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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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40만 부 기념 벚꽃 에디션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에이, 좀 더 기다렸다가 벚꽃 에디션 살걸.' 하고 생각했다.

'책은 내용이 중요한가, 겉모습이 중요한가'라는 문제에 있어서, 겉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책은 책장에 꽂혀있는 때부터 사실상 독서가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책, 그래서 엄청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었으나 미루고 미루던 책, 『불편한 편의점』을 드디어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김호연. 2013년 『망원동 브라더스』로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 『파우스터』(2019),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2020)를 펴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에는 산해진미 도시락,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삼각김밥의 용도, 원 플러스 원, 불편한 편의점, 네 캔에 만 원,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ALWAYS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파동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 ALWAYS.

어느 날 서울역에서 살던 덩치가 곰 같은 사내가 야간 알바로 들어오면서

편의점에는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염영숙 여사가 가방 안에 파우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그 파우치를 주운 사람이 전화를 해왔는데, 다름 아닌 서울역 노숙자로 추정되었다.

'비둘기의 친구, 노숙자.'

표현이 맛깔스럽게 착착 감기며 매끄럽게 스토리가 진행되어, 첫 장면부터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읽어나갔다.

잃어버린 파우치를 노숙자가 어디에도 빼앗기지 않고 잘 가지고 있었으며, 염영숙 여사가 요청할 때에도 주민등록번호까지 확인하며 본인이라는 것을 확신한 후에야 돌려주었다. 파우치를 잘 돌려받은 인연으로 해서 염영숙 여사가 운영하는 편의점 ALWAYS의 야간 알바까지 제의하게 된 것이다.

노숙자의 이름은 독고 씨.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기억상실이었는데 술을 끊는다는 조건으로 취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섬세하고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여서 독자들이 그곳 분위기도 짐작하고, 각자 자신의 기억도 떠올리면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결국에는 장소가 어디든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겠는가.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252쪽)

독고 씨는 원래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을까. 왜 노숙자가 되었으며 무슨 사연이 있을까. 거기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호기심을 채워준다.

소설 속 사건과 인물은 모두 허구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실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는 하나, 누구에게나 관련이 있는 듯이 보였다.

있을 법한 삶의 소리를 여기에서 본다. 어느 동네의 편의점을 놓고 본다고 해도 이렇게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 듯 흥미진진한 상상의 세계를 실감 나게 보여준다.

평범하고 사소한 일 같으면서도 전부 연결된 듯한 스토리에서 우리네 인생을 바라본다.



한번 잡으면 끝까지 읽어나가게 되는 소설이다. 유쾌 상쾌 따끈따끈하면서도 흐뭇하고 뭉클한 감동까지 펼쳐진다.

온갖 감정을, 고통스러운 부분까지도 적나라하게 잘 표현해 내어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되었다.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래 자리 잡고 있을 법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처럼 각박하고 사람을 경계하게 되는 세상에서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따사로운 시선이 더욱 필요하고 그리워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와 희망을 주는 대화들을 보며 힐링할 수 있는 소설이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을 만큼 몰입도 최고, 재미있고 감동까지 잔잔하게 주는 소설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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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 목소리는 어떻게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가?
존 콜라핀토 지음, 고현석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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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목소리에 관해 이렇게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단 몇 페이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일 수 있으니 말이다.

"놀라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나는 지난 30년 동안 이런 책을 기다려왔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어떻게 말하고 들으며 정보를 교환하는지, 음악성 뒤에는 무엇이 있는지, 우리가 알고 싶고 궁금했던 모든 것이, 이 책 속에 담겨있다. 나는 이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_대니얼 J. 레비틴 <뇌의 왈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박> 저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보이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존 콜라핀토. <뉴요커>와 <롤링 스톤>의 기자다. 어릴 때 성전환 사고를 겪은 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롤링 스톤>의 기사로, 1998년 전미잡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 기사를 바탕으로 쓴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뉴욕의 저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8부로 구성된다. 들어가는 말 '나와 성대 폴립'을 시작으로, 1부 '베이비 토크', 2부 '기원', 3부 '감정', 4부 '언어', 5부 '섹스와 젠더', 6부 '사회에서의 목소리', 7부 '리더십과 설득의 목소리', 8부 '백조의 노래'로 이어지며, 결론, 감사의 말, 주 등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들어가는 글>을 보면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실감 나게 볼 수 있다. 몇 년 전 <롤링 스톤>에서 일을 할 때, 저자는 직원들이 멤버가 되는 밴드의 리드 싱어를 하게 되었다. 막 40대에 접어든 상태였던 저자는 자신이 늙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냉큼 그 기회를 잡은 것이다.

