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30만 부 기념 ‘겨울 미술관’ 에디션)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겨울 미술관 에디션)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방구석 미술관 2》이다. 2권은 한국 현대미술에 대해 다룬다. 이제 방구석에서 20세기 한국미술의 거장들도 만날 수 있다니 신나는 일 아니겠는가.

한 사람의 삶이 미술을 낳는다는 통찰을 담은 《방구석 미술관》. 이번에는 한국 현대미술가의 삶에서 나온 예술을 이야기합니다. (7쪽)

게다가 이렇게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 두 권이 한꺼번에 겨울 에디션으로 나와서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방구석 미술관 1권에 이어 2권을 읽으며 방구석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에 빠져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에 실린 한국 현대화가들은 다음과 같다.

원조 사랑꾼 소의 화가 이중섭, 한국 최초의 여성화가 나혜석,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 이응노, 추상미술의 선구자 사업 천재 유영국, '심플'을 추구한 반 고흐급 외골수 장욱진,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김환기, 서민을 친근하게 국민화가 박수근, 독보적 여인상을 그린 화가 천경자,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돌조각을 예술로 모노파 대표 미술가 이우환.



이 책의 저자는 조원재. 2018년 《방구석 미술관》을 출간하여 수많은 미술 햇병아리들을 미술의 즐거움에 입문시키며 현재까지 예술 분야 독보적 1위, 최장 기간 예술 베스트셀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술술 읽히는 미술책으로 많은 사람들을 미술에 홀리게 만들었던 그가 이번에는 '한국미술'을 들고 왔다. "반 고흐는 아는데 왜 김환기는 모를까요?"라는 뼈아픈 질문을 던지며,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스토리텔링으로 보면 볼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한국 현대미술의 매력을 생생히 전한다. (책날개 발췌)

이제는 좀 알고 싶은데 알기 어려운 한국 현대미술. 그 시작을 돕기 위해 이 책은 쓰였습니다.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1세기 동안 한국 현대미술은 어땠는지, 그 흐름의 맥을 짚어 보여주고자 한국태생 미술가 10명을 방구석에 모셨습니다. 그들과 함께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수다 떠는 중에 '한국의 예술'이 '세계의 예술'로 확장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6쪽)

이 책에는 10명의 한국 미술가에 대해 실려있다. 이 책 역시 목차만 보아도 궁금한 것 투성이가 되며, 얼른 답을 보고 싶은 질문들이 보였지만, 특히 한국의 미술가에 대해서는 더 모르는 것이 많아서 그냥 이 책은 순서대로 읽으며 작가의 이야기에 따라가보기로 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화가는 이중섭이다. '소'하면 떠오르는 국민화가 이중섭. 그런데 시작부터 제목이 이렇다. '사실 그에겐 두 개의 사랑이 있었다?'

읽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낚였다고. 그런데 이렇게 낚이는 것 정말 좋다. 기꺼이 낚이겠'소'. 흥미진진하게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중섭이 사랑하는 것은 소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를 그리던 스물 셋 중섭은 야마모토 마사코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문화학원 선후배 사이였던 둘은 그렇게 캠퍼스커플이 되죠. 조선 남자와 일본 여자의 만남이라. 당시 분명 쉽지 않을 만남이었을 텐데요. 그만큼 둘의 사랑은 뜨거웠습니다. 1940년부터 1943년까지 3년간 꾸준히 엽서에 그림을 그려 애정 공세를 펼치는 중섭. 사랑으로 활활 타올랐을 1941년에는 무려 80여 통을 그려 보냅니다. 거의 4~5일에 한 번씩 엽서에 그림을 그려 마사코에게 보낸 꼴이죠. 마음속에서 매일 다르게 꽃피는 사랑의 모양을 그려낸 엽서화. 그만큼 각각의 엽서화마다 색다른 사랑의 감정이 피어오릅니다. 마사코 역시 그랬겠죠? 문자가 아닌 그림으로 전하는 사랑이라니, 참 로맨틱합니다. 중섭은 예술에서나 사랑에서나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던 열정가였습니다. (22쪽)

달달하고 애틋하고 안타깝고…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것은 그의 작품만이 아니라 인생이 담겨있어서 가능하리라. 그 이야기가 이 책에 펼쳐지니 폭풍처럼 몰입해서 읽어나간다.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방구석 미술관은 작가의 작품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자체의 인생 또한 하나의 작품으로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런 인생에서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인과성 같은 것이 느껴지면서, 10명의 예술가를 10편의 작품으로 만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 정말 흥미롭다. 단지 한 권의 책인데, 그저 책 속의 인쇄된 활자에 불과한데, 펼쳐들어 읽어나가니 책 속의 활자들이 꿈틀꿈틀 움직이며 파바박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만큼 생생하게 이 책 속의 예술가들과 작품이 살아 숨 쉬며 내 앞에 떡 하니 나타나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이름만 알아도 상관없고, 이름도 잘 몰라도 괜찮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제대로 짚어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한국 미술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롭다니, 이건 내가 직접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더라도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제목도, 그에 부합하는 내용도, 모두 독자를 흥미롭게 한다. 혹시 '나 미술 잘 모르고 그냥 그래'라고 생각한다면, 일단 그 말 하기 전에 이 책부터 읽어보시라. 막 흥미가 느껴지고 궁금하고 새롭게 보이고 그럴 것이다. '나 그동안 잘 몰랐는데 미술에 흥미 있나봐.'로 이야기가 바뀔 것이다.

그런 두근두근한 감정을 선사해준 책이어서 페이지가 줄어들며 아쉬움마저 느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설레게 해준 미술책, '방구석 미술관'이니, 특히 요즘처럼 미술관에 직접 가기 힘든 때라면 더더욱 이 책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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