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원미동 사람들 2
변기현 지음, 양귀자 원작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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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자 원작소설 <원미동 사람들>이 만화로 재탄생했다. 나의 경우는 만화를 먼저 접하고, 원작에 대한 관심도 증대했다. 1권을 읽고 나서 2권에 대한 관심에 독서를 지속하게 되었다. 이 책은 1,2권으로 된 책이다. 두 권으로 완결이다. 사람들의 삶의 소리가 묻어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삶의 소리가 글과 그림으로 잘 담겨있다.

 

 1980년대 이야기라는 것이 이미 오래 전 과거가 되어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80년대 초반, 나는 강남에 살았다. 집만 강남이었지 연탄을 몇십장씩 갈아야하는 단독주택의 생활을 엄마는 힘겨워하셨다. 결국 강동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그 이후 강남은 몰라보게 변했다. 어쩌면 원미동 이야기도 지금 보면 그 당시의 생활을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변해있을 것이다.

 

30년 전 한창 개발 중이던 '원미동'은 이미 구시가지가 되었고,

상동과 중동을 중심으로 신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었다.

아파트 시세차익 실현의 꿈을 안고 온 '서울 것들'이 '부천의 강남 중동'이라는 문구에서 볼 수 있듯

우월감과 열등감 사이에서 배회하는 전형적인 신도시.

30년 전보다 열 배는 차가워졌을 법한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

이것이 부천의 첫 느낌이었다. (210쪽)

이 만화의 저자 변기현은 책 속의 에필로그에서 부천의 첫 느낌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인생무상, 그것은 삶이 허무하다는 것이 아니라, 항상 똑같은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서울이고, 지방이고, 어느 곳이고, 우리 생활 터전은 변하고 있고, 우리 삶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고 있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삶은 원하는 것보다 약간 모자라다는 부족함에 있고, 그에 따른 삶의 소리가 어디에든 울려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만화라는 매체가 우리에게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음을 느꼈다. 옛날에는 어른들이 만화를 못보게 했지만, 이제는 좀 달라져야한다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더 하게 되었다. 만화 원미동 사람들은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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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미동 사람들 1
변기현 지음, 양귀자 원작 / 북스토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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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원미동 사람들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작품이 양귀자 원작이라는 것도 몰랐고, 그렇게 유명하다는 것도 잘 몰랐다. 그저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읽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상황을 표현하는 데에 적절했고, 소재 자체도 집중하게 되는 그런 만화였다. 특히 만화로 표현되어 있어서 읽는데에 부담도 덜했다. 아무래도 그런 점에서 만화를 즐겨 읽게 된다. 요즘은 정말 볼만한 만화도 많이 있고, 읽어보면 느낌도 좋다. 슬슬 넘기다 보니 어느새 끝자락을 넘기게 되었다. 가볍지만은 않은 현실, 그렇다고 무겁게만 그려진 것은 아닌 글과 그림을 본다.

 

 만화 원미동 사람들은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미동이라는 것을 처음 접해보게 되니 실존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다. (이런 점은 그곳에 살고 계시는 분들에게 결례인 느낌은 들지만, 그래도 나에게 생소한 동네이니 솔직하게 적어본다.) 그 동네가 가난하다기보다는 80년대의 상황에 맞게 그려진 것으로 판단된다.

 

 1권에서는 이사가는 은혜네 이야기로 시작된다. 은혜 아빠의 심리가 잘 보인다. 그림과 함께 하니 희망과 절망, 기쁨과 괴로움이 잘 표현된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이 책을 만화로 먼저 보게 되어서 소설 원작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진다. 만화로 먼저 접한 것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2권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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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생태보고서 - 2판
최규석 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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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석 작가의 만화는 <100도씨>, <울기엔 좀 애매한>을 통해 접해보았다. 100도씨를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불편한 마음을 느꼈다. 그 이후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울기엔 좀 애매한>이 출간되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았다. 제목처럼 애매한 느낌의 책이었다. 가볍게 웃고 넘기기엔 마음이 무거워지고, 그렇다고 슬픔 속에만 빠져버리기엔 개그와 자학의 내공이 상당한 책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이번에 읽은 작가의 책은 <습지생태보고서>였다. 사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습지 관련 이야기인 줄로만 알고, 읽기를 미루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리얼궁상만화라는 타이틀이 있었다. 반지하 단칸방에 서식하는 비루한 청춘들의 웃기고 눈물 나는 생태보고서라는 표지의 말을 보고 잠시 읽기를 주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니 작가의 내공은 역시나였다.