리드 보컬로서의 장점은 성량이 풍부하고 음정이 거의 정확하다는 것이지만, 문제는 음악을 제대로 배운 적 없이 혼자 연습을 했다는 점이다.

노래하기 전에 목을 제대로 푼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성대를 구성하는 섬세한 진동 조직, 근육, 점막이 중년의 관절만큼이나 쉽게 손상된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오오~ 저자는 그렇게 열심히, 아주 열심히, 시간이 나면 틈틈이 최선을 다해 성대를 최대한 쥐어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노래했는데 목소리는 더 약해지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결국 목소리가 심하게 상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럭저럭 지내고 있는데,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스티븐 자이텔스라는 목소리 전문의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자이텔스는 결론적으로 내가 다른 성대 손상 환자들과 거의 같은 과정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면서, 회귀후두신경(주로 성대의 긴장 상태를 조절하는 신경)을 계속 다시 훈련시켜 목소리의 톤을 낮추고, 아직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이미 부담이 가중돼 있는 성대 점막 3~4%를 느슨하게 만들어 진동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목소리는 덜 거칠어지지만 대가를 치러야 한다. 사람들이 목소리에 색깔, 생동감, 표현력, 개성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타고난 음의 높낮이와 크기 조절 능력, 즉 언어학에서 일상적인 말의 멜로디를 나타내는 '운율'을 조절하는 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운율 조절을 통해 우리는 특정한 말의 메시지를 강화하거나 그 말과는 정반대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19쪽)

"모노톤의 장막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말할 때 감정 표현이 제대로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음의 높낮이를 바꿀 수도 없고, 큰소리를 낼 수도 없는 거지요. 목소리가 선생님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하던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나는 한 번도 내 목소리의 변화를 의식적으로 인식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나니 내 표현의 범위가 실제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20쪽)

목소리라는 것에 대해 정의조차 내리기 힘든 상황이지만, 목소리에 대해 진지하게 다방면으로 접근해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은 저자 자신의 경험이 큰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성대에 생긴 미세한 혹 하나가 저자의 목소리를 바꾸고 그의 모습도 바뀌었으니, 누구보다 절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써낼 수 있었을 것이다.



목소리에 관해서 이렇게 방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다각도로 짚어보았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목소리의 실체를 설명하는 것조차 어려운데 이 주제로 책을 쓰는 것이 가능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이렇게 완성해냈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던 아이가 자라면서 또렷하게 발음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처럼 말하는 기관을 모두 가지고 있음에도 유인원이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가 실제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암컷과 수컷의 목소리가 같은 동물과 달리 남녀의 목소리는 차이가 나는 이유는?

사진을 찍을 때 '추즈'라고 하지 않고 '치즈'라고 하는 이유는?

히틀러의 연설이 폭력 사태로 이어졌던 이유는?

오바마가 추도 예배에서 노래를 부른 이유는? (책날개 중에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그 답을 하나씩 찾아보자. 전미잡지상 보도 부문 수상자 존 콜라핀토가 목소리의 세계를 낱낱이 파헤쳐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다. 전문가가 아니면서도 뇌과학, 인문학, 진화생물학, 인류학으로 목소리에 관해 다양하게 짚어준 것은 스스로의 경험에 의한 절실함과 일반인이 어떤 점에 호기심을 느낄지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목소리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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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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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대중적인 역사학자 삼국지 아저씨가 삼국지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해 주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만족이다. 기대 이상이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폭넓게 짚어주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로 삼국지를 접했다면, 이 책으로 정사 삼국지까지 비교해가며 읽는 묘미가 있었다.

