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렵다. 세상 일, 믿고자 하면 다 그럴듯하고,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없고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아마 이 책의 '들어가기'를 읽고 나면, '어, 그래? 정말?'이라는 수많은 물음표를 내뱉으며 이 책에 집중할 것이다.
이 책은 2017년 2월, NBA 올스타 경기를 이틀 앞두고 슈퍼스타 카이리 어빙이 팟캐스트에서 흥미로운 주장을 펼쳤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주장은 바로 지구는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지구가 둥글다고 배웠지만, 여행할 때 우리 시야에 들어오는 경관, 우리가 움직이는 모습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게 의아하다는 것이다. 모든 행성이 우리 머리 위에 있는데도, 정말 일정 주기에 맞춰 태양 주위를 돌며 일렬로 늘어선다는 게 이론적으로 맞냐는 거다. 솔직히 여기까지 읽었을 때에는 '이게 뭐지?' 싶었다.
그런데 들으면 어이없는 이야기도 많지만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거짓도 많다. 이 부분을 읽으면 아마 '정말 이것도?'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진실이 아닌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 어디 어빙뿐이겠는가. 아폴로 우주비행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달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개의 나이는 품종과 몸집에 따라 다른데도(7년 후 세인트 버나드는 54세지만 말티즈는 44세에 불과하다) 인간 나이 1년이 개의 나이 7년과 맞먹는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인간이 모자를 쓰지 않고 외출했을 때 체온이 떨어지는 정도는 바지를 입지 않았을 때와 같다고 전문가들이 입증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온이 머리를 통해 가장 빨리 빠져나간다고 믿는다. 설탕이 과잉행동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거의 모든 실험 결과가 말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설탕을 먹이면 과잉행동이 유발된다는 주장 역시 끊이지 않는다. 또 전문가들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는데도 비타민 C가 감기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믿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13쪽)
나도 사실 책을 읽다가 우리가 흔히 믿는 것 중에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읽고는 해당 지식을 정정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다시 신념처럼 믿는 지식이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헷갈리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 책 '들어가며'부터 달그락달그락 내 안에서 떠드는 소리가 가득 들렸다. 사실 세상 살면서 무엇이 음모이며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이 안되는 일이 많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 이 책을 읽으며 개소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나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책의 저자는 매일같이 계속 개소리를 연구해왔으니 그것부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이 복잡하게 빙빙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