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 세상의 모든 소리에 귀 기울여 나를 바꾸는 법
줄리아 캐머런 지음, 이상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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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다. 그러고 보면 나도 한때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며 고요하게 내 안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런 시간을 가져본지 꽤 오래되었다는 소리이긴 하다.

이 책의 저자는 나의 안과 밖의 소리를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티스트 웨이'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는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줄리아 캐머런. 30년 넘게 전 세계에서 '아티스트 웨이'라는 창조성 워크숍을 진행해온 강연자다. 소설가이자 시인, 영화감독, 작곡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아티스트'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예술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내면의 창조성을 발휘하여 삶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왔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독자들이 더 주의 깊게, 더 풍부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무언가를 들을 때 우리는 집중하며 집중은 항상 치유라는 선물을 안겨준다. 듣는 것은 통찰, 명료함, 즐거움을 선사하며 시선보다 더 멀리 내다보게 해준다. 그리고 우리를 서로 연결해준다. 이제 6주 동안 한 주에 한 단계씩 듣는 영역을 확장하는 수업을 시작할 것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듣는 능력이 금방 향상되고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12쪽)

이 책은 WEEK 0부터 WEEK 6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세상의 소리를 다정하게 들어보기로 했다'를 시작으로, WEEK 0 '듣기 습관을 위한 세 가지 도구', WEEK 1 '주변의 모든 소리를 듣고 느끼는 법', WEEK 2 '타인의 말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 법', WEEK 3 '머리의 소리보다 마음의 소리를 먼저 듣는 법', WEEK 4 '소중한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법', WEEK 5 '마음속 영웅에게 지혜를 구하는 법', WEEK 6 '고요함에 귀를 기울이는 법'으로 이어지며, 맺음말 '듣기 습관으로 누구나 자기 삶의 아티스트가 된다'로 마무리된다.

먼저 저자는 매일 모닝 페이지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모닝 페이지는 매일 잠에서 깨자마자 의식의 흐름을 종이 세 장에 기록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최고의 듣기 방법이라는 것이다. 무엇이든 쓸 수 있는데, 모닝 페이지는 의식의 구석구석을 쓸어주는 작은 먼지 솔과 같으니, 이 책을 읽으면 처음부터 '이 정도는 나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명상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이 명상이기 때문이다.

모닝 페이지는 명상의 한 형태다. 의식 속을 오가는 '생각 구름'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를 행동으로 이끈다는 면에서 다른 명상과 차이가 난다. 걱정을 날려버리는 데 그치는 명상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걱정을 기록하고 그 과정에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모닝 페이지는 우리를 행동하게 만들고 위험을 감수하게 한다. (27쪽)



모닝 페이지에 대해 호감이 생기면 그다음 미션에 대해서도 관심이 간다. 아티스트 데이트, 걷기 등등 그다음 단계도 실행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1주 차부터 시작해보면 된다.

이 책은 조금씩 천천히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아니, 저자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한 단계를 시행해보고 익숙해지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서 점차 확장시키면 되겠다.



이 책은 6주 과정으로 듣기 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모닝 페이지, 아티스트 데이트, 걷기 등 6주 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갖추어 둘 나만의 루틴을 만들며 시작하고, 주변의 모든 소리를 듣고 느끼는 법, 타인의 말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 법, 머리의 소리보다 마음의 소리를 먼저 듣는 법, 소중한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법, 마음속 영웅에게 지혜를 구하는 법, 고요함에 귀를 기울이는 법 등을 차례차례 배워나갈 수 있다.

저자가 이미 《아티스트 웨이》를 출간한지 30년이 지났고, 이 책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은 그 책의 실천편으로 귀 기울여 잘 듣는 방법을 하나씩 안내해주고 있으니, 접근성이 뛰어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천에 옮기기에 용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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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전
산제이 굽타 지음, 박은영 옮김, 이재갑 감수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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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CNN 수석 의학 전문 기자 산제이 굽타 박사가 알려주는 코로나19의 모든 것'이라고 하여 관심이 갔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창궐하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어리둥절하던 차에 이 책이 시기에 맞게 나에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건강 저널리스트인 산제이 굽타 박사는 세계 최고의 공중 보건 전문가 및 과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것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이며, 다음 팬데믹을 대비하고 방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 뒤표지 중에서)

지금이야말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준 교훈을 짚어보고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여 이 책 『코로나19 세계 대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산제이 굽타. 의학박사이자 에미상 수상에 빛나는 CNN의학전문기자이며, 현재 에모리 의과 대학의 신경외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날개 발췌)

