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들 - 사물에 관한 散文詩
류성훈 지음 / 시인의 일요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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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고자 생각한 데에는 '책머리에' 첫 문단이 주는 강렬한 느낌 때문이었다.

사물은 선물입니다. 우리는 담요와 따뜻한 물 없이 아이를 혼자 받을 수 없고 공구 없이 집을 지을 수 없으며 필기구 없이 사유를 정리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처음 온 우리를 가장 오래 감싸고 있던 것은 사실 어머니의 손이 아니라 담요이며 이는 힘든 어머니의 손을 보조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이승을 위해 마련된 선물입니다. 우리는 그 담요를 어루만짐으로써 어머니의 의미뿐 아니라 삶 이전까지 추억하는 공감각적 여행이 가능해집니다. (책머리에 중에서)

나는 왜 지금껏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리고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앞으로도 생각해내지 못했을 그런 생각 하나 발견했다. 거기에 매료되어 이 책 《사물들》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류성훈.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왔고 대학에서 시창작과 글쓰기를 지도하고 있다. 시집으로 《보이저1호에게》가 있다. (책날개 발췌)

시를 쓰는 마음으로 쓴 책인 만큼 저는 이 글들을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시로 읽히든 산문으로 읽히든 이 책은 '사물'에 대한 제 고백이자 찬가이며 관점이자 관점에 대한 자성입니다. 동시에 대상에 대한 저의 사물이건 타자이건 모든 대상에 대한 새로운 바라봄은 우리 생의 진정한 긍정임을 저는 믿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정성된 사물을 선물하듯, 저는 저의 작은 사물론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책머리에 중에서)

이 책에는 스무 가지 사물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다. 우산, 자전거, 등, 옷, 칼, 의자, 공구, 노트, 만년필, 도장, 악기, 다기, 식탁, 냉장고, 카메라, 시계, 재봉틀, 이불, 신발, 상자 등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사물과 연관되는 기억을 떠올리고 그 사물에 대한 생각을 문자화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자신의 과거와 만나고 예전 생각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느꼈을지도 모를 일도 있을 것이고, 저자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되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짚어주어서 인식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매미허물을 이야기하며 옷과 수의, 배냇저고리까지 생각을 이어가는 것도 그렇고, 특히 다음 문장에서는 지금까지 나를 감싸고 있던 옷에 대해 재인식하게 되었다. 옷이 나에게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를 떠나, 잊어야 버틸 수 있는 것과 잊지 말아야 더해질 수 있는 것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시인의 시선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사물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긴다.

당신의 옷이 내게 말해주는 것, 내 옷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 있는 방식으로, 세상엔 잊어야 버틸 수 있는 것과 잊지 말아야 더해질 수 있는 것이 있다. 사람에게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밀착된 사물은 옷일 테고 그 옷의 의미와 언어의 일부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그것들은 나를 말하고 있고 내가 허물을 벗은 한참 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62쪽, 옷)

상자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다. 저자에 의해 나의 생각은 시야를 넓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사물을 바라본다.

우리가 태반에 싸인 채 이 세상에 도착하듯이, 사물은 대개 상자에 담긴 채 도착한다. 그것은 상자 밖에서 만들어지지만 한번은 상자에 들어갔다가 본격적으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다. 물론 상자 밖으로 영영 나오지 못하는 사물들도 있다는 점에서 사물과 인간은 모두 씁쓸한 출발선을 가졌고, 우리는 죽어 다시 한 번 상자속에 들어가므로 상자는 모든 시작과 끝에 위치한 사물에 가깝다. (265쪽. 상자)



