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임수진. 20대의 짧은 시간을 국어교사로 보내다 미국에 왔다. 이방인으로 10여 년을 살며 그리운 것들이 많아졌다. 마음속의 샘이 마를 때까지 글을 쓸 생각이다. (책날개 중에서)
그 순간 나는 깨달았던 것 같다. 그리움을 글로 쓰면 마음에 위로가 된다는 것을. 글로 쏟아낸 그리움은 아픔도 아름답게 한다는 것을. 그래서 다른 이들이 미래를 바라보고 내일을 준비할 때, 나는 옛 시절을 그리워하고 어제를 그리워하며 '추억'이 되어버릴 지금을 그리워한다. 그 안에서 힘을 얻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는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이야기를 글로 쓴다. 나는 오늘도 '그리움의 작가'가 되기를 바란다. (25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추천사 '문장은 잔인하다_나태주 시인', 프롤로그 '그 시절 내가 가장 사랑했던 친구에게'를 시작으로, 1장 '한옥집의 세계로', 2장 '한옥집은 그네들과 함께 꾸던 꿈이다', 3장 '한옥집을 나와 거리에 서다', 4장 '한옥집이 써 내려간 이야기'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유년의 꿈과 환상 가운데 행복했던 시간들'로 마무리된다.
두고 온 삶을 뒤로 하고 이방인의 삶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그저 이대로도 괜찮다 싶던 어느 날, 병이 도졌다. 아니 중병이 시작됐다. 가슴이 먹먹한 병. 그리운 게 많아서 죽을 것 같은 병. 보고픈 이들이 많아서 마음이 터질 것 같은 병. 코로나 때문에 마음대로 오갈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는 이 먼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하나,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글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이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 했다. 그 시절 내가 사랑했던 친구, 나의 한옥집에 대해.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24쪽)
이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 그리움은 글로 쓰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겠구나.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그리움의 병이 전염된다. 전혀 다른 어린 시절의 기억임에도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추억에 젖어드는 걸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