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대지만 은밀하게 위픽
박소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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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그리고 있는 ‘젊은 직장인들의 애환’이라 함은 바로, 권력과 꼰대력(?)을 모두 지니고 있는 고위 임원층과의 갈등인 것이다. 해당 작품에는 취업 박람회의 행사 개최를 준비하는 과정이 진행되는데, 이 행사의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갈등이 치닫는다. 다름 아닌 회장님이 아이디어를 내는 바람에, 그 아이디어가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은 그저 좋다며 회장님이 최고라고 아양을 떨기에 바쁘고… 그렇게 말단 직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되는데… 그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이곳에 그런 표현을 조금도 옮겨적고 싶지 않다.)



아직 직장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읽었기에 다행이지, 만약 직장 생활에 찌들어있던 중에 책을 만났으면 PTSD(외상 스트레스 장애) 시달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책에는 앞선 한줄평에도 말했듯이 직장인들이 필히 겪어야 애환을 유쾌하지만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웃음과 슬픔이라는 양쪽의 극단적인 감정이 동시에 느껴지는웃프다 표현이 감상을 말하기에 가장 적확하다. 워낙 소설이 짧았기에 나의 감상도 짧게 남기도록 하겠다. 아무튼 약간의 실소 조소를 머금은 가볍게 읽을 있는 책을 찾는다면 ,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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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팔마스는 없다
오성은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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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소설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은 한줄평에도 언급했듯이 총 두 명이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 뱃사람 그 자체였던 ‘심만호 선장’과 뱃일이 맞지 않아 관두고 편의점 일을 하는 그의 아들 ‘심규보’. 소설은 심 선장의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심규보가 인지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선장은 자신의 배 ‘무성호’와 함께 사라진다.


이러한 전개 때문인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와 비슷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읽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른다.) 하지만 <라스팔마스는 없다>는 해당 작품과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다. 내가 알기로 <엄마를 부탁해>는 세 인물의 시점을 차례대로 바꾸며 전개되는 소설로 알고 있는 반면 이 작품은 심규보가 심 선장의 행적을 추적하며 그동안은 몰랐던 심 선장에 대해 차츰 알게 되는 구조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 “ (…) 선원 대다수가 외국에서 긴 항해를 마치고 나면 우울증을 겪게 됩니다. 조용히 지나가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그건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의처증에 힘들어하거나, 도착증세를 가진다거나,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당연한 건지도 몰라요. 바다가 드넓고 자유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발을 딛고 선 곳은 한정적이잖아요. 그 좁은 배에서 몇십 명의 선원들이 구역을 나눠 살고 있었다고 생각해보면 미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고통을 감수하변서 힘겹게 적응해왔던 뱃을을 쉽게 그만둘 수 있을까요. 세상에 무른 건 하나도 없습니다. 바다는 선원들을 쉽게 보내주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은 애초부터 없는 겁니다. 공짜란 없습니다. (…) ” (100p)


심 선장은 인생 전부를 뱃사람으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뱃일을 하던 중 아내를 떠나보내 극심한 우울증을 겪는 와중에도 그는 자신이 지켜야했던 아들 규보가 있었기 때문에 무너질 수 없었다. 규보는 그저 어머니와 관련해서는 ‘냉혈한’이기만 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오히려 그를 피하기까지 했었는데, 아버지와 같이 일했던 선원을 만나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가슴이 미어짐과 동시에 새로운 사실 또한 하나 더 알게 된다. 그건 바로 아버지가 꾸준하게 글을 썼다는 것이었다. 규보는 아버지가 글을 썼다는 도서관에 가서 그 글을 보게 되며 다시금 아버지에 대한 새로운 면을 알게 되며 서사는 한층 더 깊어진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다루는 소설들은 읽는 동안 무조건적으로 가슴을 묵직하게 내려앉힌다. <라스팔마스는 없다> 역시 그러했다. 긴 말이 필요할까? (지금까지 길게 써놓고 이게 무슨 말;;)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애틋한 마음으로 이 소설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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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사랑 이야기 거장의 클래식 2
찬쉐 지음, 심지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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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한줄평에 적은 ‘놀라울 정도로 이정표가 없는 소설’이라는 표현은 뒷표지에 쓰여있어서 읽기 전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었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개연성이 없을 줄은 몰랐다… 이를테면 주인공의 남자친구와 넷째숙부가 알고보니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였다던지… 현실에선 전혀 일어날 일이 없는 사건들이 서슴없이 벌어지는데, 근데 그게 또 되게 술술 읽힌다…! 보통 우리가 꿈을 꿀 때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지 않는가, 이 작품이 딱 그러한 느낌이었다.



글을 쓰기 다른 분들의 리뷰를 찾아보았는데 다들 줄거리를 설명하기를 꺼려하셨다. 또한 마찬가지다. 도대체가 작품의 내용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요약하여 설명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일말의 감조차 잡히지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작품의 리뷰는 줄거리는 생략한 짧게 쓰려고 한다. 말은 하고 싶다. ‘진짜 말도 안되는 일들이 연속해서 벌어지는데, 그와중에 가독성이 좋아서 쉽게 읽힌다.’ 나는 책을 읽는 방법으로뇌를 빼고 읽어라 것을 추천하고 싶다. 대체 인물들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이런 생각을 하는지를이해하지 말고 그저받아들이기 한다면 작품은 정말 색다른 소설의 세계를 독자에게 선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 작가의 작품으로 <신세기 사랑 이야기> 만나게 되어 영광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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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중요하고 믿을 수 없게 친근한 경제 - 경제 뉴스 앞에 작아지는 이들을 위해
베스 레슬리.조 리처즈 지음, 임경은 옮김 / 이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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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예전에 EBS에서 만든 성인 어휘력 테스트를 본 적이 있다. 그때 총 문제수가 15개였는데 난이도가 상당했어서 풀이 시간은 3-40분 정도 걸렸던 기억이 난다. 결과는 13개를 맞았다. 다들 8-11개라 하길래 잘본 것 같아서 내심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틀렸던 두 문제가 모두 경제 문제여서 흔히들 말하는 ‘금융 문맹’ 바로 나로구나 싶어 마냥 좋지만도 않았었다. 그런 경제를 1도 모르는 나에게 이 책은 너무도 적합한 경제 입문서였다.



