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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줄리아 스튜어트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동물원이라면 , 이런 소설이 나와 있습니다.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데뷔작인 <페리고르의 중매쟁이>로 우리나라에도 얼마전에 소개된 바 있는 영국작가 '줄리아 스튜어트'의 두번째작품입니다. 표지에서 보이는 이미지 그대로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런 느낌이 물씬 나는 소설입니다. 2백살이 넘은 거북 '쿡 부인'이나, 코모도 왕도마뱀, 아르헨티나에서 보내온 펭귄, 런던탑의 터줏대감 격인 까마귀 등등... 친숙한 동물, 희귀한 동물 가리지 않고 런던탑 안으로 모두모두 모여듭니다. 동물을 좋아해서인지 이런 설정 만으로도 읽기전부터 묘하게 애착이 가는 소설이었습니다.
런던탑에는 1834년까지 동물원이 있었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그 런던탑 안에 있던 동물원을 복원해서, 전세계 각국에서 여왕에게 선물로 보내온 동물들을 다시 런던탑으로 옮겨와 기르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동물들을 런던 동물원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있었지만, 그때문에 일어날지도 모를 외교적인 문제를 고려해 여왕이 직접 이와같은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그 사육 책임자는 근위병인 '발사자르 존스',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난 후 아내와도 소원하게 지내고 있던 존스는 상사나 동료를 설득 해서 런던탑의 동물원 화를 궤도위에 올려놓습니다만, 갑자기 여왕이 동물들을 다시 런던 동물원으로 되돌린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주인공인 발사자르, 런던탑에 동물들이 유입되면서 까마귀들의 인기가 다른 동물들에게 분산되자 억하심정으로 흉계를 꾸미는 까마귀대장(사람입니다)등등의 런던탑 사람들, 런던지하철 유실물센터에서 일하는 발사자르의 아내 '헤베 존스'와 그녀의 동료 개미허리 '발레리 제닝스', 그리고 런던탑 교회의 에로소설을 쓰는 목사 '셉티머스 드류'와 목사의 연정의 대상인 술집주인(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 술집주인 미안)까지.... 이들이 벌이는 우스꽝스럽고 돌발스런 헤프닝들과 문장 군데군데 묻어나오는 잔잔한 유머, 그렇지만 반면에 매사에 진지하고 자신에 주어진 삶에 충실한 이들 등장인물들이 있어서 유쾌하다는 것과는 다르게 뭐랄까 따스하다고나 할까. 사랑스런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부모가 된 것같은 애정을 느낍니다.
전작인 페리고르의 중매쟁이에서도 그랬지만, 등장인물 저마다가 가지고 있는 사연, 생각, 시덥잖은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서는, 그 비중에 상관없이, 자신이 만들어낸 모든 인물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어린 시선이 느껴집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보다는 그 심리까지 고스란히 설명해주는 저자의 목소리가 주가 되기 때문에, 때로는 저자가 인형사가 되어 연출하는 인형극을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게 뭐라 말할수없이 정겹습니다. 자극적인 소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 소설의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상처받고, 사랑하고 싶고,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어울리는 이야기,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