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 자기치유와 자기돌봄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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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차게 읽은 것은 공감할 부분도 많았고, 나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도움 되는 부분도 많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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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 자기치유와 자기돌봄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문요한 지음 / 해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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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별의별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대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는 엄격한 경우도 있었고, 타인의 편의를 봐주느라 정작 나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했던 불편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게,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했을까.

제목에 대한 공감부터 이 책의 독서가 시작된다.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고

인정받기 위해 끝없이 자기를 희생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몰아세우고……

자기비난과 자책의 악순환에 갇혀

늘 후회하는 당신을 위한 자기관계 심리학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 (책 뒤표지 중에서)

자기관계 심리학이라니. 심리치유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난 것 같아 들뜨는 마음으로 이 책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요한. 정신과의사이자 작가다. 2014년 안식년 여행 이후, 임상의사의 생활을 정리하고 통합적 심리치유와 자기돌봄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자기돌봄이란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고 삶을 아름답게 가꿔가는 주체가 되는 것'을 뜻한다.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고픈 이들을 돕고자 '자기돌봄 클럽'을 만들어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왜 우리는 자신을 별로라고 느끼는 것을 넘어 싫어하고 미워하고 심지어 혐오할까? 왜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지만 자기에게는 불친절할까?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공감하지만 자기의 고통에는 연민이나 공감도 없이 비난부터 퍼부을까?

우리가 겪는 고통과 불행의 상당 부분은 스스로 저지르는 2차 가해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에 고통을 덧붙이는 데 익숙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기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고민에 따른 결과이다. (6쪽)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스스로 가혹하게 대하고 후회하는 당신에게'를 시작으로, 1장 '자기에게 말 걸기_ 나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는가?', 2장 '자기와의 관계 이해하기_왜 스스로를 괴롭히는가?', 3장 '자기와 친구 되기_힘들 때조차 나에게 친절할 수 있기를', 4장 '자기연민_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듯이 나를 돌보라', 5장 '자기 알아차림_먼저 내 몸과 마음을 챙기자', 6장 '자기대화_나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자', 7장 '자기에게 활력 선물하기_사랑하고 배우고 나누어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지금, 나에게 따뜻한 손 내밀기'로 마무리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꼴을 못 본다, 그녀가 칭찬을 못 받아들이는 이유, 바보야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지……. 이 책의 소제목만 보아도 심리적인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특히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의 정신병리가 아니라 사회의 정신병리에 기반한다며 설명을 이어나간다. 우리 사회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도록 끊임없이 요구하니, 너무 어린 나이에서부터 애를 쓰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많은 현대인들이 늘 긴장하며 살다가 번아웃에 시달리며 고생하는데, '자기를 착취해가면서까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세상에 없다(22쪽)'라는 말을 기억해둬야겠다.



저자가 이론적으로만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온 연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이유를 스스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데에서 찾을 수가 있었다.

종종 왜 정신과의사가 되었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한마디로 사는 게 힘들어서였다. 나 역시 나와의 오랜 불화를 겪었다. 오랜 시간 동안 나의 부족함에 집착했다. 아홉을 잘해도 하나 못한 것에 대해 안달복달했다. 특히 숫기가 없고, 운동을 잘 못하고, 고민이 많고, 남들 앞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너무 싫었다.

고등학생 때에는 대인불안이 심해져서 가게를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아무 일 없는 날에도 삶이 버겁게 느껴졌다. 대학생이 되자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정신과의사가 되고 나서야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실은 아버지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아버지는 늘 자식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잘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못하는 것을 가지고 혼내기만 했다. 당신의 좌절된 꿈을 자식들이 대신 이루어주길 바랐고, 자기가 살지 못한 삶을 자식들이 살아가도록 원했다.

사실 겉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완벽주의 성향은 내면의 자기멸시에 따른 반작용이었다. 문제는 아버지의 바람은 격려가 아닌 강요로, 지지가 아닌 비난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한 시선은 나도 모르게 내면화되었다. 못마땅한 자식은 못마땅한 자신이 될 수밖에 없었다. (52~53쪽)

이 책의 제목이 확 와닿은 것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에 이어 '나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놓지 말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더욱 확고해졌다.

우리는 자기 부족함 때문에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자아상 때문에 자기 부족함에 집착하는 것이다. '내면화된 못마땅한 시선'을 거두어내지 않는 한 내적평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자신을 끝없이 몰아붙인 결과가 자신의 근원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뜨렸다는 사실을 깊이 자각할 때 그때서야 비로소 삽질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이 질문을 맞닥뜨릴 것이다.

