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 건들건들 컬렉션
존 위딩턴 지음, 장기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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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당신이 놓친 역사의 한 축'으로 '암살'을 이야기한다. 앞으로는 정치, 종교, 혁명, 전쟁 옆에 암살의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냥 약간의 호기심 정도였는데, 책 뒤표지의 다음 이야기에 이 책이 무척 궁금해졌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는 "십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원정을 나가는 것은 엄청난 낭비."라고 말하며, 그에 비해 암살은 아주 경제적이고 뛰어난 전략이라고 극찬했다.

키루스 대왕은 식사 자리, 술자리, 잠자리보다 암살당하기 적합한 장소는 없다는 사실을 늘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후계자는 잠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아우구스투스는 아내인 리비아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 손에 죽을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우구스투스는 리비아가 건넨 독 발린 무화과를 먹고 사망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정도면 본격적으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내 마음도 그 마음으로 이 책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존 위딩턴. 런던에서 TV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어 전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책날개 발췌)

실제 암살자들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소설가처럼 현실 세계의 암살자들의 심리를 낱낱이 알려 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실제 암살자가 제임스 본드처럼 자신감 넘치는 멋진 킬러인지, 혹은 말로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초조해 하고 자기 의심이 많은 서투른 청년인지 확인할 수는 있다. 이 책에서 4000년이 넘는 암살의 역사를 다루며 실제 암살자의 모습을 파헤쳐 볼 것이기 때문이다. (12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전쟁보다 경제적인 전략: 고대의 암살 사건들', 2장 '얽히고설킨 욕망의 분출: 로마제국과 중세시대', 3장 '더렵혀진 기사도 정신: 배신으로 얼룩진 기사도의 시대', 4장 '신이 암살을 원하신다: 종교전쟁시대의 암살', 5장 '혁명의 단짝: 근대를 휩쓴 암살 사건들', 6장 '더욱 생생해진 암살: 오늘날까지 이어진 암살의 굴레', 7장 '빗나간 죽음의 그림자: 살아남은 자들'로 나뉜다.

이 책은 일단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생각보다 엄청 흥미롭겠구나' 라는 느낌이 온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인류 역사상 암살의 첫 희생자라고 알려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는 기원전 2333년에 목숨을 잃은 이집트의 파라오 테티라는 정보부터 시작된다.

사실 암살 만으로 역사를 훑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책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저자가 엄청난 이야기꾼인 듯하다. 쿵쿵쿵~ 3D 영상으로 음악과 함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나가는 듯하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을 볼 때 암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되겠다. 얼마나 조마조마하며 긴장감 넘치는가. 그 분위기로 읽어나가면 되겠다. 그리고 실제 역사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짚어보는 시간이 흥미롭다.



히틀러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히틀러가 권력을 잡은 후 스물다섯 번의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살아난 것이다. 7장의 처음에 히틀러를 다루는데, 그럼에도 그는 살아남은 자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중에서 게오르크 엘저라는 공산주의자 목수가 꾸민 암살계획이 가장 참신했다고 하니, 그 이야기를 남겨본다.

1938년 말부터 엘저는 시한폭탄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며칠 밤을 지새운 끝에 폭탄 제조를 끝냈고 1923년에 히틀러의 뮌헨 폭동이 일어난 장소인 뷔르거브로이켈러 맥주집에 잠입했다. 1939년 11월 8일에 히틀러가 그곳에서 연설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엘저는 연단 옆의 돌기둥에 비밀 구멍을 뚫어 놓았다. 비록 미수로 그치긴 했지만 이날은 나치가 쿠데타를 일으킨 날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념일이었다. 마침내 엘저는 폭탄을 설치하고 히틀러의 연설 중간쯤 터지도록 설정해 두었다. 폭탄은 계획대로 잘 작동했고 아무런 문제 없이 정확한 시각에 폭발했다. 천장 일부가 부서져 연단 위로 곧바로 무너져 내렸다.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고 여덟 명이 사망했으나 그중에 히틀러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쟁 때문에 히틀러의 일정이 변경되었고 사전 계획보다 더 일찍 연설을 마쳤기 때문에 폭탄이 터졌을 때는 히틀러가 떠난 지 13분이 지난 후였다. 엘저는 붙잡혀 수용소에 수감되었고 종전을 며칠 앞두고 처형당했다. (361쪽)

책에 보니 1939년 히틀러 암살을 시도한 게오르크 엘저를 기리는 베를린의 독특한 기념물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이 또한 인상적이다.



