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이디스워튼의 세번째 읽은 작품 이다. 저번달에 읽은 ˝이선 프롬˝이 겨울 풍경이라면, ˝여름˝은 당연히 여름~!

˝이선 프롬˝이 한 남성의 처절한 사랑이야기 였다면, ˝여름˝은 주체적으로 ˝사랑˝과 ˝인생˝을 선택하는 여성 주인공인 ˝채리티˝의 모습에 뿌듯함과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디스워튼의 작품을 몇개 읽지는 않았지만 주인공 단 한사람의 심리 묘사를 정말 세밀하게 한다. 특히 이 책은 3인칭 시점임에도 주인공인 ˝채리티˝의 생각만 그려지고, 다른 인물의 생각은 알 수 없다. 단지 행동으로만 생각을 유추할 뿐.

반면 주변인물들은 주인공의 시각에서 관찰하는 내용으로 그려져서, 객관적인 묘사 보다는 주변인물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감정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인물의 긍정적인 행동도 주인공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나쁘게 표현된다. 이러한 점은 주인공에 몰입해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게 한다. (원래 일반적인 3인칭 소설이 대부분 그런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이 바보같은 놈... 생각해보니 그런 책도 엄청 많은거 같네...) 하여튼 주말을 ˝채리티˝에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채리티˝의 심리묘사는 단순하지 않지만...) 도시에서 이격된 산(Mountain)에서 비천한 출신으로 태어난 ˝채리티˝는 그녀의 부모의 뜻에 의해 나이 많은 변호사인 ˝로열˝에게 보내지게 되고,  ˝로열˝은 ˝채리티˝의 후견인이 된다. ˝로열˝은 아내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채리티˝에게 청혼을 한다. ˝채리티˝는 이를 거절하고, 그에게 가지고 있던 동정이라는 감정이 혐오의 감정으로 바뀌게 된다.

반면 도시에서 잠시 내려온 ˝하니˝라는 젊은 건축가에게 빠진 ˝채리티˝는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둘은 이를 지켜보는 ˝로열˝과 미묘한 갈등관계에 빠진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삼각관계? 나이값 못하는 ˝로열˝이 젊은 남녀의 사랑을 방해하는 이야기? 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당연히 그렇게 단순히 진행되지는 않는다.(그랬으면 이 작품을 고전이라 평가하지 않았겠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빈부격차, 출신에 따른 갈등, 도시화에 따른 인간성의 상실 등 당시 사회의 문제점들이 함축적으로 나타난다.

결국 신분의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는 두사람은 결국 해어지고, 이러한 결말을 예상하고 그녀를 기다려준 ˝로열˝은 ˝채리티˝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나는 로열 씨와 결혼했어.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할께.」

˝채리티˝가 바라보는 ˝허니˝는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독자가 바라볼때는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반면 ˝로열˝은 완전 나쁜 이미지로 표현되지만, 독자가 바라볼때는 저렇게 까지 싫어할 정도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은 ˝채리티˝ 중심의 이야기니까, ˝채리티˝가 ˝허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된다. 사랑의 감정은 객관적으로 그려질 수 없다.

사랑은 객관적이지 않다. 객관적일 수 없다. 그래서 ˝채리티˝,˝허니˝,˝로열˝ 세 인물 모두를 비난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순간에 그들의 사랑을 위해 그들이 행할 수 있는 최선이었기 때문에.

˝채리티˝가 과연 이후에 행복하게 살았을거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불행하게 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디스 워튼의 전 작품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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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4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결말이었군요. 일반적인 해피엔딩은 아니었던듯요. ^^
이디스 워튼 책은 아직 안 읽어봤는데 많은 분들이 읽고 추천하네요. 저도 살포시 보관함에 넣어둬야겠어요. ^^

새파랑 2021-04-04 21:52   좋아요 2 | URL
저도 몇 작품 안 읽어 봤지만 다 좋았어요. 결말도 다 울림이 있고..추천합니다^^

coolcat329 2021-04-04 2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선 프롬> 사놓고 아직 읽지않았네요. 이디스 워튼 작품은 한 권도 안 읽어봤구요.😿 여름과 이선 프롬은 세트같은 작품이군요. 여름도 구비를 해놔야겠습니다.

새파랑 2021-04-04 22:07   좋아요 3 | URL
개인적으로는 순수의 시대가 더 좋았다는 ㅎㅎ 중단편이어서 금방 읽어집니다^^

coolcat329 2021-04-04 22:10   좋아요 3 | URL
아 새파랑님은 순수가 더 좋으셨군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니 참 재밌어요. 왜냐면 ‘나는 과연 어떤게 더 좋을까‘ 기대하며 읽을 수 있으니까요😆

새파랑 2021-04-04 22:19   좋아요 2 | URL
엄마 아빠 비교 수준의 차이에요 ㅎㅎ 쿨캣님께서 먼저 읽으실 책(아마 이선 프롬 이겠죠? ㅋ)이 좋을 책이길 바랍니다~!

청아 2021-04-04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순수의 시대>작가군여! 저는 그럼 그 소설부터 <이선 프롬>후 이 책으로ㅋㅋㅋ😁

새파랑 2021-04-04 22:56   좋아요 1 | URL
민음사 직원이 된 듯한 기분이ㅎㅎ 미미님의 책사랑은 대단하신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1-04-04 2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작가의 작품을 전혀 읽지 않았는데~~
‘순수의 시대‘는 영화를 봤어요^^
또 약속 남발합니다~~
‘여름‘ 읽겠습니다^^

새파랑 2021-04-04 23:02   좋아요 2 | URL
영화 재미있나요? 보고싶어집니다 ㅎ 여름이 오기전에 ˝여름˝을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페넬로페 2021-04-05 10:35   좋아요 1 | URL
워낙 오래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잘 안나요 ㅎㅎ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나왔다는건 알겠어요^^

scott 2021-04-04 2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 최고작은 ‘순수의 시대‘로 꼽지만(퓰리쳐상)
대중들은 ‘기쁨의 집‘을 더 많이 좋아했다고 (엄청 팔림)
이디스 호러물도 잘써여 ㅎㅎ

새파랑 2021-04-04 23:18   좋아요 2 | URL
앗 ㅋ 기쁨의 집 표지가 좀 섬뜩하던데~ 이거 읽어봐야겠네요^^ (호러물도 접수 ㅋ)

라로 2021-04-09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 여름에 이 작품을 읽었어요. 아니 들었어요 오디오 북으로. 😅 이디스 워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짧은 글 읽자 뭐 그런 꼼수였는데 이 책 그당시 사회상을 생각하면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읽었어요.

새파랑 2021-04-09 07:21   좋아요 1 | URL
이 책 재미있죠? 당시에 여성이 그렇게 자신의 뜻대로 산다는게 쉽지 않았을거라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멋졌던 채리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