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단순히 삼국지를 다른 방식으로 접한다고만 생각하고 이 책을 읽었는데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정사 삼국지와의 비교 장면이 있다는 점이다.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를 비교해서 이야기해주는 부분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들 그 장면을 알 것이다.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도원결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박지원뿐 아니라 우리나라 문인들의 글과 시에도 도원결의가 곧잘 등장했는데….
도원결의는 사실이 아니며 세 사람의 의기투합을 강조하기 위한 소설 《삼국지연의》의 극적 장치라는 것이다.
또한 괄목상대라는 고사성어도 소설 삼국지에는 나오지만 정사 삼국지에는 없다는 점.
계륵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삼국지 속 고사성어 중 '계륵'은 조조와 그의 모사였던 양수의 이야기다. 공격하자니 승산이 없고, 돌아가자니 유비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어서 조조가 '계륵'이라는 군호를 내렸는데, 사람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양수가 이를 해석했다는 것이다.
"계륵은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물건을 뜻한다. 이 전쟁이 계륵이다. 승상이 철군하려는 뜻이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자신의 속마음을 꿰뚫는 양수가 두려웠고 즉시 그를 불러들여 죽였다는 것까지가 소설 속 계륵 일화인데, 실제로 조조는 이 일 때문에 양수를 죽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 죽였을까? 이런 크고 작은 비교를 하며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얼핏 이야기해도 이 정도인데, 책 속에는 더 많은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