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글리쉬와 쿨~하게 헤어지는 법 399
Jason K. Cole 지음 / (주)YBM(와이비엠)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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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실수하거나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한국식 영어 표현들을 나는 얼마나 사용하고 있을까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볍게 집어든 책인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단순히 콩글리쉬뿐만 아니라 타 문화권의 사람이 영어를 사용하면서 실수하기 쉬운 표현들, 잘못 알기 쉬운 문법들까지, 다각도에서의 교정을 기대해도 좋을법한 내용들이 상당히 충실하게 담겨져 있다. 

책에서 말하는 '보편적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399개의 콩글리쉬' 에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영어 단어나 문장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상황에 어울리지 않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법, 잘못 알고 있는 문법,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표현의 오류,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단어의 의미등 보다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하나의 예시마다 그 표현이 쓰이는 상황과 문화적인 부분, 혹은 문법적인 부분까지 이해할수 있도록 설명이 따라붙기 때문에 단지 399개의 표현 이상의 훨씬 포괄적인 범위의 교정과, 학습이 가능하게 해준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읽을수 있다는게 장점. 300페이지 분량의 올칼라, 유쾌한 느낌의 일러스트나 표지 디자인외에, 내용자체에 딱히 이렇다할 오락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각 예시문의 붙어 있는 설명자체가 딱딱하지 않아 편하고 부담이 없다. 잘못 알기 쉬운 것들, 제대로 알고 있기 힘든 부분들을 다루고 있는 만큼 다른 영어 교제들과 중복되는 부분이 적은 면도 있어서, 겉보기와는 다르게 가지고 있으면 왠지 비전서를 끼고 있는것 같은 상당히 마음 든든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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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광 아토다 다카시 총서 2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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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79년에 간행된 단편집. 표제작 <나폴레옹광>과 제32회 추리 작가 협회상 단편상 수상의 <뻔뻔한 방문자>등을 포함한, 전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81회 나오키상 수상작. 단편의 명수로 불리는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중에서도 걸작으로 이름 높은 작품집이다.

정상의 범주에서 어딘가 조금 어긋난 듯한 광기. 이 책에 실려있는 작품들은 각각, 일상에서 조금씩 미묘하게 벗어난 광기의 영역에 닿아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독, 블랙유머, 기묘한 맛. 작가가 작품뒤에 숨어서 독자를 바라보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드는 노련한 블랙유머를 구사한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의 책 안에 13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 수록된 한 편 한 편은 보통 단편 소설의 반정도의 길이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 편의 작품이 주는 인상은 다른 작가의 보통 길이의 단편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밀도가 높다.

그건 아마도 문장의 프로답게, 심플하면서도 농밀한 문장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문 미스터리 작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 적인 기법과 쇼트 쇼트의 기법을 믹스 시킨 듯한 구성에 의한 맛은, 이게 또 독자의 심리의 다크한 부분을 자극한다. 어느 쪽이냐 하면 의혹이나 수수께끼라기보다는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멘트로 끝맺음을 하는 것이 정말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미스터리 작품집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미스터리 독자의 마음을 묘하게 자극하는 작품집.

전체적으로 보면, 미스터리라고 하기 보다는 기묘한 맛의 작품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한 작품 한 작품이 작가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SF 터치나 동화적인 터치가 되어 있는 등, 다양한 작풍을 즐길 수 있는 작품집이기도 하다. 

아토다 다카시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미스테리 작가로서 알려져 있지 않은 순문학이나 타장르의 작가라도 미스테리팬의 취향을 만족시켜 줄만한 작품을 써내는 경우는 많이 있다. 나폴레옹광은 그런 경우 중에서 대표적인 케이스로 들어도 좋을 명작품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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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쿠 살인사건
다카하시 가츠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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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29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수수께끼의 화가로 알려져 있는 도슈사이 샤라쿠의 정체를 파헤치는 추리소설. 샤라쿠는 과연 누구인가. 우키요에 연구의 권위자인 니시지마 교수의 문하생이자 조수인 츠다는 뜻밖의 상황에서 힌트를 얻어 샤라쿠의 실체를 밝혀나가게 된다. 그리하여 놀라운 결론에 도달하게 되지만, 그런 그의 주변에서는 연쇄적으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일본의 우키요에 화가 도슈사이 샤라쿠가 실은 김홍도였다는 설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샤라쿠 살인사건>이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기도 하고 그 소재도 흥미로워서 그 전부터도 항상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였지만, 번역해서 내주는 곳이 없으니 어쩔수 없이 안보고 있던 책. -_-  최근에 샤라쿠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차에 그림의 떡으로만 여기던 이 책이 때마침 이렇게 나와주어 뒤늦게나마 읽어볼 수 있었다. 

