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락 알베르 카뮈 소설 전집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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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작품의 전체 분량이 160페이지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이 작품은 한 남성의 독백만으로 가득 채워져있다. 더군다나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다. 이정도 설명이면 난이도가 얼마나 상당한지 감이 오겠는가. 예전 군복무 시절에 카뮈의 <이방인>을 읽었는데, 난데없는 전개에 호되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 작품해설을 읽고 나서 작품을 읽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후기글을 보고선 나중에 재독해야지 하면서 계속 미뤄두고 있는 차에 좋은 기회로 카뮈의 다른 작품 <전락>을 받아들었고, 이 작품 역시나 혼을 쏙 빼놓는 난도를 자랑하는 책이었다.

그렇다면 이 작품도 해설을 읽으면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해설 부분을 펼쳤으나, 이게 웬걸 해설이 더 어렵다. 뭔 물의 상징이라느니… ‘전략적 동일화’가 ‘범세계적 보편화’로 도약하여 어쩌구 저쩌구… 쉽게 말하자면 소설 속 주인공의 자기 고백이 모든 인간에게 두루 통한다는 건데, 이 말을 이렇게나 어렵게 풀어놓고 있었다. 그래서 해설은 다시 제쳐두고 작품이나 마저 읽자 하였다.

요약할만한 사건 하나 없어 줄거리라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화자가 다른 사람을 옆에 두고 자기 생각을 5일 동안 끊임없이 말하는 내용인데, 이 주인공의 성격이 심히 나르시시즘 같달지 자아도취에 빠져있달지 초반에는 계속되는 자화자찬에 환멸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한 여성의 자살을 외면한 것을 계기로 내면이 점차 ‘전락’해가는 모습을 보일 때는 조금 안쓰럽기도 하였다. 앞서 보인 자기애의 모습이 후반으로 갈수록 어쩐지 사라지는 듯했기에… 하지만 해설에서 말한 것처럼 이 소설 속 주인공의 고백이 과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만한 지점이 있는가…하면 나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적어도 나는 작중 화자와 도무지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기에 말이다.

(아.. 내게 쉬운 책이 필요해… 그것도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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