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학 초보탈출 - 김동완 교수의 사례로 배우는 점성학
김동완 지음 / 새빛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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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동완 교수의 사례로 배우는 점성학 『점성학 초보탈출』이다. 최근 들어 사주명리학, 색채명리학, 관상심리학 등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이어가며 책을 출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점성학이다. 이 책 『점성학 초보탈출』이 점성학 초급에서 중급까지 공부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하니, 무난한 입문서가 되리라 생각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동완. 인문학자이자 사주명리학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한학자인 조부의 영향으로 일찍이 한학과 동양학을 접했으며, 도계 박재완 선생, 자강 이석영 선생에게 역학을, 하남 장용득 선생에게 풍수학을, 무위당 장일순 선생에게 노장사상을 사사했다. 사주명리뿐만 아니라 풍수학, 성명학, 관상학, 주역, 타로까지 두루 섭렵하고 인문적인 연구에 매진했다. 현재는 동국대 평생교육원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점성학은 상담학이다. 상담학은 사랑의 마음이 반드시 준비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점성학은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따뜻하게 경청하고 소통하고 조언하는 상담학이다. 이 공부를 시작하는 독자분들께 꼭 당부한다. '사이비가 되지는 말자' '자신만 족집게인척 자랑하지 말자' 내담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내담자의 삶에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런 점성학 연구자, 점성학 상담가가 되길 바란다. (9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점성학의 역사와 연원', 2장 '점성학의 과학적 평가', 3장 '천궁도', 4장 '4원소 3모드 3앵글', 5장 '12궁', 6장 '행성', 7장 '12하우스', 8장 '각·각도', 9장 '점성학 용어 및 종합 분석'으로 나뉜다.

이 책에서는 동서양을 넘나들며 점성학에 대해 폭넓게 살펴본다. 점성학 초보자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박학한 지식을 대방출해준다. 점성학의 역사와 연원에서 시작하여 난생처음 접하는 점성학의 세계에 빠져들어본다. 물론 점성학의 세계가 깊고 넓어서 한 번에 이해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습의 마음이 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서 한 단계씩 밟아가면 좋을 것이다.

점성학 강의를 한다면 따로 인쇄물을 준비하기보다는 이 책을 기반으로 강연을 해도 좋겠다. 점성학 초보자라면 이 책을 교과서 삼아서 공부해나가도 좋겠다. 점점 아는 지식이 풍부해질 것이다.

중간중간 '김동완 교수가 들려주는 별자리 이야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점성학(별자리·행성) 명언은 각계각층의 명언을 소개해 주는데, 어떤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인생의 신비나 참 자아나 인간의 영혼은 언제나 우리의 지적인 이해 너머에 있다."

_스티븐 아로요

이 책은 점성학의 기초에서부터 중급까지 학습할 수 있는 책이다. 학술적인 의미의 책이니 점성학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공부를 시작하는 의미에서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지식을 쌓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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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한옥집 - 내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안녕, 시리즈 1
임수진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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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블로그 이웃 밤호수 님의 책이다. 책이 출간된 후 소식을 들은 것이 아니라, 블로그의 글로 먼저 접했고, 책으로 출간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고, 제목과 표지 투표에도 참여했으며, 드디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예약구매까지, 그 과정을 하나하나 다 지켜보았으니 정말로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이 책은 아멜리에북스 '안녕,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한번은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 인생의 수많은 품사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에세이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 살았던 한옥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제격이 아니겠는가.

드디어 내 손에 쥐어진 책을 들고 단숨에 달려버렸다.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데에는 나태주 시인의 추천사가 한몫했다.

아, 이런 글이 있었던가! 이런 글을 내가 언제 읽었던가! 가슴이 벅차오르다 못해 뛰기 시작했고 얼굴이 붉어졌다. 극진한 시의 문장을 갖추고 있었다. 아니다. 서사를 펼치고 있었다. (…) 오늘은 멀리 거제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문학 강연을 다녀와 피곤한 날 저녁, 보내온 원고를 읽자마자 더는 참을 수 없어 서둘러 이 글을 써야만 했다. 오늘 나 한 사람 늙은 시인으로서 한글로 글을 쓰는 좋은 작가 한 사람을 찾아낸 것을 기뻐하거니와 이 기쁨이 다른 많은 독자들에게도 공통의 것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_나태주 한국시인협회 회장, 시인.