팩션계열의 작품답게 역시 이 소설의 묘미는, 샤라쿠라는 역사속 인물에 대한 수수께끼와 현실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수수께끼가, 서로 겹치고 얽혀 하나의 결말을 이끌어내는 복잡한 플롯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한발한발 샤라쿠에게 다가서는 츠다의 여정에는, 우키요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여성이 함께하고 있는데, 덕분에 츠다의 우키요에의 소개, 강의 요소가 많아, 이 분야가 생소한 독자들이 도중에 낙오하지 않고 따라올 수 있도록 해준다. 우키요에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의한 이 강의가 또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요소이다. 

실제로 수수께끼의 인물인 샤라쿠에 대해서 제기되고 있는 '샤라쿠 별인설'이나 무명의 작가인 그의 작품이 140점이나 출판한 된 것은 어째서인가, 활동기간이 십개월밖에 되지 않는 것은 어째서인가 등등, 흥미로운 사실을 알기 쉽게 소설 안에서 설명해 주고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즐기는가에 따라서 이 소설의 가치는 바뀔지도 모르겠다. 

샤라쿠의 실체를 잡은 츠다의 논문이, 정당치 못한 과정을 거쳐 발표된 후에 일어나는 연속 살인 사건. 점점 가속도가 붙어가는 스토리와 진상이 드러남에 따라 경악하게 만드는 결말은 최고라고 해도 좋을 듯 하지만, 그것은 우키요에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을때의 이야기. 만약 그부분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확실히 전혀 상반된 감상을 가질수밖에 없다. 아마도 이 점이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 책이 일본문화에 낮선 한국독자들에게 소개되지 못하고 있던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샤라쿠를 쫓는 츠다의 여정을 제대로 즐겼다고 자부하는 나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였다. 우키요에에 대한 작가의 깊이있는 식견이 인상적이였고 앞으로 나올 시리즈를 읽는 것이 기다려진다. 동봉된 우키요에 엽서는 예술. 이 책을 통해서 우키요에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독자에게는 이보다 좋은 선물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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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존 (양장, 한정판) 오멜라스 클래식
올라프 스태플든 지음, 김창규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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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존>은 영국의 과학소설가인<올라프 스태플든>이 1934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초능력자나 인간을 뛰어넘는 초인류를 다룬 최초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슈퍼히어로, 뮤턴트물의 선구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초인류의 시점에서 바라본 인간의 사상이나 사회, 문명의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준다.  
 
평범한 인간인 존의 아버지의 친구가, 자신이 지켜본 이상한 존의 생애를 회상의 형식으로 서술한다. 출생에서부터, 성장과 함께 필요에 따라 특이한 능력을 발달시켜 가게 되는 경위, 과정, 사상의 변화, 수많은 발명품을 통해서 돈을 벌고, 여행을 떠나고, 동료를 모아 그들과 함께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윽고 종말에 이르기까지... 존은 그 생김새부터 다른 사람들과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이상하게 생긴 아이였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높은 지능, 모든면에서 현생인류의 기준을 단번에 뛰어넘어 버린 초인류이다. 그런 그의 눈에는 현생의 인류가 이룩해 놓은 현대 문명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간략하게 말하면, 초인적으로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인간들의 사회 안에서 고독한 청춘기를 보낸 후, 자신과 비슷한 선택받은 동료들을 만나 이상 세계를 목표로 하게되는 이야기.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해 버려도 틀린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이미지와 그 깊이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못미친다. 이것은 결코 단순한 오락소설이 아니다.

