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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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대중적인 역사학자 삼국지 아저씨가 삼국지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해 주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만족이다. 기대 이상이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폭넓게 짚어주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로 삼국지를 접했다면, 이 책으로 정사 삼국지까지 비교해가며 읽는 묘미가 있었다.

역사가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는 작가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와 정반대의 시각으로 삼국지를 조명한다. 소설과 역사서는 집필 목적이 다르다. 굳이 양분하자면 소설은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역사서는 교훈을 전달하기 위해 썼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인간에게 이성과 감정이 대립하지 않고 서로 보완하며 살아가는 요소이듯, 역사와 소설도 함께 공존해 왔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는 각자 다른 시각을 가졌지만 서로에게 자양분이 되었고 소설도 이제는 역사가 되었다. (5쪽)

이 정도의 이야기이면 이 책이 마구 궁금해지지 않는가.

나도 '들어가는 글'에서 이미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해져서, '삼국지 아저씨' 임용한 박사가 들려주는 삼국지 인생 전략인 이 책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임용한. 처절함 속에서 희망을 통찰하는 역사학자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조선국왕 이야기》 《전쟁과 역사》 시리즈 등 많은 저서를 출간해 역사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임용한TV>와 <인문채널휴>를 운영하며 동아닷컴 칼럼 '임용한의 전쟁사'를 연재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에서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역사와 소설을 다루고 각각의 내용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교훈을 찾아보려 한다. 이 같은 시도는 아마도 최초일 것이다. (8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정사 삼국지 vs 소설 삼국지', 2부 '삼국지 영웅들의 전략', 3부 '삼국지에서 찾는 삶의 지혜'로 나뉜다.



그냥 단순히 삼국지를 다른 방식으로 접한다고만 생각하고 이 책을 읽었는데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정사 삼국지와의 비교 장면이 있다는 점이다.

정사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를 비교해서 이야기해주는 부분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들 그 장면을 알 것이다.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밭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도원결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박지원뿐 아니라 우리나라 문인들의 글과 시에도 도원결의가 곧잘 등장했는데….

도원결의는 사실이 아니며 세 사람의 의기투합을 강조하기 위한 소설 《삼국지연의》의 극적 장치라는 것이다.

또한 괄목상대라는 고사성어도 소설 삼국지에는 나오지만 정사 삼국지에는 없다는 점.

계륵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삼국지 속 고사성어 중 '계륵'은 조조와 그의 모사였던 양수의 이야기다. 공격하자니 승산이 없고, 돌아가자니 유비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어서 조조가 '계륵'이라는 군호를 내렸는데, 사람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양수가 이를 해석했다는 것이다.

"계륵은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물건을 뜻한다. 이 전쟁이 계륵이다. 승상이 철군하려는 뜻이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자신의 속마음을 꿰뚫는 양수가 두려웠고 즉시 그를 불러들여 죽였다는 것까지가 소설 속 계륵 일화인데, 실제로 조조는 이 일 때문에 양수를 죽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 죽였을까? 이런 크고 작은 비교를 하며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얼핏 이야기해도 이 정도인데, 책 속에는 더 많은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이번에도 소설의 과장은 빠지지 않았다. 소설 속 조조군의 추격대는 80만 대군이지만 실제는 5천 기병이었고, 장판파에 도착한 부대는 그중에서도 일부의 선봉대였을 것이다. 또한 그 기병들은 기진맥진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않으면서 달려왔기 때문이다. (119쪽)

이 책에서 접하는 이야기 중 처음인 것이 많으니 엄청 흥미로웠다. 마치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다가 그중 언변이 뛰어난 누군가가 분위기를 잡으며 "너희들 이 얘기 알아?"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와도 같았다. 자연스레 귀를 쫑긋하며 들을 수밖에 없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이 책이 삼국지에 대해 들려주는 책 중에서 몰입도가 뛰어났다. 삼국지 정사와 삼국지연의를 비교하며 들려주니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삼국지 영웅들의 인물평을 보며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고사성어까지 짚어보며 실감 나게 마무리하니, 3부로 나뉜 이야기가 각각 개성있게 구성해놓아서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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