이 책 『안녕, 나의 한옥집』을 읽으며 저자의 어린 시절 한옥집과 그리움과 그 모든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임수진. 20대의 짧은 시간을 국어교사로 보내다 미국에 왔다. 이방인으로 10여 년을 살며 그리운 것들이 많아졌다. 마음속의 샘이 마를 때까지 글을 쓸 생각이다. (책날개 중에서)

그 순간 나는 깨달았던 것 같다. 그리움을 글로 쓰면 마음에 위로가 된다는 것을. 글로 쏟아낸 그리움은 아픔도 아름답게 한다는 것을. 그래서 다른 이들이 미래를 바라보고 내일을 준비할 때, 나는 옛 시절을 그리워하고 어제를 그리워하며 '추억'이 되어버릴 지금을 그리워한다. 그 안에서 힘을 얻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는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이야기를 글로 쓴다. 나는 오늘도 '그리움의 작가'가 되기를 바란다. (25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추천사 '문장은 잔인하다_나태주 시인', 프롤로그 '그 시절 내가 가장 사랑했던 친구에게'를 시작으로, 1장 '한옥집의 세계로', 2장 '한옥집은 그네들과 함께 꾸던 꿈이다', 3장 '한옥집을 나와 거리에 서다', 4장 '한옥집이 써 내려간 이야기'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유년의 꿈과 환상 가운데 행복했던 시간들'로 마무리된다.

두고 온 삶을 뒤로 하고 이방인의 삶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그저 이대로도 괜찮다 싶던 어느 날, 병이 도졌다. 아니 중병이 시작됐다. 가슴이 먹먹한 병. 그리운 게 많아서 죽을 것 같은 병. 보고픈 이들이 많아서 마음이 터질 것 같은 병. 코로나 때문에 마음대로 오갈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는 이 먼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하나,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글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 했다. 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친구, 나의 한옥집에 대해.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24쪽)

이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 그리움은 글로 쓰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겠구나.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그리움의 병이 전염된다. 전혀 다른 어린 시절의 기억임에도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추억에 젖어드는 걸 보면 말이다.



내 기억 속의 집은 그러하다.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 많은 이들과 함께 가장 따뜻하고 밝은 시기를 거치고, 사랑하던 사람들을 잃어버림과 동시에 쇠퇴하고 소멸하여 생의 한 주기를 마감한 집. 오늘 나는 그 집을 다시 불러내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안녕, 나의 한옥집. (책속에서)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웃다가 큭큭 거리면서 읽어나갔다. 그런 적 없었던 것처럼 하고 싶지만, 솔직히 다들 어린 시절에 오줌싸배기, 똥싸배기가 되었던 기억 하나쯤은 떠오르지 않을까? 시작부터 강렬하면서 글을 읽으며 내 기억 속 어린아이도 소환해 본다. 나에겐 지금껏 남아있는 기억이 무엇이 있는지, 그 기억들을 떠올리느라 머릿속이 분주해진다.

이 책은 그렇게 함께 대화하듯 읽어나가게 된다. 에피소드 하나에 내 기억 하나, 같은 듯 다른 기억, 다른 듯 비슷한 기억 모두 소환해 본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있는 그리움을 살짝 건드려주는 글이다.



