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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대화
샐리 루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평점 :
N22141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이가 누구인지
몇 번이고 다시 정해야 한다.
<친구들과의 대화>는 <노멀 피플>로 유명한 샐리 루니의 데뷔작이다. 이 작품을 통해 그녀는 올해의 젊은 작가로 선정되기도 하고 부커상 후보에도 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이 작품이 그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노멀 피플>과 비슷하긴 한데, 막 재미있지도 않고 인물들의 행동도 공감되지 않으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건지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의 주요인물을 살펴보면,
1. 프랜시스(여) : 1인칭 주인공, 공산주의자
2. 보비(여) : 동성애자, 프랜시스의 과거 연인이자 현재는 친구
3. 멀리사(여) : 사진작가, 닉의 아내
4. 닉(남) : 배우, 멀리사의 남편
프랜시스와 보비는 시낭송 공연을 하는 친구사이인데, 어느날 작가인 멀리사를 알게 되고 셋은 친하게 된다. 보비는 멀리사에게 사랑을 느끼고 멀리사 역시 보비에게 호감을 갖는다. 이렇게 두사람이 가까워진데 대한 반작용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프랜시스는 닉과 가까워진다.
결국 네 사람은 사각관계가 된다. 다른점이 있다면 관계 초반에 보비와 멀리사의 관계는 공식(?)적인것처럼 보이지만 프랜시스와 닉의 관계는 둘만의 비밀로 유지된다.
[나는 닉과 함께하기 위해서 모두에게, 멀리사에게, 심지어는 보비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사실을 털어놓을 사람, 내 행동을 동정해 줄 사람 하나 남겨 두지 않았다. 그랬는데 그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 나는 눈을 꼭 감고 베개에 얼굴을 꾹 눌렀다. 나는 전날 밤을, 닉이 나를 얼마나 원하는지 말해 주었던 때를,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떠올렸다. 인정해. 내가 생각했다. 그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넌 그래서 상처를 받은 거야.] P.185
마지막에 가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자의든 타의든 간에 밝혀지게 되고, 결국 헤어지게 되지만 재회를 암시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프랜시스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심리변화를 읽는것 말고는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다. 프랜시스도 공감이 안가고, 보비는 더 공감이 안갔다. 차라리 대외적으로 행복한 부부관계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멀리사와 아내의 외도를 알면서도 떠날수 없는 닉의 모습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공감이 되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주변에서 사람과 사물 들이 움직이면서 모호한 계층에 따라 자리를 잡고 내가 지금도 알지 못하고 앞으로도 알지 못할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었다. 물체와 개념의 복잡한 네트워크, 어떤 것들은 직접 겪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 항상 분석적인 입장을 취할 수는 없다. 와서 날 데려가요. 내가 말했다.] P.432
그런데 책을 읽는 목적이 꼭 공감하기 위해서는 아니니까....
(개인적으론 책을 읽는 목적은 간접체험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강추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볍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