저자는 경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친근하게 다가갈 것을 강조한다. 전문 용어들이 남발하는 분야인 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맞지만,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아주 밀접하게 접해있고 또 직접 겪고 있는 과정이 바로 ‘경제’이기 때문에 이 점을 알면 그만큼 경제가 쉽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가 설명하는 ‘경제’란, 나라, 지역 혹은 가정의 단위까지도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 모두를 일컫는 것이라고 한다. 즉 쉽게 말해 일종의 ‘살림살이’인 것이다. 이런 비유를 곁들인 설명을 통해 확 와닿지 않는가?



🗣 경제는 사람들이 먹고살고 (기왕이면) 잘살기 위해 매일 쏟는 모든 노력을 일컫는다. 말하자면 인간이 필요와 욕구의 일부나 전부를 충족하기 위해 일부러든 우연히든 스스로 조직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여러분이 하는 일과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전부 포함된다. (21p)

🗣 요점을 말하자면, 경제는 대상이고 경제학은 그 대상을 실행하는 행동, 혹은 연구하는 학문이다. 앞서 경제는 가정에서 살림살이를 관리하는 것이라 설명했으니, 당연히 경제학은 살림관리에 관한 연구, 생각, 혹은 대화다. (22p)



이 책은 이렇게 초반에 경제에 대한 밑바탕을 깔아놓고 난뒤, 중반부터는 조금 더 들어가서 경제학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들과 그에 대한 설명을 아주 친절하게 곁들인다. 미시경제학이나 거시경제학 부터 부동산, 화폐, 임금 등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너무 깊지 않으면서도 적정한 정도를 유지하여 이해를 돕기 때문에 아무리 경제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쉽게 읽고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직접적인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쯤에서 말을 삼가겠고, 이곳에는 경제를 공부해야할 필요성을 느낀 부분에 대해 조금 적어보고 싶다.



🗣 브렉시트 투표 이후에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탈퇴를 지지한 투표자와 잔류를 지지한 투표자 둘 다 비슷한 경제 지식수준을 나타냈지만, 투표에 기권한 유권자는 경제 지식수준과 이에 대한 자신감이 현저히 낮았다. 이처럼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수록,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절차에서 소외되기 쉽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27p)



읽으면서 많이 찔렸고 반성했던 대목이다. 경제의 규모나 체제와 관계없이, 우리가 경제를 공부하지 않으면 단순히경제 모르는 것을 넘어서 정치적, 사회적 현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차 모르게 수도 있다는 , 때문에 민주주의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브렉시트는 영국을 비롯한 유렵 전역의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중대한 사건인데,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 기권해버리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공부하자경제를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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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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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작품의 전체 분량이 160페이지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작품은 한 남성의 독백만으로 가득 채워져있다. 더군다나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다. 이정도 설명이면 난이도가 얼마나 상당한지 감이 오겠는가. 예전 군복무 시절에 카뮈의 <이방인>을 읽었는데, 난데없는 전개에 호되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작품해설을 읽고 나서 작품을 읽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후기글을 보고선 나중에 재독해야지 하면서 계속 미뤄두고 있는 차에 좋은 기회로 카뮈의 다른 작품 <전락>을 받아들었고, 이 작품 역시나 혼을 쏙 빼놓는 난도를 자랑하는 책이었다.

그렇다면 이 작품도 해설을 읽으면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해설 부분을 펼쳤으나, 이게 웬걸 해설이 더 어렵다. 뭔 물의 상징이라느니… ‘전략적 동일화’가 ‘범세계적 보편화’로 도약하여 어쩌구 저쩌구… 쉽게 말하자면 소설 속 주인공의 자기 고백이 모든 인간에게 두루 통한다는 건데, 이 말을 이렇게나 어렵게 풀어놓고 있었다. 그래서 해설은 다시 제쳐두고 작품이나 마저 읽자 하였다.

요약할만한 사건 하나 없어 줄거리라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화자가 다른 사람을 옆에 두고 자기 생각을 5일 동안 끊임없이 말하는 내용인데, 이 주인공의 성격이 심히 나르시시즘 같달지 자아도취에 빠져있달지 초반에는 계속되는 자화자찬에 환멸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한 여성의 자살을 외면한 것을 계기로 내면이 점차 ‘전락’해가는 모습을 보일 때는 조금 안쓰럽기도 하였다. 앞서 보인 자기애의 모습이 후반으로 갈수록 어쩐지 사라지는 듯했기에… 하지만 해설에서 말한 것처럼 이 소설 속 주인공의 고백이 과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만한 지점이 있는가…하면 나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적어도 나는 작중 화자와 도무지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기에 말이다.

(아.. 내게 쉬운 책이 필요해… 그것도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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