우리는 힘든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랬듯 전쟁은 무한한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준다. 사회의 균열과 결함을 알아차리게 하고, 파손된 곳을 개선해야 할 긴급한 이유를 제공해준다. 또 실패에 맞서 싸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코로나19로 발발된 세계 대전은 지배구조, 경영 방식, 사회 관계, 여행, 소비 생활, 교육, 종교, 직업 의식을 바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고, 사회화, 사회적 소통, 육아, 돌봄 방식을 뒤바꿔놓을 것이다. 농업에서부터 동물 보호, 도시 디자인, 정보 기술에 이르기까지 어떤 산업도 팬데믹에서 비롯된 변화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35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비상, 인류에게 심각한 문제 발생!'에는 1장 '부검', 2장 '다발성 장기 부전', 3장 '뱀', 4장 '소', 2부 '팬데믹은 P.R.O.O.F.되는 중'에는 5장 '미리 계획해라', 6장 '뇌 속의 위험을 재고하고 재구성해라', 7장 '건강 상태를 최적화해라', 8장 '가족 생활을 체계화해라', 9장 '미래를 위해 싸워라'가 수록되어 있다.



백신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의사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종종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와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한다. 그는 당연히 환자들이나 가족들에게도 똑같이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팬데믹에도 주어진 정보를 숙지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자기 자신부터 백신을 맞고 부모님에게 권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다음으로는 딸들의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마자 아이들도 백신을 맞혔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이 자신을 보호할 뿐 아니라 전체적인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주었다고 하는데, 특히 181쪽부터 '백신에 관한 속설과 진실 10가지'를 정리해주니 짚어보면 유용할 것이다. 백신이 불임이나 암,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거나, 백신에 의심스러운 물질이 포함돼 있어서 사람을 감시하거나 통제, 심지어는 좀비로 만들어버린다는 속설도 있으니, 10가지 근거 없는 속설에 대한 답변을 하나씩 짚어보면 좋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2부 팬데믹 프루프, 즉 팬데믹 방어 상태로 만드는 일이다. 이 계획은 P.R.O.O.F. 머리글자로 정리된다고 한다.

P: 미리 '계획'한다. 다시는 방심하다가 허를 찔려선 안 된다.

R: 위험을 '재고'하고 '재구성'한다. 불확실성을 산정해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처한다.

O: 건강 상태를 '최적화'한다. 팬데믹 방어를 위해 신체를 단련한다.

O: 가족생활을 '체계화'한다. 일상을 새롭게 (조금씩 바꿔가며) 사는 법을 배운다.

F: 미래를 위해 '투쟁'한다. 우리의 건강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과 연결돼 있다. (198쪽)

2부에는 프루프의 머리글자 하나하나가 본격적으로 상세하게 설명되니, 하나씩 짚어보면서 팬데믹에 방어하는 마음가짐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례가 담겨 있다. 이들은 용기, 인내, 낙관, 희망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또한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극적인 영향을 미친 이 질병의 범위도 보여준다. 이를테면, 동거인에게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란성 쌍둥이 중 하나는 결국 인공호흡기를 달게 됐고, 나머지 하나는 그럭저럭 병을 이겨낸 사례 등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며칠 사이에 한 사람은 죽음으로 몰고 다른 한 사람은 상처 없이 두는 이 바이러스의 종잡을 수 없는 성질 때문에라도 팬데믹을 해결이 대단히 시급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 우리가 상실한 수백만 명의 생명에는 중요한 교훈이 있다. 그러니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시간을 들여 배워야 한다. (47쪽)

이 책을 통해 바라본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례는 우리들의 가장 최근의 과거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지난 시간을 훑어볼 수 있었다.

또한 더욱 몰입하여 읽은 부분은 우리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대비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되고 조금씩 엔데믹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현실에서 한 발자국 앞에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는 것이니 조목조목 짚어보며 팬데믹 이후까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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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NFT, 무엇이 문제일까? - 가상자산은 신기술인가 신기루인가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2
김승주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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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NFT에 대해 체계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시선을 집중하여 읽어나도록 도움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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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NFT, 무엇이 문제일까? - 가상자산은 신기술인가 신기루인가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2
김승주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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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아엠앤비의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 교양 12' 『암호화폐와 NFT, 무엇이 문제일까?』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주도하는 세상'은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정보일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니, 이 정도라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핵심적인 지식을 담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이 생겼다.