 

 웃다가, 공감하다가, 웃다가, 기분이 가라앉았다가를 반복하며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까지 넘기게 되었다. 특히 녹용이의 귀여운 모습에 그런 동물 한 마리 길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그러던 차에 녹용이를 일주일만 데리고 있고 싶어하는 지나의 출현, 그리고 녹용이의 실체를 이야기하며 거절 아닌 거절을 하게 된 최군. 지나는 애꿎은 녹용이를 욕한다며 실망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갑자기 스윽 나타난 녹용이의 한 마디가 압권이었다. "쯔쯔......자네 혹시......진실은 통한다고 믿는 거야?"

 

 사람보다 녹용이의 존재가 이 만화의 감초처럼 느껴져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표정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가 어찌나 통쾌한지. 어쩌면 사람들만 나와서 지지리 궁상을 떨었다면 이 책을 읽다가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책도 꽤나 유쾌하게 읽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뭔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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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다음날 - 안녕이라 말하고 30일 동안
하워드 브론슨.마이크 라일리 지음, 선우윤학 옮김 / 큰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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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약이다. 흔히 이별에 있어서는 그런 조언들을 많이 한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라느니, 시간이 다 해결해줄 것이라느니, 그렇게 이별의 상처는 멀어져간다. 물론 맞는 말이다. 시간이 지나고 떠올려보면 애써 기억을 되살려도 가물가물거리는 느낌이다. 더이상 아프지도 않고, 신경이 쓰이지도 않는 상태가 되려면 긴 시간이 흘러야 한다.

 

 이 책의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별 후 다음날이라!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혼란스러울 상황일까. 그 시기에는 현실을 부정하게 되고, 기가막힌 상황이 믿기지가 않을 것이다. 현실도피의 마음으로 애써 마음의 상처를 덮으려고만 한다면, 그 상처가 들쑤셔지고 덧나는 상황이 꽤나 오래 갈 것이다. 문득문득 그런 일들이 마음을 파고들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당장 읽게 된 것은 호기심에서였다. 일종의 보험 같은 것. 대비책 정도라고 해두자. 사실 이별 후 다음날에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한창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할 때에는 이런 책은 읽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랑과 이별에 상관없는 지금이 이 책을 읽기 적절한 때라고 판단되었다. 그렇게 이 책을 무덤덤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별

 사랑을 떠나보내고, 삶을 사랑하기 위한 '30일 간의 지침서'

이 책의 띠지에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이 책을 사용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혹시라도 그런 시간이 온다면 30일간은 이 책이 하란대로 맡겨두고 싶다. 이렇게 하든 하지않든 흘러가는 것은 시간일 테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책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이별 후에 읽었으면 이 책이 더 마음에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별 직후에 30일간 읽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간에 다른 책을 읽을 정신이 없다면, 그저 하루에 약간씩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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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 사랑의 시작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판타지 - 이제하 판타스틱 미니픽션집
이제하 지음 / 달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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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소설 오랜만이다. 뜨뜻미지근한 마음으로 '어디 한 번 읽어볼까?' 가볍게 생각하고 손에 잡은 소설이다. 짧으면서 강렬하고, '헉~!' 감탄사를 내뱉으며 다시 앞 장을 넘겨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살펴보게 된다. 슬슬 읽다가 순간 다시 집중해서 앞으로 돌아가서 정독을 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그런 기분을 느꼈던 소설이 언제였던가. 20년쯤 전이었다. 소설의 제목도 저자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이 너무도 강렬해서 나를 전율에 떨게 했다. '이런 상상을 할 수도 있구나!' 책을 읽는 시간보다 그 강렬한 느낌에 생각하는 시간이 더욱 충격적이었던 그런 기억.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상상을 할 수도 있구나!'

 

 장편소설의 긴 흐름은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며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책은 짧으면서도 강렬해서 마음에 들었다.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소설가의 힘인가보다. 상상력은 소설의 원천. 가끔은 현실 속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읽으며 현실적이라는 생각으로 공감하게 되는 소설도 읽지만, 가끔은 이렇게 뜬금없는 소설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의 표지를 보며 그저 달달한 소설일거라 예상을 했지만, 그 예상을 깬 것이 첫 번째 반전이었고, 생각보다 짧은 글의 모음이라는 것이 두 번째 반전이었다. 사랑의 시작을 위한 서른아홉 개의 판타지라는 표지의 글에서 기대한 내용과는 살짝 달랐다. 그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드는 늦가을, 너무 달달한 소설은 현실과 괴리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이제하 노래모음 CD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은 덤이었고. 부담없이 오며 가며 한 편씩 읽었기에 읽는 부담도 없었다. 가끔은 글자가 너무 많은 소설을 읽으며 부담스러운 느낌을 갖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에 담긴 짧은 이야기들 중에 <곰의 나라>가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고양이로 비슷한 상상을 해보긴 했지만, 상상에 그치고 말았는데, 유쾌한 상상이었다. 소설가는 그런 소재를 끄집어내서 글로 완성하나보다.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야기들도 각각의 색깔을 내뿜는 매력이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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