우리는 누구나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세심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 책을 읽어나가다가 문득 저자와 비슷한 경험이나 기억을 떠올리며 교집합처럼 겹쳐지는 생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상대를 외롭게 하는 존재는 더욱 외롭다. 즉 대상이란 '고독의 형상'이다. 의자는 외롭게 기다리는 사람을 오래 그 자리에 있게 한다. 즉, 인칭을 사물화시킨다. 설령 어떤 기다림이 끝나도 의자는 사람을 외로운 객체 그대로 있게 돕는다. 그런 면에서 의자는 사물과 사람 사이에 있고 어떤 사물과 사람보다 외로움에 더 가까운 사물이다. 사람의 외로움이 실체화된다면 의자의 형상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 (86쪽, 의자)



나는 우리 인간이 사물이나 동물이 아니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 중간쯤에 위치하는 사물이나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그러한 노력이 진행형인 때만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으니 '인간'은 명사형보다는 동사형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마치 자유라는 개념이 완전히 자유로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상태 그 자체의 의미에 가까운 것처럼. 알 속의 새는 아직 온전한 새가 아니고, 상자 속의 냉장고는 아직 온전한 냉장고가 아니듯, 우리가 정신의 태반 속에 정리해 있는 동안은 아직 온전한 인간이 아닐 것. 헤르만 헤세의 껍질을 깨고 날아오르는 새 이야기는 다른 게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어떤 진행형의 의지를 가질 때 비로소 고귀해진다는 의미일 테지. 나는 가령 인간이 비록 온전한 인간으로서 거듭날 수 없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대상이 되거나 그 대상을 오롯이 담는 상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할 순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택하는 과정으로서의 동사적 개념이 곧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267~268쪽)

방송인 서경석은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리 쉽진 않다. 하지만 맛있어서 계속 읽게 된다.'라고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맛있다는 그 '맛'은 부드럽게 녹아드는 맛이 아니라 끓일수록 우러나는 진한 곰국 같은 맛이다. 어쩌면 이 책은 질겅질겅 곱씹어야 진정한 맛이 우러나는 글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제대로 준비된 슬로푸드다. 요리법이 비법인 책이다. 담백한 재료로 지금껏 맛 봐온 글맛과는 다르게 요리된 글들이 담긴 산문집이다.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사물들을 이 책 덕분에 되살려보기도 했으며, '아, 이걸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는구나!'라며 감탄해보기도 했다. 이 책은 '시인의 산문집'에 부합하는 책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사물에 대한 산문시'라고 보아도 좋겠다. 사물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건네주는 책이니, 저자가 사물을 바라보는 안경을 건네받아 주변 사물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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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 지음, 이수영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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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본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콜카타'라는 인도 지명이 나오는 데에서 오는 호기심이고, 둘째는 '21세기 찰스 디킨스의 등장을 알린 역작'이라는 <타임스>의 평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그냥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한번 휩쓸린 여론은 무엇을 어디까지 쓸어버릴 수 있는가

우연한 사건에 휘말려 인생이 영원히 바뀐 세 영혼의 이야기! (띠지 중에서)

이 설명 만으로도 극단적으로 치닫는 인간 세계의 민낯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서 이 책 『콜카타의 세 사람』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메가 마줌다르. 단 한 권의 소설로 "21세기의 찰스 디킨스" "포크너에 버금가는 작가" "차세대 줌파 라히리" 등의 찬사를 받은,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인도 출신 미국 작가다. 메가 마줌다르의 첫 번째 장편소설 『콜카타의 세 사람』은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와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마거릿 애트우드와 오프라 윈프리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거듭 화제가 되었다. (책날개 발췌)



시작은 별일 아니었다. 페이스북 게시물 하나였다. 그리고 지반은 거기에 한 마디 더 넣었다.

"경찰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을 돕지 않는다면, 죽는 모습을 그냥 지켜만 본다면, 정부 역시 테러리스트라는 뜻 아닌가요?" (12쪽)

그 말이 그렇게 위험한 말이며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거대한 사건이 되리라고는 그때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첫 시작은 지반과 러블리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그러다가 지반이 경찰에게 잡혀가고 기자들이 들이닥치며 이야기에 박차를 가한다.