옮긴이의 말에 보면 이 책에서 다룬 수많은 암살 사건 중 현재 우리의 삶을 가장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은 사건을 하나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지 질문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다룬 수많은 암살 사건 중 현재 우리의 삶을 가장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은 사건을 하나 꼽는다면? 단연코 1914년 6월 28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계 학생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프란츠 페르디난트와 조피 초테크 황태자 부부를 암살한 사건이지 않을까. 제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으로 작용했고 사상 초유의 규모로 벌어진 첫 세계대전 이후로 정치·경제·사회 구조가 너무나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암살범 프린치프는 자신이 저지른 암살로 인해 이렇게까지 세계가 재편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402쪽)

그동안 암살은 단지 개인의 우발적인 범죄 정도로만 생각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암살에 대해 '역사의 변곡점'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짚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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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디바이드 시대가 온다 - 팬데믹 이후, 한국사회의 지역·디지털·기업을 양극단으로 가르는 K자형 곡선의 경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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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디바이드는 장기간의 코로나19 상황이 사회 전반에 촉발시킨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말한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소득과 생활이 오히려 도약한 집단과 심각한 타격을 입은 집단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양극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그것이 코로나로 인해 더 심각하게 극도의 양극화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문미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말한다. '코로나 디바이드'는 개인 간 소득 격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이다. 산업과 기업의 분야와 규모에 따라 전방위적인 격차가 발생하고 있고, 글로벌 차원의 총체적 양극화가 생산, 고용, 소비가 일어나는 경제활동을 포함해 인간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니 우리도 전방위적으로 살펴보고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초유의 양극화, '코로나 디바이드' 앞에서 우리가 꼭 던져야 할 질문과 그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쯤 꼭 짚어보아야 할 문제라는 생각에 이 책 《코로나 디바이드 시대가 온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 과학기술정책의 수립과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정책 싱크탱크로서,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을 통한 경제·사회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왔다. STEPI는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전환시대에도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의 혁신과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과학기술정책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자 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2021년 진행한 미래 연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 전망'을 바탕으로,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미래 연구자, SF소설가, 일러스트 작가 등의 아웃라이어들과 일반 시민의 집단 지성이 모인 의미 있는 결과물입니다. 이 책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라는 국가적 난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장이 풍성하게 열리기를 희망합니다. (6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코로나 디바이드란 무엇인가', 2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양극화', 3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역 양극화', 4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업 양극화', 5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 종합 전망'으로 나뉜다. 더 알아보기 - 양극화 전망을 위한 방법론으로 '미래 연구 활용 방법론', '미래 시나리오 및 종합 전망 도출 방법', '시스템 맵을 통한 양극화 구조 탐색'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K자형 곡선'이라는 말이 나와서 무슨 이야기인가 했더니, 글자 그대로 경기 회복세가 양극화되어 K자형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공포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는 극심한 경제 침체가 찾아왔다. 국가 간에는 빗장이 내걸렸고 여러 산업이 연쇄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보건의 위기가 낳은 경제 위기는 개인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회복의 과정에서 더욱 큰 문제를 낳는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소득과 생활이 크게 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도약한 부문과 심각한 타격을 입은 집단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K자형'이라고 부르는 경기 회복세는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는 'V자형' 또는 완만하게 반등하는 'U자형'처럼 한 가지 흐름이 아닌, 상방 경로와 하방 경로로 나뉘는 모습을 띤다. (31쪽)