이 책이 쓰여진 때가 1934년이다. 세계 공황과 함께, 독일에서는 나치스가 대두되어, 제 이차 세계대전으로 향해 치닫고 있던, 온 세상에 불온하고 불안한 기운이 감돌던 시절이다. 이상한 존에서는, 그 당시의 불안과 절망 그리고 그와는 반대로 인류에 대한 희망까지도 읽어낼 수가 있다. 독일의 혼란, 피할 수 없는 파멸적인 상호 파괴의 예감. 그것은 적확한 시대 인식이다. 그런 시대에,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를 등장시키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멸한다는 이야기는, 인간이 앞으로 잃게 될지도 모를 것들을 암시하고 동시에 그것을 이겨낼수 있음을 분명히 한다.

물론, 인간을 초월하고자 하는 것은, 반 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인간의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인가. 그들은 인간을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그들의 논리, 그들의 사상, 그들의 동기에 대해 평범한 인간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런 화두를 남긴채로 존은 사라진다. 이 화두는, 아마도 영원한 SF의 테마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인간이 실제로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만날때까지, 혹은 인류와 대립하게 될 미지의 생명체를 만나게 되는 날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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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3 - 나의 식인 룸메이트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2
이종호 외 9인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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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속에 그 놈이 있다. 시커먼 형체의 놈은 어느날 원룸 한쪽 구석에서 나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이 첫만남이였다. 놈이 원하는것은 적당한 온도와 먹이. 그 날 부터 놈을 위한 나의 먹이선별(?) 작업이 시작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을 위해 40도에 가까운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먹이를 제공해야 하는 불공정계약을 체결하게 된 나는 난감하기 짝이 없다. 더욱이 그 먹이라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 게다가 신고를 해도 이 괴물은 자기 마음대로 모습을 감출수 있기 때문에 달리 벗어날 방법도 없다.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 같은 신세가 된 것이다.

 

사람을 먹는 괴물이라는, 확실히 가장 공포를 자아낼만한 소재로 만들어진 이야기이지만, 그저 공포 그 자체만을 염두에 두고 쓴 흔한 호러물은 아닌 듯하다. 유머러스한 시츄에이션이 적절히 혼합되어 있어서 공포에 둔감한 나로서는 오히려 즐거운 기분으로 읽을수 있었던 단편이였다. 정형화된 호러물에 싫증이 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표제작인 이 <나의 식인 룸메이트>뿐만 아니라 이 책에 실린 열편의 단편들은 어느 하나 비슷한 것 없이 각양각색의 공포를 그리고 있다. 읽다가 소리지를 뻔 하게 만든, 보다 정통 호러에 가까운 작품이 있는가 하면, 피튀기는 스플래터 계열의 이야기, 재난영화같은 이야기, 실존하는 무서운 사건같은 이야기, 괴담, 기담같은 이야기등등 다양한 공포를 체험할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뷔페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공포소설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각각의 단편들에서 발휘되고 있는 상상력이라는 것이 정말로 기발하고 놀라운 것들 뿐이여서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오히려 공포보다도 환상특급류의 기발함을 만끽하는 즐거움 쪽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열명의 작가들,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독자의 취향에 따라 가장 선호하는 작품이 극명하게 갈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같은 경우는 열편의 수록작들 중에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단편이 제일 좋았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같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아무런 인과관계도 없는 무차별 살인극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단편에서 독자를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만들어 놓고 벌이는 그것은 왠지 묘한 감정이입마저 하게 된다. 나 스스로도 조금은 마이너한 축에 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끌리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을 처음 읽었을 때와 비교하면 세번째인 이 책의 실린 단편들은 그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로 진일보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참신하고 개성있는 이야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실험적이라거나 다양한 시도라는 표현을 쓰기 힘들만큼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고, 무엇보다도 작가들이 공포소설을 쓰는 것에 너무나도 능숙하다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네번째 작품집에서는 또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런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진화의 최종 기착지까지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게 만드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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