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 책의 서문을 읽다가 뭉클해졌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서로의 날개를 부러뜨리고 나는 것을 방해하며 악을 쓰고 달려들고 있는 우리에게, 각자에게 적합한 날개를 기도하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한참을 생각에 잠긴다.
너도 나도, 그리고 생각이 달라서 이해하기 힘들다 하더라도 우리 모두 각자 자신에 맞게 잘 날아보자. 나도 함께 기원해 본다.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우리에게 날 수 있는 날개를 주소서.
……
덕담이 아니라 날개를 주십시오.
비상非常에는 비상飛翔을 해야 합니다.
독기 서린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 지친 서민들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든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주시고
진흙 바닥에 처박힌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주소서.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천년학의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가는 가족에게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주소서.
(서문 「날게 하소서」 중에서)
완성된 지 14년 만에 다시 꺼내 시대의 염원을 담아 해설을 단 시 <날게 하소서>를 서문으로 하고, 총 열세 가지 이야기를 더해 이 책이 출간되었다.
사고가 틀 속에 갇혀 있음을 깨달으려면 남이 도와줘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목적으로 쓰인 글이다. 벽을 넘는 방법, 360도 열린 초원에서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어두운 지하 갱으로 들어가 남들이 지금껏 보지 못한 빛의 원석을 캐내는 연장. 그런 일을 돕기 위해서 이 작은 책을 엮게 된 것이다. 그래서 책 이름도 그냥 '생각'이라고 달았었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생각이라는 단어의 앞과 뒤에 여러 가지 말들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고의 자유'가 아니겠는가. (32쪽)
이 책은 총 열세 장으로 구성된다. think 하나에서 열셋까지로 나뉜다. think 하나 '흙과 디지털이 하나되는 세상', think 둘 '종소리처럼 생각이 울려왔으면', think 셋 '우물에 빠진 당나귀처럼', think 넷 '뽀빠이와 낙타의 신화', think 다섯 '벽을 넘는 두 가지 방법', think 여섯 '세 마리 쥐의 변신', think 일곱 '미키마우스의 신발', think 여덟 '만리장성과 로마가도', think 아홉 '당신은 정말 거북선을 아는가', think 열 '국물 문화의 포스트모던적 발상', think 열하나 '전통 물건에 담긴 한국인 생각', think 열둘 '김치, 맛의 교향곡', think 열셋 선비 생각이 상商과 만나다'로 나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