역사가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는 작가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와 정반대의 시각으로 삼국지를 조명한다. 소설과 역사서는 집필 목적이 다르다. 굳이 양분하자면 소설은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역사서는 교훈을 전달하기 위해 썼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인간에게 이성과 감정이 대립하지 않고 서로 보완하며 살아가는 요소이듯, 역사와 소설도 함께 공존해 왔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는 각자 다른 시각을 가졌지만 서로에게 자양분이 되었고 소설도 이제는 역사가 되었다. (5쪽)

이 정도의 이야기이면 이 책이 마구 궁금해지지 않는가.

나도 '들어가는 글'에서 이미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해져서, '삼국지 아저씨' 임용한 박사가 들려주는 삼국지 인생 전략인 이 책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임용한. 처절함 속에서 희망을 통찰하는 역사학자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조선국왕 이야기》 《전쟁과 역사》 시리즈 등 많은 저서를 출간해 역사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임용한TV>와 <인문채널휴>를 운영하며 동아닷컴 칼럼 '임용한의 전쟁사'를 연재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에서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역사와 소설을 다루고 각각의 내용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교훈을 찾아보려 한다. 이 같은 시도는 아마도 최초일 것이다. (8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정사 삼국지 vs 소설 삼국지', 2부 '삼국지 영웅들의 전략', 3부 '삼국지에서 찾는 삶의 지혜'로 나뉜다.



그냥 단순히 삼국지를 다른 방식으로 접한다고만 생각하고 이 책을 읽었는데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정사 삼국지와의 비교 장면이 있다는 점이다.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를 비교해서 이야기해주는 부분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들 그 장면을 알 것이다.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도원결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박지원뿐 아니라 우리나라 문인들의 글과 시에도 도원결의가 곧잘 등장했는데….

도원결의는 사실이 아니며 세 사람의 의기투합을 강조하기 위한 소설 《삼국지연의》의 극적 장치라는 것이다.

또한 괄목상대라는 고사성어도 소설 삼국지에는 나오지만 정사 삼국지에는 없다는 점.

계륵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삼국지 속 고사성어 중 '계륵'은 조조와 그의 모사였던 양수의 이야기다. 공격하자니 승산이 없고, 돌아가자니 유비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어서 조조가 '계륵'이라는 군호를 내렸는데, 사람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양수가 이를 해석했다는 것이다.

"계륵은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물건을 뜻한다. 이 전쟁이 계륵이다. 승상이 철군하려는 뜻이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자신의 속마음을 꿰뚫는 양수가 두려웠고 즉시 그를 불러들여 죽였다는 것까지가 소설 속 계륵 일화인데, 실제로 조조는 이 일 때문에 양수를 죽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 죽였을까? 이런 크고 작은 비교를 하며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얼핏 이야기해도 이 정도인데, 책 속에는 더 많은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이번에도 소설의 과장은 빠지지 않았다. 소설 속 조조군의 추격대는 80만 대군이지만 실제는 5천 기병이었고, 장판파에 도착한 부대는 그중에서도 일부의 선봉대였을 것이다. 또한 그 기병들은 기진맥진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않으면서 달려왔기 때문이다. (119쪽)

이 책에서 접하는 이야기 중 처음인 것이 많으니 엄청 흥미로웠다. 마치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다가 그중 언변이 뛰어난 누군가가 분위기를 잡으며 "너희들 이 얘기 알아?"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와도 같았다. 자연스레 귀를 쫑긋하며 들을 수밖에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이 책이 삼국지에 대해 들려주는 책 중에서 몰입도가 뛰어났다. 삼국지 정사와 삼국지연의를 비교하며 들려주니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삼국지 영웅들의 인물평을 보며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고사성어까지 짚어보며 실감 나게 마무리하니, 3부로 나뉜 이야기가 각각 개성있게 구성해놓아서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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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국어 공부 : 조사·어미편 시로 국어 공부
남영신 지음 / 마리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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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조사와 어미를 짚어보고, 문법을 통해 시를 더욱 향기롭게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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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국어 공부 : 조사·어미편 시로 국어 공부
남영신 지음 / 마리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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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시는 듣고 느끼는 대로 감상을 하라고 하는데, 때로는 어떤 시를 읽고서 별다른 감흥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이 책의 발상이 오히려 참신했다. 시로 국어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다들 시를 느끼고 감상하는 데에 전념하고 있는데, 아예 문법을 파고들며 시로 국어 공부를 하자니 얼마나 색다른가.