기자들이 외친다.

"테러리스트들이 어떻게 접촉해왔죠?"

"언제 공격 계획을 시작했습니까?" (29쪽)

아, 이게 이렇게 연결될 수도 있구나. 소름 돋는다. 안 그래도 요즘 사건사고를 보면서 이중 한 사람은 정말 억울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건 지금껏 상상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최악의 경우다. 억울하고 또 억울한 사건이다. 페이스북 글 때문에 정치적 사건으로 휘말리며 재판까지 진행되는 지반의 이야기를 보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느낀다.

"이 무슬림 여성은 그 극악한 공격을 모의한 테러리스트들을 '도운'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여성은 국가에 대한 매우 심각한 범죄 혐의와 '더불어' 선동 혐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는 아주 이례적인-"

"이 여성은 유명한 테러리스트 분파 모집자와 페이스북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는 왜 조국에 대해 그토록 엄청난 증오를 가슴에 품게 되었을까요? 사회학자 프라카시 메라 교수를 모시고 소외된 젊은이들과 인터넷에 대해-" (44쪽)

그렇게 증폭되는 현상을 보면서 소설 속 세계에 푹 빠져들어 정신없이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마음속에서 울분이 끓어오른다. 소설이지만 현실 세계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여서 그렇고, 지반의 억울한 상황이 짐작되어 마음을 쓸어내리며 읽어나갔다. 우리 인간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은 누구보다도 인간적일지라도 종교나 정치라는 무리에 들어가면 거기에 휩쓸려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는 존재다. 블랙홀에 빠진 것처럼 헤어날 수 없는 인간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바라보며 읽어나간 소설이다. 한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내리 달릴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농담과 소동극이라 여겼던 지반의 서사는 점차 부조리극으로 변모해간다. 메가 마줌다르는 방심한 우리에게 진실의 민낯을 가차 없이 들이민다. 진실은 전락을 도모하므로 인정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듯이. 바로 그 이유로 우리는 지반의 고통을 함께 겪어야만 한다. 진실이 세계를 부인하지 않으리라는 소박한 믿음을 폐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리석고 무른 인생에서 끝내 지켜야 할 게 무엇인지 질문하기 위해서."

_편혜영(소설가)

긴장감 넘치는 소설이다. 등장하는 사람들이 교차되며 그들이 처한 상황과 심리묘사를 하는데, 그 표현이 압권이어서 손을 뗄 수 없었다. 첫 시작은 아무렇지도 않게 SNS에 글을 올리듯 가볍게 시작되었지만, 점점 늪에 발을 담근 듯 헤어 나올 수 없다. 때로는 옳고 그름이 기준이 아니고 진실은 어떻게든 밝혀지는 것이 아니기도 하다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 작품이 첫 소설이라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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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문장들 - 업의 최고들이 전하는 현장의 인사이트
김지수 지음 / 해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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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이 읽어나가다가 배우고 싶은 인생의 자세를 발견하기도 하고, 문득 마음에 훅 들어오는 보석 같은 문장을 발견하기도 하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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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문장들 - 업의 최고들이 전하는 현장의 인사이트
김지수 지음 / 해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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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집은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데다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에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중 각 분야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플레이어들을 소환하여 행복하게 오랫동안 일해 온 그들만의 태도와 원칙, 전략을 담았다고 한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유명 인사'라는 거대한 행성을 탐사한다는 취지로 2015년 7월부터 연재 중인 심층 인터뷰인데, 누적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하며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니, 그중 선별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조수용, 김미경, 정구호, 옥주현, 백종원, 봉준호, 송길영, 장기하, 대니얼 코일, 알베르토 사보이아, 오타 하지메…

각 분야에서 꾸준한 성취와 명성을 얻고 있는 그들은 어떻게 일을 바라보고 내일을 준비할까?