'맞아, 나도 그거 알아!'라면서 어린 시절 즐겨 하던 부루마블 게임이나 《어깨동무》, 《보물섬》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카페에서 흐르던 음악 김승진의 '스잔'을 이야기할 때 나도 그 음악을 들었던 어느 순간을 떠올리며 접점을 찾는다. 어쩌면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엇비슷한 기억으로 우리 각자의 인생을 채워나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유쾌하고 웃음 나는 기억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뭉클해지는 감정까지 복합적으로 담고 있어서 그 흐름에 따라 빠져들어 한달음에 읽어나가게 된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안녕'은 반가운 인사이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멀어진 후 오랜만에 불러보는 그리움이기도 하다. 가슴 아픈 이별이기도 하고, 소중한 추억이기도 하며, 그 밖의 온갖 의미가 담긴 한 마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운 옛 친구 한옥집에게 건네는 인사다. 그래서 제목부터 뭉클한 무언가가 느껴졌나 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이제는 사라져버렸지만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그리운 무언가를 떠올려본다.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나는 수없이 많은 '어린 나'를 만났다. 작은 나를 찾아내서 그 아이를 한옥집 대문을 열고 들여보냈다. 눈을 감고 있으면 저절로 그 아이가 집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다. 하나하나 문을 열고, 빼꼼히 쳐다보고, 대문 밖을 나와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아이가 가는 길은 나의 기억이 되었고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때론 눈을 감고 있어도 눈물이 났고, 눈을 뜨고 있어도 그곳이 보였다. (308쪽)

아무래도 오늘 밤은 나도 어린 시절의 나를 불러내보아야겠다. 생생한 듯했지만 막상 떠올리자면 까마득히 아련해지는 기억을 붙잡고, 그 시절 내 마음을 끄집어내보아야겠다. 긴긴 여행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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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피러시 - 미디어 제국을 무너뜨린 보이지 않는 손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박홍경 옮김 / 책세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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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가 가짜고 무엇이 진짜인지 도통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에 더욱 솔깃했을 것이다. 정작 전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과 미디어 업체 '고커'에 대해서도, 그들의 치열한 법정 다툼이라는 것도 금시초문이지만, 내 관심을 끈 것은 이 이야기에서부터였다.

음모론이 횡행하지만 그것이 진짜 음모인 경우는 흔치 않다. 실존하는 음모의 내막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차치하고 발각되는 일도 매우 드물다. 이 책은 그 드문 예에 속한다. 2007년, 고커 미디어가 운영하는 블로그 '밸리왜그'에 억만장자 피터 틸이 게이임을 폭로하는 짧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로부터 약 10년 후, 고커는 플로리다 법정에서 헐크 호건에게 1억 4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고 파산 신청을 한다. 언뜻 보기에 무관한 듯한 두 사건은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까? (책날개 중에서)

왜 그랬을까, 무엇 때문이었을까. 거기에서부터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리고 두 사건이 어떻게 연관이 되어있는지도 궁금했고, 여러모로 이 책을 읽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 배후에 존재하는 놀라운 진실이 궁금해져서 이 책 《컨스피러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라이언 홀리데이. 베스트셀러 《나는 미디어 조작자다》, 《돌파력》, 《에고라는 적》을 비롯해 마케팅, 문화, 인간의 조건에 관한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홍보 회사 브래스 체크를 설립해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것은 '음모conspiracy'에 대한 책이자 백만장자의 본보기가 되기 시작한 억만장자의 이야기다. 순식간에 잊혀진, 누군가 생각없이 저지른 잔인한 죄를 벌하고자 일생의 역작을 무너뜨린 이야기다. 이 책은 논란을 일으키고 오랫동안 두려움과 흥미를 자극해온 음모와 그 방법을 담았다. (6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계획'에는 1장 '자극적인 사건', 2장 '행동 결정', 3장 '음모를 향하다', 4장 '팀을 모으다', 5장 '뒷문을 찾아서', 6장 '심장을 도려내다', 7장 '칼을 쥐다', 2부 '실행'에는 8장 '후퇴를 준비하다', 9장 '적을 알라', 10장 '비밀의 힘', 11장 '혼란과 무질서의 씨앗을 심다', 12장 '서로를 묶는 연대', 13장 '시험대에 오른 신뢰', 14장 '누가 더 원하는가', 3부 '여파'에는 15장 '마음을 얻기 위한 전쟁', 16장 '여진을 관리하다', 17장 '청산의 기술', 18장 '언제나 의도치 않은 결과가 생긴다'가 수록되어 있다.

