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조건 행복할 것 - 1년 열두 달, 내 인생을 긍정하는 48가지 방법
그레첸 루빈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누구라도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천양지차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서 무엇이 행복인지를 알지 못하면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 이책의 저자인 '그레첸 루빈'은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며, 혹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현재의 생활에도 큰 불만은 없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행복하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내가 지금 마땅히 행복해야 할 만큼 행복하지 않은 것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내가 추구하는 행복이란 어떤 것일까? 라고.
스스로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 한 삶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즉각 행동으로 옮긴다. 1년간의 행복프로젝트를 계획하고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하루하루 자신에게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모습을 기록해 나간다. 처음에는 참으로 미국인 다운 발상이라는 느낌으로 거리감을 두고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서두를 읽어나가는 동안 점점 그녀의 생각에 공감하게 되더니,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될 무렵에는 어느새 '이 프로젝트는 제법 재미있을지도...' 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자가 일년을 보내는 과정을 마치 그녀의 친구라도 된듯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지켜보았다.
저자는 법조계 출신의 전업 작가로, 멋진 남편과 두 명의 딸과 함께 뉴욕에 거주하며 남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게다가 한눈에 봐도 부유한 집안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막내딸(실제로는 어떤지 잘 모르지만) 포스의 소유자. 그런 배경을 알고 나면 '아니 여기서 더 행복해지고 싶은거야? 너무 욕심이 과한거 아니냐!' 라고 말하고 싶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그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왜냐하면, 사람은 저마다 행복의 정의도 척도도 다르니까. 중요한 것은, '나에게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그 상태에 가까워 지도록 하는 것. 그것을 인식하면, 지금까지 나는 사실은 행복했는데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지 모른다거나, 혹은 반대로, 무난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직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칠지도 모른다. 저자의 매일매일 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좋아, 나도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을지도.' 행복 프로젝트를 따라해보고 싶은 충동이 절로 든다.
책의 내용 중, 물질을 행복의 가장 중요한 척도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목이 있어서 소개할까 한다. 사람들은 최고점에 있을 때가 아니라 점점 좋아지는 성장의 느낌, 바로 그 최고점을 향해 다가가는 흐름에 의해 행복을 느낀다. 소설가 '리사 그룬발트'의 말을 인용하자면, "최고는 좋은 것이고 더 좋은 것은 최고다" (최고 상태는 좋은 것이지만 , 좋게 되어 가는 상태는 최고이다)가 된다. 구체적인 예로서, 저자는 자신의 러시아 출신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990년대의 러시아에서는, 몇주씩이나 온수가 나오지 않는 일이 빈번하게 있었던 듯 하다. 그때마다 친구는 더운 물이 나올 때의 행복감을 뼈저리게 실감했다고 한다. 하지만, 온수가 나오는 것이 당연해지자 그러한 행복을 더이상 느끼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돈으로 얻는 행복이 그렇다. 그런 행복에는 한계가 있다. 행복을 느끼는 것은, 증가해 나가는 과정 때 뿐이므로, 아무리 넓은 집을 얻고, 좋은 차를 손에 넣어도, 그것이 익숙한 일상이 되면 그 시점에서 행복은 끝나 버린다. 돈으로 얻은 행복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손에 넣기를 되풀이해야만 한다. 마치 하층의 회원을 끊임없이 늘려가야만 존속되는 피라미드 조직과 같다. 결론만 말하자면 저자는 일단 돈이 행복으로 연결된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수긍한다. 하지만 영리하게 사용(무언가가 증가할 때 기뻐하는 성향을 올바르게 이용한다) 했을때야말로, 인간 관계의 유지나 강화, 건강의 증진, 여가의 충실을 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외에도 저자가 이끌어낸 4개의 행복의 법칙도 모두 소개하고 싶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흐름을 1년간 쫓아가는 이 책의 내용을 읽어야만, 비로소 그 법칙들이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들은 결국, 말하자면 "저자 자신에게 있어서의" 행복을 위한 법칙일 것이다.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이 다른 것처럼 그 법칙들도 각자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진솔함은 타인의 마음까지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행복에 대해 정말로 진지하고 철저하게 연구하고, 스스로도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실천하는 과정에서 실패도 겪지만, 그렇더라도 결코 그것을 각색 하거나 포장하지 않고, 냉정하게 사실이나 있는 그대로의 느낀 점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는 것.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