최고의 인터뷰어 김지수가 만난 최고의 이유 있는 열심 (책 뒤표지 중에서)

이들의 일과 일터의 문장들이 궁금해서 이 책 『일터의 문장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지수. 질문하고 경청하고 기록하며 26년째 기자라는 업을 이어오고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어다. 패션지 《마리끌레르》 《보그》 에디터를 거쳐 현재 디지털 경제미디어 《조선비즈》에서 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문득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의 말이 생각난다.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은 모두 존귀한 것이며, 일을 하는 시간 동안 노동자는 고상해진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작 1시간이든 1만 시간이든 한 가지 일에 몰두해 땀 흘리는 순간, 인간은 그 자체로 빛이 난다는 것을. 『일터의 문장들』이 그렇게 자기다운 노동으로 빛나는 당신 옆에서 착실한 응원군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겠다. (381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시작으로, 1장 '환경: 판이 이동할 때는 나의 중심축도 옮겨라', 2장 '태도: 계속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이유 있는 열심', 3장 '협업: 성장하는 사람들은 함께 일한다', 4장 '자아: 내 삶의 컨트롤 타워는 바로 나'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일에 몰두해 땀 흘리는 순간, 인간은 빛난다'와 인터뷰이 프로필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는 MKYU 학장 김미경,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빅데이터 분석가 송길영, 구글 혁신 마이스터 알베르토 사보이아, 뮤지컬 배우 옥주현, 무경계 예술가 백현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 뮤지션 장기하, 외식사업가 백종원, 경영저술가 대니얼 코일, 카카오 공동대표 조수용, 영화감독 봉준호, 이날치 밴드 장영규, 영국 소방대장 사브리나 코헨 해턴, 스포츠 코치 데이브 알레드, 조직경영학자 오타 하지메,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데스테노, 정신과 의사 전미경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먼저 인터뷰이에 대한 소개를 해주어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시키며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읽어나가며 인물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해보고, 일터의 문장들로 핵심을 정리하며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특히 일터의 문장들은 이 책의 제목이자 핵심이다. 전체를 아우르며 잊지 말아야 할 핵심을 전달해 주는 책이다. 그 문장들만 있었다면 소중함을 잘 몰랐겠지만, 인터뷰를 거쳐서 일터의 문장들을 만나니 그 가치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인터뷰를 거쳐서 일터의 문장들을 접하기를 권한다. 몇 문장 안 되는 분량이지만 그 무게감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그때그때 인터뷰로 접하지 못했기에 이렇게 책으로 엮은 것이 무척 반갑다. 게다가 이렇게 한 권에 담을 분량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거르고 고르며 고심했을 테니, 그 노고를 고스란히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어서 의미 있다. 이들의 인터뷰도, 일터의 문장들도 특별하게 다가온다.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여서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터뷰 형식이어서 직접 현장에서 듣는 듯 현장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으니 그 또한 편안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한국 최고의 인터뷰어 김지수가 인터뷰이 수백 명 중에 선택한 비범한 일터의 천재 18인이 들려준 통찰을 소개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국내외 인물들의 생생한 일터 속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터에서 중심 잡는 법을 독자들과 나눈다.

