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놀라울 정도로 이정표가 없는 소설, 아주 긴 한 편의 ‘꿈’을 꾼 것 같다.

신세기 사랑 이야기 ㅣ 거장의 클래식 2
찬쉐 지음, 심지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2월

#도서협찬

한줄평에 적은 ‘놀라울 정도로 이정표가 없는 소설’이라는 표현은 뒷표지에 쓰여있어서 읽기 전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었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개연성이 없을 줄은 몰랐다… 이를테면 주인공의 남자친구와 넷째숙부가 알고보니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였다던지… 현실에선 전혀 일어날 일이 없는 사건들이 서슴없이 벌어지는데, 근데 그게 또 되게 술술 읽힌다…! 보통 우리가 꿈을 꿀 때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지 않는가, 이 작품이 딱 그러한 느낌이었다.

이 글을 쓰기 전 다른 분들의 리뷰를 찾아보았는데 다들 줄거리를 설명하기를 꺼려하셨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도대체가 이 작품의 내용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요약하여 설명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일말의 감조차 잡히지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작품의 리뷰는 줄거리는 생략한 채 짧게 쓰려고 한다. 단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진짜 말도 안되는 일들이 연속해서 벌어지는데, 그와중에 가독성이 좋아서 쉽게 읽힌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방법으로 ‘뇌를 빼고 읽어라’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대체 왜 이 인물들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를 ‘이해’하지 말고 그저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이 작품은 정말 색다른 소설의 세계를 독자에게 선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 작가의 작품으로 <신세기 사랑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영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