시작부터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뉴욕에 있는 피터 틸의 아파트에는 억만장자 집에 걸맞는 천장까지 닿는 거대한 책장은 없지만, 거의 모든 탁자에 다양한 높이로 책이 가지런히 쌓여있다. 아치형 창문으로 유니언 스퀘어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주방 근처 책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책등이 하얀 작은 책이 있는데,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덜 알려진 책으로, 2000년 전 숨진 로마 역사학자의 저서를 약 150장에 걸쳐 사색하고 분석한 500년 전의 작품 《로마사 논고》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관련이 없지만 3권 6장에 나오는 '음모'를 주목하고자 한다. 거기에는 강력한 적에 맞서 힘을 키우는 방법, 독재를 끝내는 방법, 해를 입히려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장면이 머릿속에 그림 그려지듯이 펼쳐지면서 몰입하게 된다. 자세히 묘사된 글의 장점은 책을 읽는 사람이 자신만의 영화를 머릿속에 그려낸다는 것이다. 즉 머릿속에 장면을 띄우며 읽어나가기 때문에 그 영상미 덕분에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마키아벨리 이야기가 나와서 더욱 글을 풍성하게 해준다. 역사적으로 오가며,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이야기를 섞어가며, 전체적인 이야기를 잘 요리하고 있다. 요리 이야기가 나왔으니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갖가지 재료를 풍성하게 하고 조미료도 쳐가면서 실감 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마키아벨리 이야기는 감칠맛을 담당하는 '그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앞부분에서 저자는 우리는 음모가 매우 많지 않은, 꽤나 적은 세상에 사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름 음모와 음모론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중에 설명을 보고서야 짐작했다. '과거에는 폭탄을 던졌다면 이제는 성질을 부리거나 트윗을 날릴 뿐이다.(379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에 대해 여전히 무기력하며 좋은 놈이 끝내 이기고야 말리라는 순진한 확신을 품고 있다. 위험하고 모순적이며 비합리적인 태도다. 다른 세상을 꿈꾼다면 그렇게 만들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며 생각하기도 싫은 일을 해야만 할 수도 있다. (384쪽)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랄까. 내가 보는 세상과 내가 믿는 세상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처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들었다면, 읽어나가면서 점점 묵직한 기운이 느껴질 것이다. 어쩌면 내가 사는 사회는 내가 믿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할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 대해, 음모에 대해, 진실에 대해, 그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달그락달그락 마음이 무척이나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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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 -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말이 없습니다
홍지원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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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세요?" 대뜸 초면에 나이부터 묻는 사람이 있다. "결혼하셨어요?" 그런 질문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결혼을 했는지, 이혼을 했는지, 사별을 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뜸 그런 질문을 하면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본 걸까? 그리고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정말로 궁금해서 질문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게 이름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인지도 말이다. 거기서부터 나름 할 말이 많아진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목을 들으며 내 마음이 그 마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표지의 코끼리 뒷모습이 너무나도 남 같지 않은 느낌이어서랄까. 딱 느낌이 와닿았다. 역시 책은 제목과 표지 그림이 첫인상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내용은 그 뒤의 문제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제목 선정과 표지 그림에 엄청나게 고심하나 보다. 어쨌든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을 싫어하는 입장에서 사이다 같은 느낌의 글이 담겨있으리라 생각하며 이 책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슬로스타터 홍지원 작가가 말하는 <남의 속도가 아닌 나의 속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다.

이 책은 3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나랑'에는 1부 '어떤 결정을 했든 당신이 옳다', 2부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 챕터 2 '너랑'에는 3부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것뿐이에요', 챕터 3 '사랑'에는 4부 '미워하다가 그렇게 또 그리워해', 5부 '매번 기다리는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가 담겨 있다.

