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집밥 레시피 196 - 요리로 떠나는 세계 여행
모토야마 나오요시 지음, 최수영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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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 데에는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요리로 떠나는 세계 여행'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사진을 보고 맛을 상상하고 세계 곳곳의 집밥을 들여다보는 느낌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가만있자. 세계 집밥을 사진으로만 음미하려고 하다가, 잘 하면 맘에 드는 레시피를 골라서 직접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정말 간단한 것도 있으니 말이다. 예를 들어 동아프리카 먼 바다인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이라는 나라에 '라돕'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고구마와 바나나 코코넛밀크 조림이라는 것이다. 고구마1개, 바나나 1개를 코코넛밀크 2컵을 넣고 중간 불에서 10분간 끓이면 끝! 이런 엄청나게 간단한 요리도 볼 수 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 평균 20분 정도의 조리 시간, 완벽한 레시피

전 세계 주방에서 굽고, 튀기고, 볶은 현지인들의 소울 푸드

196개국의 집밥을 즐기러 우리 함께 여행을 떠나요!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정도 되니 정말 근사한 맛기행을 떠날 수 있으리라 기대되어 이 책 『전 세계 집밥 레시피 196』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모토야마 나오요시. 프랑스 요리를 배워 호텔 수석 셰프가 됐다. 스물일곱 살 때 여행 차 방문했던 인도에서 향신료의 매력에 빠져 세계의 요리에 눈뜬 뒤로 전 세계 30개국을 다니며 요리를 배우는 '여행하는 셰프'가 됐다. 귀국하고 나서는 레스토랑 '팔레르모'를 열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196개국 집밥 요리를 선보이는 '지구촌 음식 마라톤' 이벤트를 개최했다. 현재는 전 세계 요리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게 간편식으로 가공해서 판매하는 '세계 음식 박물관'을 주관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에는 제가 세계를 여행하면서 현지 주방에서 익힌 요리와 일본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배운 요리를 합친 총 196개국의 집밥 레시피가 실려 있습니다. 어려울 것 같아요? 천만에요. 이 레시피 책은 프로 요리사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가정의 주방에 서 있는 여러분을 위한 책입니다. 전 세계의 집밥을 평소 사용하는 식재료로 최대한 간단히 만들 수 있도록 연구했습니다. (4~5쪽, 셰프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고민했다는 점에서 허를 찌른다. 외국 요리는 현지에만 있는 양념으로 하는 것이니 내가 아무리 해도 맛을 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요리라는 점에서 자신감이 생기고 호감도 상승한다.

그리고 불 조절은 물론, 뚜껑을 덮는지, 거품을 제거하는지 등 조리법과 순서를 자세히 설명해주니 아주 바람직하다. 사실 레시피를 보고 요리할 때 순서는 알겠는데, 강불로 해야 할지 약불로 해야 할지, 뚜껑은 열지 덮을지 등의 아주 사소한 것이 고민이 될 때가 많은데, 그런 것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니 정말 초보자의 마음에 쏙 들어왔다 나갔나 보다.



각각 레시피의 사진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이 먼저 눈에 띈다. 사진과 그 말만 훑어보아도 재미있다. 초콜릿이 반찬이라니!, 그냥 끓이기만 하면 돼,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워요!, 콩이 사르르 녹아, 씹는 맛이 제법이네! 등등 직접 먹어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지 연상하며 각국 집밥 레시피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또한 어떤 식재료가 들어가는 어떤 음식인지, 현지에서는 어떻게 불리는지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 비주얼의 음식이라면 2인분 재료와 만드는 법까지 알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볼수록 대단하다. 자그마치 196개국이다.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시아의 요리를 총망라한 책이니 세계를 한 바퀴 돌아보는 기분으로 집밥 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곳곳에 '요리로 보는 세계'도 읽는 재미가 있다. 읽을거리도 풍부하게 제공해주니 이래저래 알찬 책이다.



프랑스인이 사랑하는 닭고기 크림 스튜, '퓌레 크렘'

아이들 간식, 어른에겐 안주가 되는 맥주 종주국 체코의 감자 부침개, '브람보락'

누룽지마저 환상적인 감비아식 생선 영양솥밥, '쩨부젠'

포슬포슬한 달걀을 넣어 튀긴 아르헨티나식 만두, '엠파나다'

빵가루 대신 코코넛 플레이크로 바삭함을 극대화한 벨리즈의 '코코넛 슈림프'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으로 전 세계 196개국의 집밥을 구경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금껏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집밥 요리를 훑어볼 수 있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어서 정말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그런데 사실 직접 해보기에는 부담스러운 비주얼이어서 상상의 맛을 즐기는 정도의 여행을 떠나본다. 그래도 몇 가지는 직접 해볼 의욕까지 생기게 해준다.

요리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직접 만들어보며 이 책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요리 실력은 없어도 특별한 날에 전혀 새로운 음식으로 실력을 뽐내도 좋겠다. 어느 나라의 어떤 음식이며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이야기해 주면서 대접하면 폼도 나고 추억도 새록새록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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