 여지없이 아버지를 느끼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쉬운 길을 내어 주려 분투했던 아버지의 길을 자신도 따라 걸어가는 있음을 담담히 적고 있는 글들이 감동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