이 책의 씬스틸러는 단연 SF소설이다. 각장의 마지막에 양념처럼 첨부되어 있는데, 다소 딱딱할 수 있는 학술적인 본문과는 사뭇 다르게 스토리로 전개되니 보다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실 이 모든 게 우리 사는 이야기이며 앞으로 진행될 미래인 것인데, 지역 양극화 시나리오를 SF로 접하니 한 걸음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유토피아 편과 디스토피아 편으로 나뉘어 골고루 미래를 내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떤 이야기는 본문보다 더 재미있으니 씬스틸러라 생각할 만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서 2021년에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양극화 전망'을 주제로 진행한 연구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해 논의를 거친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방면에서 살펴볼 수 있어서 읽을거리가 풍부하고 우리 모두의 미래이니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인식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이미 우리는 코로나 디바이드, 사상 초유의 양극화 앞에 놓여있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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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의 힘 - 독자는 모르는 작가의 비밀 도구 내 글이 작품이 되는 법
샌드라 거스 지음, 지여울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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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서야 '시점의 힘'이 중요하겠구나, 짐작한다. 사실 소설을 읽을 때에는 작가가 끌고 가는 스토리에 이끌려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찾지만, 작가의 입장이라면, 으아, 얼마나 창작의 고통에 시달려야 할까.

이 책은 『불편한 편의점』의 소설가 김호연의 추천사 또한 눈에 띈다. "왜 더 일찍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단 말이냐!"라는 반가움과 아쉬움 섞인 이 발언이 인상적이다.

청소년 소설은 1인칭 시점이 적절하다고, 로맨스 소설에는 전지적 시점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서술적 거리를 서둘러 바꾸면 독자의 혼란을 유발할 수 있으니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바꾸라고 이 책은 조언해준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시점 같은 걸 모르고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작가들이 시점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진실을 알려준다. 부디 『시점의 힘』을 읽고 배워 독자의 시선을 빼앗는 작가가 되길 바란다.

_김호연 소설가

그러고 보면 내게 좋은 소설은 시점이 무엇인지 상관없이 몰입할 수 있는 책이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저 사람 연기 좀 하는군'이라는 생각마저 하지 않고, 등장인물 그 자체가 되어있는 그런 모습을 보며 몰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독자는 결코 시점을 따져가며 읽지 않는다.

작가가 시점을 잘못 쓰면, 책을 덮을 뿐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말, 정말 맞는 말이다. 독자로서 소설을 읽을 때, '이 작품은 시점을 바꾸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 같은 건 절대 하지 않는다. 그냥 재미없으면 조용히 덮을 뿐이다. 그리고 책에 받은 상처는 다른 책을 읽으면서 해소한다. 그러니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샌드라 거스. 필명 '재Jae'로 20편의 장편과 다수의 단편을 발표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소설가이자, 문학 출판사 수석 편집자다. 샌드라 거스가 이 책에서 '시점'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시점을 다루는 기술을 제대로 갖춘 작가는 독자가 주인공에게 공감하게 만들고, 독자를 이야기 안에 몰입시키고,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부터 마지막 책을 덮는 순간까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작가가 되고 싶은 여러분을 위한 책이다. (8쪽)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필독서로 삼아야겠다.




이 책은 지극히 실용적인 책이다. 소설가 지망생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면 머릿속에 담겨 있는 스토리가 시점의 힘을 받아서 구체적으로 몽글몽글 피어오를 것이다.

초고를 완성한 사람에게도 좋겠다. 원래 초고는 쓰레기라고 하지 않던가. 퇴고를 하기 위해서 시점을 위반한 것이 없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해보아도 좋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부분이 더욱 또렷이 보일테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재'Jae'라는 필명으로 쓴 소설에서 발췌한 문장들로만 예를 들어 설명해나갔다. 다른 사람의 문장을 비판 혹은 비난하지 않아서 그 또한 마음에 들었다.

