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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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5023

역시 김연수 작가님이라는 감탄이 나오는 단편집이었다. 이전에 발표한 단편집인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나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와는 다르게 모든 단편들이 좋지는 않았지만...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한 단편 안에서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사연들이 결국은 연결되는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구성을 보여준 작품들 중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세계의 끝 여자친구>,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 편이 좋았다.


사랑하는 애인의 죽음(작가)과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통역사)은 ‘상실 후 그리움‘으로 연결되고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내가 아는 나의 얼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은 웃음을 머금은 케이케이의 눈동자에 비친 얼굴이었다. 양쪽 눈동자에 하나씩, 모두 두 개의 얼굴.] P.10



메타세쿼이아 한그루를 통해 과거 시인의 편지와 현재 나의 망설임은 ‘전하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으로 연결되며 (˝세계의 끝 여자친구˝),

[누군지는 끝내 알 수 없게 됐지만, 그래서 죽는 순간까지도 당신만을 생각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영영 말해줄 수 없게 됐지만, 언젠가는 그 사람도 알게 되겠죠. 시인이 한때 이런 시를 썼다는 거. 그 메타세쿼이아가 두 사람이 갈 수 있었던 가장 먼 곳이었다는 거.] P.80



어머니가 죽던 날 내가 본 노을과 사진작가가 찍은 흑두리미의 노을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연결된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그 순간만은 그 누구라도 내가 바라본 노을을 그러니까 엄마가 죽던 날의 노을을 바라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엄마의 고통을 오직 진통제만이 이해했듯이 내 슬픔은 그 노을만이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다. 고통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과 슬픔을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은 나를 절망적으로 만들었다.] P.178




이러한 구성을 통해 김연수 작가님은 ˝개인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라고 말하려던게 아니었을까?


개인의 이야기는 어떻게든 연결된다. 그래서 당신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외롭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Ps. 다음번에는 김연수 작가님 책탑을 찍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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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5-03-15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간이 나올 때도 된 거 같은데 말이죠. 음 그러고 보니 저는 이 소설은 읽지 않았네요!

새파랑 2025-03-15 13:31   좋아요 0 | URL
이 단편집 좋습니다~!! 다른 단편집들에 비해 세련된(?) 느낌이 있어서 수이님은 좋아하실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5-03-15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을 기대합니다!!!

새파랑 2025-03-15 17:25   좋아요 0 | URL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모아봐야 할거 같습니다~!!

은하수 2025-03-16 0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김연수 작가님~~~
요즘의 책보다 오래전의 작품들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는....
저도 김연수 작가님 책탑 구경하고 싶어요^^

새파랑 2025-03-16 08:24   좋아요 0 | URL
작가님 스타일이 예전이랑 지금이랑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ㅋ 전 둘다 좋아요~!

자목련 2025-03-1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작가!
신나는 책탑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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