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다른 관심사가 생겨서 리뷰를 못쓰고 있다. 그래도 책은 꾸준히 읽는다. 그리고 최근에 알라딘 만권당 서비스를 이용중인데, 밀리의 서재나 yes24보다 괜찮은거 같다. 책도 많아 보이고. 잠시 시간날때 읽으려고 한다. 그래도 난 여전히 종이책이 좋다.


마지막 리뷰를 쓴 이후 읽은 책이 7권이다. 간단히 리뷰해 보면,


N25041. <바람이 분다, 가라> 한강

한강 작가님 작품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일단 서사가 있고, 추리소설처럼 결말이 예측 불가능해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사람의 마음은 달의 뒷면과 같아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불행은 세대를 넘어도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불행함에도, 연악하더라도 인간의 살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다.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하는게 인간이고 인생이라는 걸 말해주는 작품. 단 한명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

[내가 아픈 곳은 달의 뒷면 같은 데에요. 피 흘리는 곳도, 아무는 곳도, 짓무르고 덧나는 곳, 씩어가는 곳도 거기에요. 당신에게도, 누구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보이지 않아요.]  P.219




N25042.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신사> 이반 부닌

내가 좋아하는 이반 부닌의 새로나온 작품. <가벼운 숨결>, <창의 꿈>을 제외하고는 처음 읽는 듯 했다. 초반부에 실려있는 표제작과 <창의 꿈>, <수호돌>과 후반부에 실려있는 <일사병>, <옐라긴 소위 사건>, <미탸의 사랑>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초반부는 약간 톨스토이 느낌이라면 후반부는 이반 부닌 특유의 사랑이야기 인데, 나는 후반부 작품들이 좋았다.  내가 이 책에 기대했던 것도 그런거고. 이반 부닌을 처음 접한 분들 보다는 몇번 읽어본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가장 큰 희극이 뭔지 알아? 네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무리 설득해도 믿을 수가 없다는 거지. 바로 그게 문제야, 창. 그렇지만 삶이란 얼마나 멋진가. 정말 멋져!˝]  P.51




N25043. <정신과 의사>  마샤두 디 아시스

알라딘 ˝만권당˝ 서비스 가입 후 처음 읽은 책. 예전부터 읽고 싶었으나 구매하기는 좀 꺼려졌었는데, 이렇게 이북으로 읽으니 좋았다. 표제작인 <정신과 의사>가 중편이고, 나머지는 단편임. 표제작이 가장 좋았고 인상깊었다. 정신적으로 불균형한 사람은 모두 정신병원에 가야 한다면 아마 대다수의 사람이 정신병원에 가야할 건데, 그렇다면 정신적으로 불균형한 사람이 정상인거고 오히려 정신적으로 균형잡힌 사람이 비정상적인게 아닐까?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 안읽어 보신 분들께 이 표제작만이라도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셋째, 이러한 조사와 통계적 사실로부터 정한 이론은 기존의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따라서 기능이 불균형한 사람들을 정상적인 표본으로 여겨야 하며 오히려 그러한 균형이 지속되는 사람들이야말로 모두 병리학적 가설 사례라고 인정해야만 했다.]  P.157




N25044.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 구매한 작품. 정말 어떤 사람의 연애가 모두의 관심사일까? 난 반대로 무관심할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모두의 관심사는 아니고 주변의 관심사 정도는 될거 같다. 장강명, 차무진, 소향, 정명섭 작가님들이 단편들이 한작품씩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장강명 작가님의 작품이 가장 좋았고,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고 싶어졌다.




N25045. <흰> 한강

어쩌다 보니 한강작가님의 작품을 두편이나 읽었는데, 산문같은 소설이었다. 흰색에 관한 이야기인데, 내가 생각하는 흰색은 순수에 가까웠는데, 그건 흰색이 아니라 하얀색이었다. 작가님이 말한 흰색은 삶과 죽음 이었다. 특별한 서사는 없지만 시각적인 묘사가 강렬하고 읽는 내내 눈밭에 있는 기분이었다. 슬프지만 아름답고, 연약해 보이지만 강한 인간을 그린 작품이라고 하고 싶다. 죽지마라 제발. 다시 숨을 쉬어바 제발.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말을 모르던 당신이 검은 눈을 뜨고 들은 말을 내가 입술을 열어 중얼거린다. 백지에 힘껏 눌러쓴다. 그것만이 최선의 작별의 말이라고 믿는다. 죽지 말아요. 살아가요.]  P.133




N25046. <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국적을 불문하고 사랑에 대해  ‘빠지다‘ 라는 표현을 쓰는데 탁월한 표현이라고 본다. 사랑에 대해 이성적으로, 계산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아마 제대로 된 사랑을 안해본 사람들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사랑은 분석할 수 없다. 어느 한순간 별다른 이유 없이 빠지고, 괴로워 하면서도 빠져 나올 수 업ㅎ는게 사랑이다. 타인이 거기에서 이유를, 불합리성을 찾는건 무의미하다. 이 책은 이런 사랑의 속성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중편에다가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




N25047. <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예프스키

만권당 가입 기념 다시 시작하는 도스토예프스키 전작 읽기. 다시 읽으니 예전에 안보이는 것들이 보였다. 가난이 비극인 건 사람을 비참하게도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빈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난은 삶도 사랑도 지키지 못하게 한다. 가난은 또 가난을 불러오는데 이는 구조적인 문제인건지, 개인의 문제인건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19세기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린 가난은 현재에 적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가의 시작을 알린 작품.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는 분들께 적극 추천한다.

[이제는 제가 살아 있으므로 당신이 살아 있고, 당신은 저의 기쁨, 슬픔, 감정만 바라보며 살고 계십니다! 그런 당신을 바라보는 저는 어떨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남의 일 때문에 항상 그렇게 마음을 쓰시고 깊이 동정하시다가는, 당신은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실 거예요.]  P.180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5-05-15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만권당 좋다고요? 밀리보다 낫다면 가능성이 있네요. 알라딘 흥해라~ㅎㅎ

새파랑 2025-05-15 13:58   좋아요 1 | URL
지금 가입하면 첫달은 꽁짜 이후 50퍼센트 할인인가 그래요 ㅋ 삼성카드 만드시면 알라딘 할인도 되고 좋습니다~!!

다락방 2025-05-15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권당 좋다고요? 2

그나저나 최근 생긴 다른 관심사는 뭐죠? 네?

잠자냥 2025-05-15 16:13   좋아요 0 | URL
테니스

다락방 2025-05-15 16:22   좋아요 0 | URL
아?!
곧 잠자냥 님과 대결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5-05-15 16:51   좋아요 0 | URL
앗 ㅋㅋㅋ 맞습니다 ㅋㅋㅋ 그러나 전 테린이일뿐...

저는 만권당 좋던데요?

페넬로페 2025-05-15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작가의 작품 읽으시네요.
만권당이 밀리보다 낫다고요?
북플이나 알라딘 서버가 자주 불안정해 신뢰가 안 갔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