제목을 보고 에세이나 심리 서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보고 혹시 시집인가 생각했다. 이런 두께와 크기의 책이면서 이런 제목에 시라니.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니다. 에세이로 분류되어 있다. 글이 짧아서 그렇지 읽다 보면 짤막하게 쓴 에세이가 맞다.

가끔 사람들은 무례한 질문을 요구한다

가족이나 친구는 괜찮지만,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무턱대고 개인적인 것을 물어보면 묵비권을 행사하고 싶어진다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말을 해줄 수가 없는데요" 암묵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51쪽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 중에서)

그런 사람들 많다. 그냥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고 뭐라도 대화하고 싶어서 생각 없이 던지는 말이고,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질문이고, 어차피 그들은 답변을 들어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한 그 상황들을 숱하게 맞닥뜨리다 보니 나름 애써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부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삶에 대한 모든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무례하게 함부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그 누구도 평가할 생각이 없고,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평가받기를 사양한다"라고. (책 뒤표지 중에서)

원하지 않을 때 "나를 위한다는" 조언을 수차례 들어왔다. 참고 억누르는 것이 때로는 버거웠다. 그래서 그런 조언들에서 자유로운 요즘은 속이 뻥 뚫린 기분이다. 조언은 요청할 때 해야 된다는 것, 그런데 그걸 나도 잘 알면서도 가끔은 나도 모르게 조언해 주고 싶은 일이 보인다. 인생은 그렇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진행되나 보다. 그래도 최소한 대놓고 무례한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이 책을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글도 짧고 책도 얇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북적북적 시끄러워진다. 그냥 털어내자.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책을 읽으며 때로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 때로는 내 마음을 하소연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럴 때 있지 않은가. 누군가 툭 한마디 건드려주었을 때 나도 모르게 내 속 이야기를 하면서 주르륵 눈물까지 흘리게 되는 그런 것 말이다. 힘든 마음을 알아주는 듯해서, 그 마음을 위로해 주는 듯해서, 그런 시간이 위로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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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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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다.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이라는 점에서였다. 전 세계 1천 6백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거기에 더해 '이 우울한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유쾌함을 안겨 주는 소설'이라는 라이니셰포스트의 추천사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끌어올려 주었다.

교활한 미술품 거래인에 의해 사자 앞에 버려진 아들과 모든 것을 빼앗긴 아내.

두 사람 앞에 나타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하는데…….

사바나와 스톡홀름을 넘나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복수의 대장정! (책 뒤표지 중에서)

요나스 요나손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이 설명만을 읽어본 후 본격적으로 이 책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어느 날 기상천외한 소설을 들고 나타나, 인구 천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20만 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요나스 요나손. 그는 1961년 스웨덴 벡셰에서 태어났다. 1996년 OTW라는 미디어 회사를 설립해 성공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나 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망치고 있다는 의사의 말에 돌연 회사를 매각하고 20여 년간 일해 온 업계를 떠났다. 요나손은 스위스로 이주한 뒤 오랫동안 구상해 온 소설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1천만 부가 넘게 판매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다. 2020년 발표한 다섯 번째 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엉망진창인 세상에 시원하게 한 방 먹이는 이들의 모험담을 그린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과 유쾌한 풍자가 돋보이는 요나손의 소설 4종은 전 세계에서 1천 6백만 부 이상 팔렸다. 현재 그는 스웨덴의 섬 고틀란드에 정착해 가족과 함께 닭을 키우며 목가적인 삶을 살고 있다. (책날개 발췌)



법을 어기지 않고 복수할 필요가 있으십니까?

우리가 해결해드립니다!

교활한 미술품 거래인에 의해 사자 앞에 버려진 아들과 모든 것을 빼앗긴 아내. 두 사람 앞에 나타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하는데……. 사바나와 스톡홀름을 넘나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복수의 대장정! (책 뒤표지 중에서)

솔직히 프롤로그와 1부의 시작까지 읽었을 때에는 이게 뭔가 싶었다. '닥터 올레 음바티안의 대를 이은 것은 대(大) 올레 음바티안이었다. 그의 장남도 자라나 부친과 조부의 일을 이어받았으니, 이이가 소(小) 올레 음바티안이었다. 이 이야기는 바로 이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13쪽)'라는 이야기까지만 읽고 덮어둔 후 이 책을 한참동안 묵혀두고 말았다.

