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은 언제나 더 아름다워 보이죠. 추억은 쓰라린 법이에요. 오, 과거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누가 봐도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 정말 아닌 것 같아 보여도 한결같은 사랑으로 헌신하는 사람이 있다. 왜 그들은 아닌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걸까? 이유는 없다. 그저 마음이 그렇게 가는 거다. 그래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되는거다. 하지만 멈출수가 없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상처를 받으면서 살아간다. 악인과 모자라는 사람들은 당연히 상처를 받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기도 하지만.


(주요 등장인물의 상처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반은 나따샤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그를 친구로만, 자신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사람으로만 대한다. 하지만 이반은 그녀를 떠나지 않고, 그녀 옆에서 헌신한다. 옆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걸까?

나따샤는 알료샤를 사랑하지만 어린아이 같은 성격의 그는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실증을 내고 결국 그녀를 떠나 버린다. 돌아오겠다는 허횡된 말이 무색하게. 나따샤는 그와의 관계가 결국 실패로 끝날줄 알았으면서도 왜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까? 자기 가족을 버리면서까지...

니꼴라이(나따샤의 아버지)는 딸이 자기 자신의 원수인 발꼬프스끼 공작(알료샤)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서 가출함에 따라 공작과 딸을 증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감추고 있다. 왜 조금 더 빨리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을까? 왜 그렇게 망설였을까? 가족에게 자존심이 필요한걸까?

넬리는 아버지(발꼬프스끼 공작)에게 버림받고 어머니와 비참하게 살면서도 절대로 아버지를 찾아가지 않고, 세상에 대한 불신을 가지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행복을 느낀다. 왜 조금 더 빨리 마음을 열지 않았을까? 왜 조금 더 행복에 다가가지 않았을까?

스미트(넬리의 할아버지)는 공작과 도망간 딸 때문에 모든 재산을 잃고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딸을 용서하지 않으며 자신이 기르던 개와 함께, 개와 같이 죽는다. 왜 그는 딸을 용서하지 못했던 걸까?


위의 인물은 모두 자신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는다. 만약 상처를 준 사람을 멀리하거나, 그들을 용서하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상처를 가지고 간다. 상처도 마치 그들의 운명인 것처럼 여기고.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상처받은 사람들 모두가 이해가 안된다고 하기 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떤 일들은 상식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안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니까.

[바냐, 이것은 한바탕의 꿈이었어요! 이 1년 동안에 일어났던 모든 일이. 바냐, 왜 내가 당신의 행복을 깨뜨렸을까요?

그리고 나는 그녀의 눈 속에서 읽었다.

‘우리는 함께 영원히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P. 608


알고 있으면서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치유되지 못하는 인간관계는 언제나 안타깝다.

이 작품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따뜻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로, 도선생님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한다. <가난한 사람들>과 <백야>와 분위기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작품으로, 도선생님 작품 치고 다소 밝은편이다. 다만 등장인물 소개는 절대 읽으면 안된다는 걸 참고하시길~!!

이로써 도선생님 작품 완독은 이제 3작품 남았다 ^^
(악어 외, 영원한 남편, 미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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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03 2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등 👆! (◜௰◝)

새파랑 2021-08-03 20:42   좋아요 4 | URL
😆 언제나 절 놀라게 하는 스콧님~!!

scott 2021-08-03 21:28   좋아요 5 | URL
[치유되지 못하는 인간관계] ㅜ.ㅜ
[가난한 사람들 -상처받은 사람들- 죽음의 집 기록]
도끼 선생의 물질적 정신적 가난 3부작!


마지막 악어 외, 영원한 남편, 미성년!

새파랑님 9월 완독 하신다에 한표 !✋🤚✋🤚

새파랑 2021-08-04 00:04   좋아요 3 | URL
8월까지 읽어보겠습니다~!!😆

독서괭 2021-08-03 20:2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우왓 세권만 더 읽으면 완독이라구요? 대단하세요!!

새파랑 2021-08-03 20:43   좋아요 3 | URL
읽다보니 이제 3권 남았습니다 ㅋ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본다는 🤭

2021-08-03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3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3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3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1-08-03 22:1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세상에 상처 많이 받고 살지요~~
도선생님은 이런 모습들과 상황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네요^^
이제 3권 남으셨다구요!
언제나 👍👍

새파랑 2021-08-04 00:06   좋아요 5 | URL
이 책은 일단 제목이 너무 좋은것 같아요 😂 페넬로페님 항상 따뜻한 응원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21-08-03 23: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히야~ 새파랑님 정말 대단하십니당~
이 책은 이름이 다 익숙해서 너무 좋네용~ 제가 알기론 러시아 이름 몇 개 안되고 돌려막기라고~ㅎㅎㅎ
제 러시아 이름도 나타샤라 제가 좀 알습죠~ㅎㅎㅎㅎ
재밌는 도선생님 이야기 완전 기대기대!! 새파랑님 완독도 기대기대!!^^

새파랑 2021-08-04 00:08   좋아요 4 | URL
툐툐님이 나타샤 였군요 ㅋ 왠지 툐툐님과 어울리는거 같아요 🤭

scott 2021-08-04 00:55   좋아요 2 | URL
툐툐님 나타샤라면,,,,
혹쉬~~~~

12월에 태어난???

나타샤라는 이름 러시아에서 크리스마스 있는 달에 태어난 아가들에게 지어줌 (고귀한 탄생을 의미함)

새파랑 2021-08-04 06:08   좋아요 2 | URL
스콧님 이런것 까지 아시다니~!! 이글 보고 러시아 애칭 찾아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