또한 중간중간 연습문제가 수록되어 있어서 갖가지 생각을 떠올리며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그냥 단순히 읽어나가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교과서 삼아서 밑줄 긋고 메모하고 생각에 잠기며 읽어나가야 한다. 소설가 지망생이라면 말이다.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고 시점을 잘 정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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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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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먼저 제목에 끌렸다.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이라니 무언가 낭만적이지 않은가. 제목을 읊조리며 생각에 잠겨본다. 예술, 낭만, 예술가 등등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클래식, 미술과 친구가 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예술가들의 삶과 철학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그러면 음악가 브람스가 지새운 밤의 의미를, 화가 고흐가 별을 보며 느낀 감동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을 읽으며 클래식과 미술, 음악가와 화가, 예술가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희경.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 겸임교수다.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고 쓰는 것을 좋아해 영화평론가와 만화·웹툰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독자분들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39인 예술가들의 삶 속으로 풍덩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클래식과 미술, 찬란히 빛나면서도 항상 곁에 있어줄 좋은 두 친구를 동시에 얻게 되실 겁니다. (9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1장 '파격은 나의 힘 - 일탈과 혁신 사이를 오가다', 2장 '딱 보면 알지, 얘기되는 거 - 직관과 감각의 예술가', 3장 '더 다르게, 더 새롭게 - 변신 끝판왕', 4장 '왠지 무서운 건 기분 탓? - 집념과 끈기로는 세계 최강자', 5장 '힘들었죠? 토닥토닥 - 역경을 뛰어넘은 영원의 예술가', 6장 '넘사벽 '천재 오브 천재' - 재능을 홀로 내려받은 예술가', 7장 '경계는 없어, 섞으면 돼 - 융합과 재창조의 달인', 8장 '사랑 없인 예술도 없다 - 최고의 로맨티시트스', 9장 '아, 나 이거 아는데 - 친근한 작품의 주인공', 10장 '고통은 잊어요, 행복만 줄게요 - 아름다움과 행복 덕후들', 11장 '난 오늘도 시를 읊지 - 감성 장인들'로 나뉜다.

이 책에는 에두아르 마네, 구스타프 클림트, 아스토르 피아졸라, 니콜로 피가니니,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프란츠 리스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클로드 모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안토니오 비발디,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안토닌 드보르자크, 앙리 루소, 폴 고갱, 루트비히 판 베토벤, 빈센트 반 고흐,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에곤 실레, 레오나르도 다빈치, 디에고 벨라스케스, 폴 세잔 등의 화가와 음악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39인의 예술가들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들의 삶과 예술을 바라본다. 특히 그들이 남긴 예술작품을 함께 감상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나는 클래식이나 미술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의외로 이 책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이 나에게 익숙하기도 하고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들이 많아서, 이 책을 읽으며 예술가들과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예술 관련 서적은 너무 낯설면 생소해서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에 더해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까지 적당히 섞여서 전달되면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음악, 미술, 무용, 연극과 같이 순수예술을 이루고 있는 근간이자 중심축들은 유기적 관계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술과 음악은 어찌 보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를 예술이란 '영원의 세계'로 이렇듯 창의적이고 입체적이며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입문서의 등장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요즘같이 교감이 결여돼 가고 있는 메마르고 삭막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강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_임형주 팝페라 테너 겸 로마시립예술대 석좌교수

이 책을 읽으며 음악과 미술의 시대에 따른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음악과 미술이 같이 흘러가며 앞으로도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가슴을 채워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을 펼쳐들며 읽는 나에게도 생생하게 되살아날 수 있는 것일 테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그림과 음악이 함께 하여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QR코드를 활용해 음악을 감상하고 책 속에 담긴 그림을 보면서 이 책을 읽어나가니 더욱 현장감 있게 다가왔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영화도 조만간 찾아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현재의 우리와 잘 연결시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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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집밥 레시피 196 - 요리로 떠나는 세계 여행
모토야마 나오요시 지음, 최수영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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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 데에는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요리로 떠나는 세계 여행'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사진을 보고 맛을 상상하고 세계 곳곳의 집밥을 들여다보는 느낌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가만있자. 세계 집밥을 사진으로만 음미하려고 하다가, 잘 하면 맘에 드는 레시피를 골라서 직접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정말 간단한 것도 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동아프리카 먼 바다인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이라는 나라에 '라돕'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고구마와 바나나 코코넛밀크 조림이라는 것이다. 고구마1개, 바나나 1개를 코코넛밀크 2컵을 넣고 중간 불에서 10분간 끓이면 끝! 이런 엄청나게 간단한 요리도 볼 수 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 평균 20분 정도의 조리 시간, 완벽한 레시피

