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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돌아갈 집이 있다’ 이 제목에서의 인용한 집의 의미는 복합적입니다.
물리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집을 의미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각자의 영혼이 쉬는 특별한 안식처 같은 장치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니, 요사이 모 지상파에서 광고하는 광고문구가 떠오릅니다. [언제나 당신을 위해,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사람을 위한 집, 함부로 지을 수 없습니다. 집을 위한 바른 생각. 00건설]
저자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분입니다.
이 분은 나무 판에 다닥다닥 붙은 집을 그리는 것을 화가입니다. 그렇게 그린 그림은 종이로 그린 그림보다 입체감이 있고, 희로애락의 정감까지를 얘기해 주는 듯해서 그냥 한 장의 그림으로만 보고 넘길 수 없게 합니다.
각 집마다에는 특별한 사연들이 있고, 무늬가 있고, 역사가 있습니다.
이 책, 제3파트 ‘길에서 만난 집1’편은 집중적으로 목포에 있는 집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그림에 등장하는 연희네 슈퍼, 우리 시계점, 목포 광생 의원, 신미화 이용원, 김은주 화 과자 점‘등에서 공통적으로 우리들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이 책에 있는 집 그림들을 작가를 따라 보고 읽으니 오랜 시간 동안 잊고 지낸 고향 생각이 스멀스멀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세월에 빛이 바래고, 허물어지고, 찌들어진 기억들이 밀물처럼 몰려 온다.
자연스레 나는 ‘그랬지, 그때는’ ‘어!’하는 동의와 감탄이 세어 나온다.
지금처럼 고급지지 못하고 투박하지만, [우리 시계점 –2020] 그림에 나와 있는 1974년 목포시계 상조의 ‘시계수리협정가격알림표’와 같은 따뜻함이 반갑기만 합니다.
이 책에 실린 집 그림들은 고색창연한(?) 색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색감이 매우 친숙하고 촌스럽지만 거부감이 없습니다. 속은 회칠한 무덤들처럼 속은 갖은 추한 탐욕들로 가득하고, 겉만 번지르르한 현실과 대비되는 듯 보입니다.
아련한 그리움 같은 그림들에 딱 어울리는 글 솜씨가 그림 못지않게 아름답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