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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여단 ㅣ 샘터 외국소설선 3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7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공짜로 젊은 몸을 주는 대신에 군대에 입대하라고 했던 <노인의 전쟁>의 후속편이다. 이번에는 노인들 차례는 지나가고, 대신에 전작에도 나왔던 유령여단이라는 특수부대가 주역.
전작인 <노인의 전쟁>은 역시, 비실비실한 할아버님, 할머님들이 초 신체기능을 가진 미남 미녀로의 육체적 교환을 거쳐 우주의 전사로 재활용된다는 파격적인 발상이 인상적이었다. 이 <노인의 전쟁>을 읽자마자, 곧바로 관심작가에 편입시켜 두었던 '존 스칼지'의 또다른 작품이 나왔다고 해서 속공으로 입수.
전작에서는 젊은이의 육체로 갈아탄 노인들의 비포 애프터가 정말로 신선한 웃음을 주었다. 그 후의 전개도 수준 이상이고, 게다가 스피디하기까지 하고 다 좋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참신한 설정 때문에 오히려, 이 작가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잠깐 반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나.
그런데 <노인의 전쟁 2>라는 <유령여단>은 역시... 여전히 재미있지 않은가! 전작에서의 노인 재활용 같은 참신한 설정과 맞먹는 것이라면 이번에는 유령 부대원의 속성 교육과정을 들 수 있다. 육체를 급속하게 성인 수준까지 성장시킨 클론 병사라는 의미에서는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이지만, 이 작품처럼 육성과정 전체를 설득력 있게 묘사한 작품은 그다지 목격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연령적인 의미에서의) 이 유령부대의 이상함은 전작에서도 이미 묘사되어 있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그 의문을 해소시켜 줄 확실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토리적으로도, 주인공 '디랙' 안에 있는 '부탱'의 의식은 눈을 뜨는지, 오리지날 부탱은 왜 인류를 배신한 것인지, 인류는 외계인 세종족의 연합 공격을 어떻게 견뎌 낼 것인지 등등... 흥미를 잡아끄는 부분이 많고, 전작에서 활약했던 '제인 세이건'에게 이번 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긴다거나 하는 식으로 전작에서부터의 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인물의 묘사나, 액션 신도 견실하다. 밀리터리 SF라고 하면, 어떤 것은 정말로 심할 정도로 '밀리터리'라는 단어에 집착해서, 미래에서 그저 군인들이 싸우기만 하다 끝나는 단순한 구도의 작품도 꽤 있다. 그렇지만 스칼지는 전투 그 자체보다도 스페이스 오페라와 같은 장대한 이야기를 꿈꾸는 거다 틀림없이.
뭐 어느쪽이든 이 만큼 견고한 세계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면 문제 낫싱이지만.
노인 재활용 이상의 임팩트를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전작을 근소하게나마 뛰어넘는 수작이 아닌가 싶다. 더이상 스칼지를 두고 반짝 작가가 아닐까 의심하는 일은 없을 듯 하다. 역사에 남을 걸작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묵직한 SF 소설이 기근인 시대를 걸어가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퀄리티 높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공급 해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 스칼지'라는 작가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기원해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