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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씌우기 1
오동선 지음 / 모아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말할 것 같으면, 겉만 번지르르하지 어쩌면 속빈 강정같은 상태인 것은 아닌가? 무역대국이니, 세계최고의 IT강국이니 잔뜩 고무되서 너나할것 없이 자신감으로 충만하고 뭘해도 다 할 수 있을것 처럼 의기양양하지만 과연 이대로 좋은가하면 왠지 의문부호가 남는다. 극단적인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의미로 바람앞에 등불같은 신세다. 과연 언제까지고 남의 힘 만으로 지금의 평화를 지켜갈 수 있을 것인가.
핵무장으로 위풍당당한 강대국들 틈바구니에 둘러싸인 손바닥만한 나라에서, 핵무기는 언급하는 것마저 죄악시 되고 타국의 배를 불리는 재래식무기만 잔뜩 들여오고 있다. 비핵화만이 평화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라지만, 핵개발을 둘러싼 이웃나라들의 수상쩍은 행보들이 드러나고 북한의 잠재력 위험요소가 커져만 가는 이때에, 정작 원자력 발전이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우리나라에서는 산업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핵분열 응용기술마저도 포기하고 거기에 더해 우라늄 원석의 세배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해가며 농축된 우라늄을 전량 수입해야 한다. 이것은 세계평화를 빙자한 강대국의 횡포가 아닌가? 그러면서도 횡포를 당하는 우리는 거기에 너무나 무덤덤한게 아닌가.
이책에서는 이렇게 비유한다. 어려운 살림에 열심히 살아보려는 동생이 망나니같은 형님때문에 개고생을 하고 있다.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 형님을 혼내준다. 그런데 동생이 기껏 열심히 일해서 성공했더니 이번에는 도와줬다는 것을 핑계로 그 나그네가 이것저것 요구하기 시작한다. 한술 더떠서 집안일까지 죄다 간섭한다. 흡사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가고 가게운영까지 간섭하는 업소와 조폭간의 상생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군사 정권 하에서 중단되었던 핵개발 프로젝트가 최근에 다시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드러나지 않은 핵개발 수준은 상당하다고 이책에서는 말한다. 그것을 감추려는 사람들과 들추어내려는 자들의 대결,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여러 사건들과 그 숨겨진 진실, 미국, 일본등의 강대국들의 모종의 음모, 거기에 북한문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비사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팩션이 아닌 사실임을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만큼 큰줄기에 왜곡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이것들 중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음모론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과연 지금 우리가 타국의 눈치를 보지않고 당당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하는 물음만큼은 확실하게 머릿속에 자리매김한다.
혹시 주도권을 빼앗긴 우리나라는 이미 거친파도로부터의 보호라는 명목으로 미국이 만들어낸 양식장 속의 물고기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라도, 진정한 자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핵기술의 긍정적인 힘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과연 이것은 위험하기만 한 발상일 것인가.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한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아무런 대항마없이 특유의 저력만으로 딛고 일어서기를 반복해온 우리로서는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을수 없는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