어떤 내용을 배울 수 있을지 궁금하여 이 책 『암호화폐와 NFT, 무엇이 문제일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승주.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학과장 및 정보보호대학원교수이다. KBS 명견만리 <초연결시대, 당신의 프라이버시를 공유하시겠습니까?>, KBS 이슈 픽 쌤과 함께 <암호화폐 명과 암>, <NFT,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블록체인,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tvN 미래수업 <당신의 미래를 훔친다! 언택트 범죄>, SBS 집사부일체 등에서의 강연으로 대중에게 친숙하며 2020년에는 최고 명강사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기도 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그간 제가 한 강연들과 틈틈이 언론에 기고한 글들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암호화폐를 맹목적으로 찬양하지도 않거니와 무턱대고 무가치하다거나 나쁜 것이라고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동작 원리가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등과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를 중립적으로, 비전공자도 최대한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1부 '암호화폐의 개요', 2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이론적 토대, 암호학', 3부 '암호화폐의 변천사', 4부 '암호화폐의 다양한 응용과 문제점', 5부 '암호화폐의 미래', 6부 '안정적 투자가치를 위해 암호화폐에 필요한 요소들'로 나뉜다. 각부의 끝에는 '꼭꼭 씹어 생각 정리하기'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이 책의 시작은 이렇다. 2008년 10월 31일 오후 2시 10분(미국 동부시간), '사이퍼펑크'라 불리는 활동가 집단의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한 편의 논문이 전송되었다는 것이다. 논문의 제목은 「비트코인: 개인과 개인 간의 전자 화폐 시스템」. 사토시 나카모토 Satoshi Nakamoto라는 미상의 작가가 쓴 9페이지 분량의 논문은 2009년 1월 그 소스 코드가 인터넷에 처음 공개됐으며, 2010년 5월 22일 라슬로 한예츠라는 프로그래머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해 처음으로 피자 2판을 구매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다. 종종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글을 통해 소통하던 사토시 나카모토는 2010년께 자취를 아주 감춰버렸고, 지금까지 그의 정체는 불명이다. 2016년에는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밝혔던 호주의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란 사람도 있었지만 여론은 부정적이며, 또 어떤 사람들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삼성(Samsung), 도시바(Toshiba), 나카미치(Nakamichi), 모토로라(Motorola) 같은 전자업계의 거물들의 약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단순히 암호화폐에 대한 이론적인 이야기를 무미건조하게 설명해놓았다면 그냥 미지근하게 읽었을 텐데, 이 책은 처음부터 시선을 확 잡아끄는 흥미로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역시 사람은 스토리에 약한 가보다.



이 책에서는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과 함께 여러 명칭에 대해 들려주며, 암호학의 기본 개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 블록체인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실 워낙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되도록이면 알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이 청소년을 위한 도서여서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정말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잘 해주었다.

책 중간중간 확 와닿도록 비유를 잘 해서 설명해주는 것에 감탄했는데, 특히 이 정도 설명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과거 암호화폐 광풍이 몰아치던 당시 필자는 다음과 같은 글을 SNS에 올린 적이 있다.

"최고의 짜장면 레시피(블록체인 기술)를 가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고객을 모으기 위해 쿠폰(비트코인)을 발급했다. 처음에는 쿠폰이 욕심나서 간 손님들이 짜장면의 맛에 감탄해 단골이 되고, 그러다 보니 그 손님은 점점 더 많은 쿠폰을 얻게 되며 중국집도 잘 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되었다. 사토시의 중국집이 이른바 '대박'이 나자 다른 음식점들도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저마다 자기만의 레시피(더 좋은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위해 매진했고 이를 팔기 위해 새로운 쿠폰(다른 종류의 암호화폐)을 만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쿠폰이 엄청난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쿠폰을 사재기하기 시작했다. 이 쿠폰이 어느 중국집 것인지, 또 짜장면 맛이 어떤지는 관심이 없었다. 광기에 빠진 사람들은 짜장면을 사먹고 쿠폰을 모으기보다 쿠폰에 프리미엄을 얹어 사고파는 데만 혈안이 돼있었으며 덩달아 특별한 레시피가 없는 음식점들까지도 쿠폰을 마구 찍어내기 시작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안 정부가 쿠폰을 규제하겠다고 나서자 좋은 레시피를 보유한 음식점이 아닌 쿠폰 거래소들이 '쿠폰과 짜장면은 불가분의 관계라서 쿠폰을 규제하면 짜장면 레시피 개발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195~196쪽)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분명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는 씨앗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의 눈물을 먹고 자라서는 곤란합니다. 이 책이 암호화폐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께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맺음말 중에서)

