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어나더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N22048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2011년 '맨부커상' 수상작이다. 이런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작가인 "줄리언 반스"는 글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뭔가 재미 이상의 감동을 찾기에는 다소 어려웠지만, 과거의 기억이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다.


1부는 주인공인 "토니"의 젊은 시절에 대한 회상을 그리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 "토니"는 "앨릭스", "콜린", 그리고 문제의 전학생 "에이드리언"과 4인방으로 지냈다. "에이드리언"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다소 허세가 있고, 여자에게 관심은 많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수업시간에는 수업에 집중 못하는 일반적인 남학생의 모습.


하지만 전핵생인 "에이드리언"은 그들과는 약간 차원이 달랐다. 철학적이고 사상이 심오하며, 매사가 농담인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매사가 진지한 남자였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에이드리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친구들은 다소 평범하게 대학을 가거나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 받았지만, "에이드리언"은 케임브리지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고등학생때처럼 계속 함께 있지믄 못하지만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우정을 이어간다.


'브리스톨 대학'에 입학한 주인공 "토니"에게 "베로니카"라는 여자친구가 생긴다. 하지만 여자친구 경험이 별로 없는 그는 여자친구에게 미숙하기만 하다. 귀한 집안에서 자라고 다소 고급 취향을 가진 그녀는 왠지 모르게 "토니"와는 결이 다른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토니"가 막 "베로니카"에게 매달리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중 그녀와의 관계에 큰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방학의 어느 주말에 "베로니카"는 "토니"를 그녀의 집으로 초대했고, "토니"는 그녀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그녀의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들은 그를 소외시킨다. 그녀의 어머니는 "토니"에게 "베로니카 에게 너무 많은 걸 내주지 마"라고 까지 한다.


이후 "토니"는 자신의 고향 친구들에게 "베로니카"를 소개시켜 준다. 이때 ""베로니카"는 자신의 오빠인 "잭"과 같은 '케임브릿지 대학'에 다니는 "에이드리언"에게 관심을 보인다.


결국 젊은 연인이 대부분 그렇듯 그들은 나쁜 감정을 남긴 채 헤어진다. 헤어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토니"는 "에이드리언"으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의 내용은 "베로니카"와 데이트를 해도 되냐는 내용이었다. 몇주가 지나고 나서 그는 "에이드리언"에게 답장을 보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녀와의 만남을 신중히 결정할 것을, 앞으로 두 사람을 내 인생에서 영원히 내칠 거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썼던 것 같다. 다소 추억 보정이 들어간 편지 내용으로 기억했다.



그리고 "토니"는 미국으로 넘어가 반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고 돌아온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그는 고향친구인 "앨릭스"로부터 "에이드리언"이 자살했다는 편지를 받는다. 그리고 욕을 내맽는다. 그렇게 똑똑하고 고등학교 시절 다른 친구의 자살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에이드리언"은 도대체  왜 자살한걸까? "토니"는 "에이들언"의 자살이 자신의 전 여자친구인 "베로니카" 때문이라고 강한 추측을 하게 된다.





2부에서는 40여년이 지난 "토니"의 삶을 그리고 있다. "토니"는 친구의 자살과 첫번째 여자친구를 기억의 한편에 묻어둔 채 평범하게 살아간다. 나이를 먹어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고, 부인이 바람을 피워 이혼을 하지만 그래도 친구처럼 지낸다. 그리고 그렇게 노년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토니"는 한통의 편지를 받고, 적은 금액이지만 유산상속도 받게 된다. "토니"에게 일부 상속을 남기고 죽은 사람은 놀랍게도 그의 첫 여자친구인 "베로니카"의 어머니인 "포드 여사"였다. 도대체 왜 그녀의 어머니가 "토니"에게 상속을 한걸까?


"포드여사"가 상속한 물품중에는 놀랍게도 "에이드리언"의 일기장도 있었다. 왜 그녀가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하지만 "토니"는 그 일기장을 받을 수 없었다. "베로니카"가 일기장의 양도를 막았기 때문이다. 결국 일기장의 내용이 궁금해선 "토니"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던 "베로니카"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과연 그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일기장을 보면 "에이드리언"이 자살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


하지만 다시 만난 "베로니카"는 여전히 "토니"를 조롱한다. 그리고 "베로니카"는 "토니"가 정확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지만, 엄연하게 증거로 남아있는, "에이드리언"에게 보낸 두 사람에 대한 저주가 가득한 답장을 보여준다. "토니"가 보낸 편지 내용에 충격을 받고 "에이드리언"은 자살한 걸까?