시로 국어공부를 하자는 건데 첫 번째로 문법 공부를 했고, 이번에는 조사어미편이다. 조사와 어미를 공부하는 거다.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 남영신의 개인을 위한 국어공부는 시로 국어 공부 세 편이 마련되어 있다. 문법편, 조사·어미 편, 표현편이다.

이 책은 시로 국어 공부, 그 두 번째 <조사·어미 편>이다.

한국어에서 조사와 어미는 다른 언어와 구별되는 중요한 특성이다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시 총망라

초등에서 중고등·수능까지, 국어 문법 총정리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 『시로 국어 공부: 조사·어미편』으로 시와 국어 공부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추천사를 정호승 시인과 안도현 시인이 썼다. 두 시인의 추천사를 반가운 마음으로 모두 담아본다.

시를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책을 처음 펼치고 새로운 시의 세계로 빠져드는 듯했다. 문학 장르에서 어떻게 보면 시가 국어 문법과는 가장 거리가 먼 장르처럼 여겨진다. 시인의 시 세계에 따라 문장의 은유, 함축, 파격, 때로는 맞춤법 파괴가 이루어지기도 하니까. 이 책에서는 수많은 어휘 중에서 가장 적절한 시어들의 선택, 충실한 문장 위에 수를 놓는 시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시를 통해 국어의 기본을 다시 공부해 보자는 취지에 박수를 보낸다. 시인이어서인지 시를 통해 문법을 보니 더욱 재미있고 눈에 잘 들어온다. 훌륭한 시인들의 수많은 시를 다시 한번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_정호승 시인

시로 국어 공부를 하다니, 이색적인 책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책일지 궁금했다. 저자의 머리말을 읽으니 시를 참 사랑하는 사람, 시 못지않게 어쩌면 시보다 더 국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시는 가장 정제된 우리말이자 우리말을 가장 품격 있게 보여 준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시와 우리말, 여러 시인의 훌륭한 시를 통해 잘 짜여진 우리말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이 책으로 시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

_안도현 시인



이 책의 저자는 남영신. 우리 말글을 존중하고 바르게 쓰는 운동을 펼쳐 왔다. 한자어와 외래어에 짓눌려 있던 토박이말을 살려 쓰기 위한 《우리말 분류 사전》(1987년)을 펴냄으로써 많은 토박이말이 국어사전에 오르도록 하는 데 이바지했다. 법률 용어와 행정 용어 같은 공공언어를 쉽게 쓰는 운동을 벌인 끝에 국어기본법을 제정하는 성과를 얻었다. 공무원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언어 바로 쓰기 교육,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말 바로 쓰기 교육을 했고, 이제 학생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시를 이용한 국어 교육을 시작하려 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시를 읽으면서 국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문법서이면서 시를 문법적으로 감상하는 길잡이 구실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분이 모두 시를 나처럼 읽는 것에 공감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어떤 분에게는 국어를 배우고 익히는 데 시 읽기가 퍽 유용한 길이 되어 주리라고 믿습니다. 잘 짜인 각본 같은 시를 읽는 기쁨,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시를 읽는 상쾌함은 일종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기쁨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시와 조사', 2장 '격조사', 3장 '접속조사', 4장 '보조사', 5장 '시와 어미', 6장 '연결어미의 쓰임새', 7장 '종결어미의 쓰임새', 8장 '전성어미의 쓰임새', 9장 '선어말어미의 쓰임새'로 나뉜다.



이 책은 목차만 보면 오랜만에 보는 문법 단어가 무서워서 그냥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곳곳에 시가 있다. 그게 다행이다. 그 시들이 있어서 문법이지만 그래도 한번 봐야겠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참신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아이들 약에 딸기맛 포도맛 같은 맛을 넣어준 것이라고 할까. 그래도 시가 있어서 읽을 수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으니, 그렇게라도 국어 문법을 접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공부도 되고 시도 맛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을 읽어보면 왜 지금까지 국어 조사와 어미를 소홀히 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짚어보며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문법을 몰라도 언어를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큰맘 먹고 국어 문법도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1권을 보았을 때에는 시로 국어 공부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2권까지 공부해 보니 국어 공부도 하고 시도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시를 통해 조사와 어미를 짚어보고, 문법을 통해 시를 더욱 향기롭게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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