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1 열린책들 세계문학 27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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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는 애니 모펏의 초대를 받고 2주간 그녀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모펏 집안은 상류층으로서 저택도, 그 집에 사는 사람들도 화려했기 때문에 비록 그들이 경망스러울지언정 메그는 도착 직후 압도당했다. 네 자매들 중 아버지가 파산하기 전, 유일하게 경제적으로 여유로움을 경험했던 메그는 호화롭게 지내는 생활이 즐거웠다.  


그러나 예의없는 뒷담화와 도를 넘는 과잉친절은 메그를 불편하게 했지만, 천성적으로 자존심이 강했던 사람이기에 이를 내색하지 않았다. 차라리 그 자리에 조가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고 집으로 돌아왔을텐데. 메그는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더 아름답게 여기는 두 남성에 의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사실 열여섯 살의 소녀가 가난에 의연하기는 쉽지 않다. 불평하면서도 늘 스스로를 다독이는 메그가 기특할 지경이다. 영상물로 만들어진 <작은 아씨들>을 보면 메그는 늘 지나치게 어른스럽게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오히려 불평이 많은 소설 속 메그가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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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1 열린책들 세계문학 27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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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열여섯 살의 무척 예쁜 그녀의 자랑은 새하얀 손이다. 꽤 큰 키에 날씬하고 가무잡잡하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표정을 가진 열다섯 살 조는 자기가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 만약 자기가 남자였다면 지금쯤 거실에 앉아 성향에 맞지 않는 뜨개질이 아닌 아빠를 따라 전장의 한가운데 있을텐데. 수줍음이 많고 어지간해서는 차분함이 흔들리지 않아 '차분한 꼬마 아가씨'라고 불리는 열세 살 엘리자베스는 마치 가문의 사랑스러운 귀염둥이다. 자신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근거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막내 에이미. 이제부터 읽어나갈 우리들의 '작은 아씨'들이다. 


비록 가난하지만 왁자지껄한 그녀들의 이벤트는 끊이지 않는다. 투덜투덜 불평불만을 털어놓으면서도 기꺼이 자신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기하고 엄마에게 선물을 해드리자는 네 자매의 기특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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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1 열린책들 세계문학 27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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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에 인생 첫 소설을 써더랬다. 그것도 원고지 천 매에 가까운 분량으로. <작은 아씨들>의 아류작이었는데, 오마주라는 단어를 몰랐던 그 어린 나이에도 루이자 메이 올컷처럼 쓰고 싶었던건지 여기저기에 유사한 장치들을 배치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생 때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창고를 정리하던 엄마가 이게 뭐냐며 던져 준 원고지 뭉치를 다시 읽으면서, 보는 사람도 없는데 얼굴까지 벌개지며 얼마나 창피했던지.  


아무튼 그렇게 난, 초등 3학년(2학년인가?)부터 중학교 입학할 무렵까지 <작은 아씨들>을 끼고 살았다. 두세번 판본을 바꿔가면서. 완역본을 읽은 건 서른이 조금 넘어서였다. 



"선물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가 아니야." 


조의 투덜거림으로 시작되는 첫문장은 언제 읽어도 나에게는 그리움이다. 등교하는 책가방에도, 피아노 학원 가방에도 늘 들어있었던 이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지 한참이 지나 이제 다시 펼친다.  


가난하고 퍽퍽한 일상 속에서 전장으로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진다. 그럼에도 현실 자매의 대화는 사랑스럽기만 하다. 읽다보니 문득, 어쩌면 내가 여자 형제가 없기 때문에 그들을 더 동경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열여섯 살 메그가 어머니처럼 동생들에게 늘어놓는 훈계가 귀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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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47
게오르그 뷔히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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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마을의 개신교 목사 오벌린을 찾아온 렌츠. 거친 산길과 이곳을 찾아 오기 전의 삶의 고단함 때문에 지친 렌츠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 따뜻한 사람들의 인심에 위안 받으며 안정을 찾아간다. 그러나 얼마 후, 예전부터 앓고 있던 악몽을 다시 꾸기 시작할 무렵 카우프만이 마을을 방문하고, 자기를 잘 알고 있는 그의 등장이 달갑지 않다.  


카우프만은 렌츠에게 돌아와달라는 그의 아버지가 보내는 편지를 전한다. 그 편지에는 시골 구석에 처박혀 인생을 무의미하게 보낼거냐고 물으면서 한 가지 목표를 세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아들을 재촉한다. 그러나 렌츠는 이곳을 떠난다면 자신이 다시 정신병과 불안증에 시달릴 것이라며 강하게 거부한다. 결국 카우프만의 방문과 아버지의 편지로 정신 악몽과 이상 증세가 심해지면서 혼란과 절망에 빠진 그에게는 공허와 그 공허를 채워야 한다는 고통과 불안만이 남는다.  


실존 인물이었던 렌츠의 정신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추측할 수 있는 바로는 인간의 본질을 탐고하며 실존에 대한 심오한 사유를 갖고 있던 그가 세속적인 삶과 그에 따른 강요를 어떤 방식으로든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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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47
게오르그 뷔히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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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어머니가 저를 낳고 제가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아시나요? 태어난 걸 감사해야할 만큼 좋은 일들을 경험했을까요? 


세상의 모든 일이 지루함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할만큼 하루하루가 지루한 왕자 레옹스는 거추장스러운 '왕자'라는 옷을 벗어버리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 또한 그는 자기가 품은 이상적인 여인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어디를 가든 지독한 게으름뿐이라는 레옹스의 불만섞인 푸념은 자신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발레리오는, 인간은 대체로 원하는 것을 이룰 때 대가를 치룬다는 얘기를 한다. 그에게 있어 레옹스의 푸념은 배부른 왕자의 투정에 지나지 않는다.   

레나도 마찬가지다. 원하지도 않는 정략 결혼을 하고 싶지 않아 도망쳤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없고, 가정 교사에게 의지할 뿐이다. 결국 삶에 있어 의탁하는 대상이 바뀌었을 뿐 그녀의 삶은 달라질 것이 없다. 그렇다면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레옹스에 대한 감정은 과연 사랑이라고 볼 수 있을까? 레옹스가 말한 이상적인 여인상을 떠올려보면 그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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