이후 책은 결말부로 가면서 충격적인 사실과 반전을 보여준다. 내가 기억하는 과거가 얼마나 부정확한 건지, 내가 무심코 흘린 말 한마디가 어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편견에 빠진 사람이 어떻게 현실을 왜곡해서 보게 되는지를 "줄리언 반스"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러니 그냥 포기하고 살지그래.']  P.233





"줄리언 반스"는 백오십 페이지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두고 이 작품은 삼백 페이지 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을 두번은 읽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작가의 말에 왠지 모르게 공감이 되었다. 책의 곳곳에 암시와 풍자가 들어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 부분을 읽다보면 책의 앞부분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이게 가능해? 이런 의도였어? 이런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개연성이 없지도 않았다.나름 반전을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할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글을 잘쓰는 사람의 글쓰기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일의 결과에는 원인이 반드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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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3-28 1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보고 새파랑님 원서로 읽으셨나?했습니다.ㅋㅋ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다 읽고 난뒤 저도 ‘처음부터 다시 읽을까?‘했던거 같아요ㅋ 영화로도 나와 있다고해요^^*

새파랑 2022-03-28 12:03   좋아요 4 | URL
저는 원서 읽을 능력이 안된다는 😅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어요 ㅋ 전혀 예상치 못한 비밀이어서 놀랐어요 ㅋ 막장드라마? 😆

페넬로페 2022-03-28 17: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번 책 들면 거의 포기하지 않고 읽어내는데 이 책은 첫부분에서 넘기지를 못했어요.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
읽기에 재미있고 비밀이 있다시니 끌리네요.
두 번을 읽어야하는 책이니 어려운게 당연할 수도 있겠어요^^

새파랑 2022-03-28 17:27   좋아요 4 | URL
역시 포기를 모르는 멋진 페넬로페님이군요~!! 제가 이 책을 여행가서 읽었는데 저도 아마 집이였다면 이 책을 덮고 다른 책을 읽었을지도 모릅니다 😅 ‘마지막에 비밀이 있어요 ^^

그레이스 2022-03-28 17: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다르네요
반쯤 가려져있어서..
줄리언 반스의 이책은 특별한 절정이 없는듯
끝까지 읽어야 반전을 만나죠
사실 반전이라기에도 예측가능해서,,, 그럼에도 저는 이 책 좋았어요^^
제발 추측은 집어넣고 말좀하고 살자!는
메시지! ㅎㅎ

새파랑 2022-03-28 17:34   좋아요 4 | URL
저는 예측 못했던 반전이었어요 ㅋ 제가 좀 유교적인거 같아요 ^^ 그러게요. 말만했음 알았을텐데. 저시대에 스마트폰이 없어서 그랬을거란 생각도 해봅니다 ^^

mini74 2022-03-28 21: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찌찌뽕 ㅎㅎ 저도 읽다가 잠시 손 놓은 책 ㅎㅎㅎ 근데 새파랑님 리뷰 읽으니 어!!! 재미있겠는데 하는 맘이 듭니다 ㅎㅎ

새파랑 2022-03-29 07:45   좋아요 3 | URL
저는 주인공처럼 둔해서 결말을 예측못했는데 날카로운 미니님은 충분히 하실거같아요 ^^

희선 2022-03-29 0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은 일이 일어난 곳에 있는 사람 기억도 저마다 조금 다르기도 하죠 자기한테 좋게 바꾸거나 안 좋게 바꾸는지... 자기 기억이 다른 사람과 다를 수 있다는 거 생각해야겠네요 그것보다 정말 알고 싶은 건 말해야 한다는 거... 아니면 안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게 나을 듯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2-03-29 07:47   좋아요 3 | URL
기억이란 자기 편의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 한번의 편지가 저런 결말로 이어질거라 상상도 못했을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