_임정욱 | TBT 공동 대표

유명 인사라는 거대한 행성을 탐사한다는 취지의 인터스텔라가 몇 년을 지속하여 이렇게 인터뷰집을 책으로 엮은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18인이라면 이미 그들의 이야기는 한 권의 책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 모든 것을 추리고 엮어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으니 이 책의 영향력은 훨씬 더 클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무언가 막혀있는 듯 답답한 때에는 이들의 일과 성장, 변화의 인사이트를 들려주는 이 책이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닫힌 문을 여는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담 없이 읽어나가다가 배우고 싶은 인생의 자세를 발견하기도 하고, 문득 마음에 훅 들어오는 보석 같은 문장을 발견하기도 하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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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래그 도감 - 5000편의 콘텐츠에서 뽑은 사망 플래그 91
찬타(chanta) 지음, 이소담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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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으스스해서 읽어볼 생각을 안 했다. 너무 무서워서 말이다. 하지만 한쪽 눈을 슬그머니 뜨고 보니 내가 생각하던 그게 아니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이 죽는 데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면 꼭 죽더라!' 그런 장면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갑자기 물밀듯이 그런 장면들이 불쑥 떠오르면서 이 책을 정말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런 장면들만 모아두었다니 정말 흥미롭지 않은가. 특히 영화관에서 볼 때에는 조용히 봐야 하지만, 집에서 볼 때에는 "안돼. 그러지 마!"라고 말하며 말리고 싶은 기분도 들고, '쟤 저러다가 죽지!' 그런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있다. 그런 장면들만 모아서 쓴 책이니 페이지 곳곳에서 웃음과 공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이 책 《사망 플래그 도감》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찬타.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이며 일 년에 1,000편 이상의 영화를 보는 영화광이다. 트위터에 작품 속 사망 플래그를 보여 주는 한 컷 만화를 올리다가 그 내용이 엄청난 화제를 모으면서 책으로까지 묶게 되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일곱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액션', 챕터 2 '서스펜스', 챕터 3 'SF', 챕터 4 '호러', 챕터 5 '대결', 챕터 6 '패닉', 챕터 7 '괴수·좀비'로 나뉜다. 총 91가지의 사망 플래그가 담겨 있다. 이 책에는 5,000편의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에서 뽑은 장르별 사망 클리셰를 완전 분석해놓았다.



먼저 '플래그'라는 단어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플래그'는 클리셰의 하위 개념으로 복선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어떤 조건을 만족했을 때 해당 결과값이 나오는 것을 뜻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용어로 쓰이다가 일부 시뮬레이션 게임에 사용되면서 점차 영화, 웹툰, TV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로 쓰임이 확대되었다. 특정 정보를 알리기 위해 '깃발을 드는 움직임'에서 이름 붙여졌으며, 흔히 영화나 소설, 애니메이션에서 특정 조건이 성립되는 상황을 '플래그가 세워졌다'라고 표현한다. '사망 플래그'는 캐릭터의 죽음을 예고하는 서사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책날개 중에서)

수상쩍은 저택에 들어가는 사람은 죽는다, 황천길 선물로 비밀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죽는다,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은 죽는다, 비밀 정보를 전하려고 하는 사람은 죽는다, 보스에게 작전 실패를 보고하는 사람은 죽는다… 정말 다양한 사망 플래그가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맞아, 맞아' 하는 시간을 보낸다. 특히 창작자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자료라는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들의 적절한 죽음에 따라 작품이 달라지니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만 해도 그냥 독특하고 웃기다고만 생각했는데, 맺음말을 보며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보통 노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완성하고자 최근 반년간 집중해서 캐릭터의 사망 장면만 반복해서 보았다고 한다. 그의 노력과 시간으로 작품 속 사망 플래그 도감이 탄생했으니 이 책의 가치가 크다.



이야기를 창작할 때, 등장인물을 죽이는 것은 국면 전환이나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작가들끼리의 농담처럼, 이야기가 막혔을 때는 누군가를 죽이면 된다. 하지만 제대로, 그럴 듯하게 죽여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죽은 인물이 어떤 인간인지에 따라, 독자의 감정이 다르게 요동치니까. 이야기 속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때 아주 유용한 책, 바로 《사망 플래그 도감》이다.

_김봉석 (영화평론가)

이 책은 자기만의 스토리를 찾는 이들에게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책으로, 부록으로 '사망플래그도감 콘티 노트'가 있다. 나는 그냥 호기심으로 읽어보았지만, 창작자들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될까. 스토리가 안 풀릴 때, 등장인물들 중 이 장면에서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고민될 때, 이 책을 펼쳐들면 길을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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