전 세계 주방에서 굽고, 튀기고, 볶은 현지인들의 소울 푸드

196개국의 집밥을 즐기러 우리 함께 여행을 떠나요!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정도 되니 정말 근사한 맛기행을 떠날 수 있으리라 기대되어 이 책 『전 세계 집밥 레시피 196』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모토야마 나오요시. 프랑스 요리를 배워 호텔 수석 셰프가 됐다. 스물일곱 살 때 여행 차 방문했던 인도에서 향신료의 매력에 빠져 세계의 요리에 눈뜬 뒤로 전 세계 30개국을 다니며 요리를 배우는 '여행하는 셰프'가 됐다. 귀국하고 나서는 레스토랑 '팔레르모'를 열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196개국 집밥 요리를 선보이는 '지구촌 음식 마라톤' 이벤트를 개최했다. 현재는 전 세계 요리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게 간편식으로 가공해서 판매하는 '세계 음식 박물관'을 주관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에는 제가 세계를 여행하면서 현지 주방에서 익힌 요리와 일본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배운 요리를 합친 총 196개국의 집밥 레시피가 실려 있습니다. 어려울 것 같아요? 천만에요. 이 레시피 책은 프로 요리사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가정의 주방에 서 있는 여러분을 위한 책입니다. 전 세계의 집밥을 평소 사용하는 식재료로 최대한 간단히 만들 수 있도록 연구했습니다. (4~5쪽, 셰프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고민했다는 점에서 허를 찌른다. 외국 요리는 현지에만 있는 양념으로 하는 것이니 내가 아무리 해도 맛을 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요리라는 점에서 자신감이 생기고 호감도 상승한다.

그리고 불 조절은 물론, 뚜껑을 덮는지, 거품을 제거하는지 등 조리법과 순서를 자세히 설명해주니 아주 바람직하다. 사실 레시피를 보고 요리할 때 순서는 알겠는데, 강불로 해야 할지 약불로 해야 할지, 뚜껑은 열지 덮을지 등의 아주 사소한 것이 고민이 될 때가 많은데, 그런 것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니 정말 초보자의 마음에 쏙 들어왔다 나갔나 보다.



각각 레시피의 사진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이 먼저 눈에 띈다. 사진과 그 말만 훑어보아도 재미있다. 초콜릿이 반찬이라니!, 그냥 끓이기만 하면 돼,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워요!, 콩이 사르르 녹아, 씹는 맛이 제법이네! 등등 직접 먹어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지 연상하며 각국 집밥 레시피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또한 어떤 식재료가 들어가는 어떤 음식인지, 현지에서는 어떻게 불리는지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 비주얼의 음식이라면 2인분 재료와 만드는 법까지 알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볼수록 대단하다. 자그마치 196개국이다.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시아의 요리를 총망라한 책이니 세계를 한 바퀴 돌아보는 기분으로 집밥 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곳곳에 '요리로 보는 세계'도 읽는 재미가 있다. 읽을거리도 풍부하게 제공해주니 이래저래 알찬 책이다.



프랑스인이 사랑하는 닭고기 크림 스튜, '퓌레 크렘'

아이들 간식, 어른에겐 안주가 되는 맥주 종주국 체코의 감자 부침개, '브람보락'

누룽지마저 환상적인 감비아식 생선 영양솥밥, '쩨부젠'

포슬포슬한 달걀을 넣어 튀긴 아르헨티나식 만두, '엠파나다'

빵가루 대신 코코넛 플레이크로 바삭함을 극대화한 벨리즈의 '코코넛 슈림프'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으로 전 세계 196개국의 집밥을 구경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금껏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집밥 요리를 훑어볼 수 있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어서 정말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그런데 사실 직접 해보기에는 부담스러운 비주얼이어서 상상의 맛을 즐기는 정도의 여행을 떠나본다. 그래도 몇 가지는 직접 해볼 의욕까지 생기게 해준다.

요리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직접 만들어보며 이 책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요리 실력은 없어도 특별한 날에 전혀 새로운 음식으로 실력을 뽐내도 좋겠다. 어느 나라의 어떤 음식이며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이야기해 주면서 대접하면 폼도 나고 추억도 새록새록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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