하지만 다시 꺼내 읽어나가게 된 것은 역시 요나스 요나손이라는 작가의 이름과 이 책 제목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도 나는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나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도 마찬가지로 책의 두께와 분량에 부담스러워하면서 한참을 묵혀두었다가 나중에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경우에는 이 책을 읽기 위해 워밍업이 상당히 필요했음을 밝힌다. 그리고 대략의 스토리를 알고 읽기 시작하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사는 빅토르는 교활하고 위선적인 미술품 거래인으로, 비열한 방법으로 아내의 재산을 빼앗고 이혼한다. 또 창녀와의 관계에서 낳은 아들 케빈을 죽이려고 케냐 사바나에 데리고 가서 버린다. 케빈은 원주민 치유사 올레 음바티안의 구조를 받아 마사이 전사로 거듭난다. 하지만 성인식에 할례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에 기겁하여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온다. 우연히 빅토르의 전 아내 옌뉘를 만나게 된 케빈.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복수를 꿈꾸는데, 이들 앞에 나타난 것은 복수를 대행하는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CEO 후고다. 후고는 양아들을 찾아 케냐에서 스웨덴으로 건너온 올레 음바티안과 함께 두 사람을 위한 복수를 계획한다. (출판사 책소개 중에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회사 이름은 이렇게 붙일 거였다. 후고는 선전 문구를 다듬는 작업에 들어갔다.

누군가에게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법을 어기지 않고 복수할 필요가 있으십니까? 우리가 해결해 드립니다! 시간당 1천 2백 크로나! 만일 우리가 고객의 명예 보호를 위해 입을 다물 필요가 없다면, 전 세계 수천 명의 만족하신 고객이 우리의 퀄리티를 보증해드릴 것입니다.

<수천 명의 만족하신 고객> 부분은 물론 사실이 아니었다. 아직은 말이다. 하지만 가능했다. (126쪽)

첫 번째 마케팅 작업을 시작한지 며칠도 안 되어, 후고는 12개국 80명으로부터 전화와 이메일을 받았는데, 대부분은 완전히 미친 내용들이었다는 것이다. 세 사람은 자신의 장모를 죽이고 싶어 했고, 한 사람은 알바니아를 정복하는 데 도움이 필요했으며, 또 한 사람은 자신의 악마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에 깊이 빠져있었고, 어떤 이들은 수임료 흥정을 시도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소설이어서 가능하다. 소설이어서 이 상황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요나스 요나손의 필력을 느낀다. 그리고 약간의 껄끄러운 그 무언가에 대한 느낌은 옮긴이가 규정지어준다. 그래, 그거다.

의료 사업은 백 퍼센트 양심적이지 못하며, 예술 역시 조금은 사기이다. 하지만 세상은 완전히 순수하지도 못하며 어느 정도는 악하고 모순되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는 것, 이게 요나손이 세상을 보는 본질적인 시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섣부르거나 거짓된 환상을 심어 주는 여타 소설들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진실되게 다가온다. 이 혼탁한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양심에 최대한 귀 기울이고 또한 <유쾌한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 이게 바로 사바나의 현인 올레 음바티안이 그리고 스웨덴의 괴짜 소설가 요나손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515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기발하다. 혹시 두껍다고 읽기를 망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읽다 보면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에 푹 빠져들게 되니 말이다. 앞부분이 낯설다고 나처럼 '혹시 이번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거 아닌가?'라고 섣불리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은 흥미로운 제목, 탄탄한 스토리, 맛깔나는 문장, 이 세 가지 요소가 잘 갖춰졌는데, 이번 책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독자의 시선을 집중하며 끌고 가는 필력이 있다. 다음 작품을 읽을 때에는 이 느낌을 잊지 말고 곧바로 작품에 빠져드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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