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피지영. 평범한 문과형 직장인이다. 우연히 미술 강연을 영상으로 보던 중 머릿속에 번개가 쳐서 3년 동안 미술 관련 서적 1,000권을 독파하고 서양 미술 도슨트가 되었다. 미술이 주는 감동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 퇴근 후와 주말에 서양 미술 강의를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취)
저자는 평범한 문과형 직장인이다가 휴직계를 내고 작품을 직접 보겠다며 유럽에 다녀왔고, 미술 관련 서적을 독파하며 서양 미술 도슨트가 된 병원계 도슨트라고 한다. 병원 홍보팀에 근무하며 틈틈이 서양 미술 도슨트로도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말은 그림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설명을 해줄 거라는 기대감을 준다. 그 기대감은 첫 문장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글을 보면 쉽게 설명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고흐의 '임파스토', 카날레토의 '베두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콘트라포스토'라고 하면 미술을 접한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대신 '떡칠', '인증 샷', '얼짱 각도'라고 촌스럽게 말해주면 한결 쉽게 받아들인다. (4쪽)
그런데 문과출신이라는 것과 저자 이름을 보았을 때 강단있는 여성을 생각했던 나에게는 친한 형과 아내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살짝 충격이었다. 호기심에 검색도 해보았다.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며 깨야 할 고정관념은 정말 많다. 반에 몇 명씩 있던 여자아이들의 이름을 남자 이름으로 접한 건 처음이다. 덕분에 저자의 이름을 한 번에 기억하게 되었고 잊을 수도 없겠다. 그만큼 책도 강렬했고 인상적인 책으로 남을 것이다.
먼저 목차를 살펴보면 궁금한 글들이 눈에 들어온다. '인증 샷, 근대 유럽 초기부터 유행하다', '대문호 스탕달을 주저앉힌 그림 한 편', 보석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벽지보다 못한 그림이 서양 미술사를 전복하다', '공모전 낙선자가 해결한 120년 난제', '르네상스 대표작에 새겨 넣은 영원한 사랑의 표시', '르네상스 회화의 창시자가 핼리 혜성을 발견했다고?', '공익광고, 18세기 영국에 있었다!', '단란한 식탁에 해골이?', '뒤로 물러서 그림을 보세요, 놀라운 마법이 펼쳐집니다' 등의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먼저 찾아보아도 좋겠고 순서대로 읽어보아도 무방하겠다.
먼저 '인증 샷, 근대 유럽 초기부터 유행하다'를 보자.
그랜드 투어가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이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 터. 귀족 자녀들은 이탈리아의 화려한 경관과 오래된 유적 앞에서 포즈를 취했고, 화가들은 그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 특히 이색적인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인증 그림'이 유행했다. 화가는 아름다운 물의 도시가 잘 나오게 그렸다. 물론 주인공의 모습이 잘 보이도록 배치했다. 이런 형태의 풍경화를 '베두타'라고 했다. (15쪽)
요즘 들어서야 인증샷이 유행한 줄 알았는데,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인증 그림까지 있었다니, 그리고 그런 형태를 '베두타'라고 한다고 하니 진짜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흥미로운 소재로 다들 재미있게 듣겠다. 로마 캄파냐 지방을 배경으로 한 유명한 괴테의 초상화도 그런 식으로 그려진 것이고, 나폴레옹 역시 전쟁에 나설 때면 반드시 전속 화가를 데리고 다녔다고 하니, 첫 이야기부터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이야기 대방출이다. 이렇게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