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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 - 견디는 힘에 관하여 정신과 의사가 깨달은 것들
조안나 캐넌 지음, 이은선 옮김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세상에는 우연이 필연처럼 다가오는 경우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의사가 되기 전에 맥주를 따르고 피자를 배달하기도 하고, 동물구조센터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백화점에서 향수 호객 행위를 하기도 하며 삼십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아침 신문가게 쇼윈도에 붙은 기본적인 응급처치 강좌 광고가 그녀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강좌에 예약을 했고, 강좌를 듣는 중에 의과대학에 지원하게 되었고, 퇴직을 앞 둔 나이 많은 의과대학 면접관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아웃사이더’의 케이스로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5년 동안의 의과대학생활을 마칠 수 있었고, 졸업식에서 졸업생을 대표하여 제네바 선언문을 낭독하는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의사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했습니다. 병동으로 맨 처음 출근할 때는 희열과 열정이 넘쳤고 훌륭한 의사가 되기로 작정했지만 부당한 시스템, 부족한 재정 지원, 필요한 간호 인력의 부족, 그리고, 과중한 업무와 환자들의 죽음과 임종을 보면서 절망의 늪 속에 빠진 내용들을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의사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환자로 만났던 조은과 길, 대니얼의 훈훈한 추억들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일반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병원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문제점, 질병과 죽음을 다루는 다양한 시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이 책 제목으로 차용한 ‘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라고 표현한 한 인간의 고뇌를 엿 볼 수 있습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의사들의 과중한 업무량으로 주차장에서 30분 동안이라도 눈을 부치지 않으면,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없을 정도라는 업무를 생각하며, 저자를 포함한 전체 의사들의 고귀한 헌신에 스스로 고개가 숙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