사실 암호화폐 관련 서적은 읽고 나서 돌아서면 내가 무얼 읽었던 것인가 멍했는데, 사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가 보다. 미국의 데이터 수집·분석 업체 카디파이가 2021년 2월 암호화폐 투자자 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3.5%가 '암호화폐 지식이 없거나 초보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투자자 중 16.9%만이 '가치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203쪽)고 한다.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이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한 이슈 중 당연히 암호화폐, 블록체인, NFT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테니,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면 좋을 것이다. 체계적이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시선을 집중하여 읽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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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공감 -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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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겸손한 공감』이다. 읽다 보면 자꾸 브레이크가 걸리는 책이 있다. 읽기 싫어서가 아니라, 읽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책 속에 담겨 있는 스토리 하나하나 호기심이 생기며, 표현한 문장 또한 마음에 스며드는 그런 느낌말이다. 이 책이 그러했다.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정신과 의사의 일과 우리네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 『겸손한 공감』을 통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며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이다. 직장인의 스트레스, 중년 여성의 우울, 마흔의 사춘기 등 한국적 특성에 기초한 세대별, 상황별 아픔에 주목하며 특히 팬데믹 이후로 변화된 정신건강 패턴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책날개 발췌)

진료라는 건 궁극적으로 환자를 위하는 행위지만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정신과 의사로서 나라는 사람이 은밀하게 성장해가는 일이기도 하다. 글을 쓰고 책으로 엮는 일의 목적은 환자들과 함께 하는 동안 벼락처럼 찾아왔던 지혜를 그분들께 되돌려 드리기 위함이다. 공짜로 얻은 보물을 혼자만 꿰차고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6~7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온 마음을 다하여 정신과 의사가 하는 일', 2장 '복잡한 일은 뒤로하고 행복해지는 법', 3장 '우울, 불안, 상처로 힘든 이들에게 전하는 말', 4장 '팬데믹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 공부'로 나뉜다. 병원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가 뭐예요?, 동화 같은 이야기의 힘, 기쁨을 찾아서, 비관주의의 매력, 행복은 그런 게 아니야, 언제나 봄일 수는 없다, 마스크 뒤에 숨은 마음, 내 방에서 출발하는 여행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는 가장 먼저 자신의 병원 이름을 왜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이라고 지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려준다.

상담하다 보면 환자의 아픔을 고스란히 함께 느끼며 묵묵히 듣고 대화 나누는 것 외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줄 방도를 달리 찾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정신과에는 명의가 따로 없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굳이 꼽자면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가능한 최대의 관심을 기울여주는 의사라면 모두가 명의일 테다. (17쪽)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일이나 생각, 환자의 일화 등을 편안하게 들려준다. 그에 더해 정신과 의사에 대한 궁금증까지 살짝 해소해주면서 이야기를 들려주니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편안하게 몰입해본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도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이들 궁금해하고, 직접 질문도 많이들 했을 것이다. 물론 수능 만점자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호기심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도 괜찮다.

"스트레스 많이 받으실 텐데 어떻게 푸세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 말은 하루 종일 우울하다는 말을 들을 텐데 아무리 전문가라도 스트레스가 쌓여 괴롭지 않느냐고 짐작하고 묻는 것일 테다. 맞다, 별 수 없이 나도 스트레스를 엄청 느낀다. 어떻게든 풀어야 버틴다.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이런 질문에 "그냥 걷고 뛰어요"라고 대답한다. (27쪽)

또한 요즘에 부쩍 늘어난 상담 주제는 "가족이나 친구를 심리적으로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방법을 알려달라"며 찾아오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거기에 대한 몇 가지 팁은 실제 생활 속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관계란 가까움과 거리두기, 연결과 차단, 마음 터놓기와 경계 지키기, 이타심과 이기심 사이를 요령껏 헤쳐나가는 일이다. 궁극적 인간관계 기술이란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다 느껴졌을 때 반대쪽으로 자세를 바꿔 균형 잡는 것일 테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극단이 세상을 값지게 만들긴 하지만 정작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중간치다"라고 했던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51쪽)

이 말도 인상적이다. 기억해두고 싶어서 적어놓는다. 인간관계가 힘들 때 꼭 떠올려야겠다. 요령껏 잘 헤쳐나가자고 말이다.

이 책은 슬슬 읽어나가다가 문득 눈을 크게 뜨고 그 표현에 마음이 한 번 더 가는 경우가 많다. 슥 읽어나가다가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어미 닭의 가슴팍 같아서 소망을 알처럼 품고 살다 보면 언젠가 부화해서 병아리가 되듯 꿈도 언젠가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일 테다.(44쪽)' 같은 문장이 나오면 한 번 더 음미해서 읽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의사의 권위적인 모습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으면서도 무언가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우울한 순간 나는 어떻게 풀지,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푼다는데 등등 메모까지 해가며 읽어나간다. 든든한 노하우를 발견한 듯 여러모로 도움을 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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