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수집가 정신과 의사선생님의 단어집이다. 마음 사전이라고도 한다. 이름을 무어라 규정하든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단어가 그냥 사전 상의 단어일지라도 저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탄생되는 것이다.
차례에 보면 단어들은 평범하고 사소하기까지 하다. 가로수, 가장자리, 가해자, 감각, 거리, 겸손, 고립 등등으로 진행되며 커피, 코골이, 타조, 폭류, 표면, 프랙털, 피어나다, 피칭, 환상, 흉내로 마무리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단어에 대한 글들이 통통 튀어나와 살아 숨 쉰다. 활어다. 큰 물고기, 작은 물고기, 각종 물고기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며 눈앞에 펼쳐진다.
단어마다 길지 않으면서 짤막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때로는 지적이고, 때로는 인간적이고, 때로는 큭큭 웃기도 하며 읽어나갈 수 있으니, 정신과 의사의 단어집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