'나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는가?' (56쪽)

이 질문의 무게감이 엄청 무겁게 다가오면서 번뜩이는 실마리를 잡은 듯하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인식조차 하지 못했을 자기치유의 방향을 잡아본다.



사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인 제목과 연관된 이야기를 잔뜩 발췌해놓았지만, 이 책에서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이 정말 많이 보였다.

공감하고 마음에 새기고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특히 저자는 자신을 지켜준 한마디 말로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꼽았는데, 그 문장 전체가 저자의 가슴 깊은 곳에 닻을 내렸다는 것이다.

나도 내면의 자기돌봄 문구를 잘 모아서 적어두고 힘들 때 꺼내봐야겠다.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은 자기돌봄에 중점을 두되 자기 자신과의 관계 전반을 다루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자기관계 심리학'이라고 분류하고 싶다. (11쪽)

매일 나 자신을 만나고 살아왔으면서 가장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다그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이제는 자기돌봄을 통해 나 자신에게 힘을 좀 줘야겠다.

정말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차게 읽은 것은 공감할 부분도 많았고, 나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도움 되는 부분도 많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특히 글을 읽고 난 후에 초록색 글자나 박스로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제공해 주는데 그것까지 이어지니 더욱 풍성하게 독서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자기치유 자기돌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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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적 습관 - 당신의 삶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스마트한 습관법
스티븐 기즈 지음, 김정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무언가 열심히 노력해서 악착같이 습관으로 만들고자 하면 버겁고 더 하기 싫다.

나도 한때 새벽에 어학을 배우러 다녀보기도 했고, 운동을 해보기도 했으나,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일찍 일어나서 스스로 기특하고 뿌듯했던 기억 말고는 딱히 바람직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느라 낮에 흐물흐물 졸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내가 일어나서 집중하여 활동하는 시간이 미라클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새벽에 일어나는 나도 미라클, 밤늦게까지 무언가를 하는 나도 미라클이다.

나에게 실망하지 말고 격려해 주자는 차원에서 기대치를 낮춰가며 기특해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탄력적 습관도 나의 생각에 힘을 불어넣어 줄 것 같았다.

'당신의 삶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스마트한 습관법'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이 책 《탄력적 습관》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스티븐 기즈. '작은 습관' 전략을 창시한 세계적인 습관 형성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습관의 재발견》의 저자, 파워블로거, 기업가다. 그는 '팔굽혀펴기 1회의 도전'이라는 포스트에서 시작된 '작은 습관' 전략으로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키며 수백만 명의 삶을 변화시켰고, 지금까지도 습관 전략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당신의 습관에 엄격함 대신 자유를 부여하라', 2부 '탄력성과 유연성', 3부 '동기부여: 선택의 자유로 돌파구 만들기', 4부 '전략 설계: 승리할 수밖에 없는 전략 설계하기', 5부 '실천: 탄력적 습관 완전정복'으로 나뉜다. 부록 '탄력적 습관 실천 키트 사용설명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머리말을 읽으며 나도 그런 새를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새가 하늘을 날려면 날갯짓을 계속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새는 그렇지 않았다. 날갯짓은 그냥 한두 번 가볍게 했을 뿐인데, 이쪽부터 저쪽까지 술술 날아가는 것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우연히 날갯짓을 하지 않고 빙 둘러 선회하는 패턴으로 나는 새를 봤다면 백발백중 그 새는 상승온난기류를 탄 것이라고 말이다. 상승온난기류를 만난 새는 공기기둥을 타고 돌면서 힘들이지 않고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최소한의 날갯짓으로 많은 에너지를 아끼며 비행하는 영리한 이 비행꾼들이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부류다.(14쪽)'라고 언급한다.

지금껏 우리는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지칠 때까지 날개를 펄럭이려고 애써왔다. 하지만 생애 최고의 상승온난기류와 상승기류를 찾았다면 어떻게 할 텐가? 활공하는 새처럼 최적의 위치를 점하는 법을 배우면 당신은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높은 곳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

자, 그럼 시작해보자. (15쪽)

여기에서부터 이 책을 읽어나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동안 엄격한 목표를 세우고 매일 달성하려고 하다가 쉽게 지치고 좌절했다면, 이제는 목표를 다르게 세워보아도 좋겠다.

이 책에서는 목표를 세 가지 탄력적 습관으로 설정하라고 권한다. 전통적 습관은 한 가지 방법으로 달성했다면, 탄력적 습관은 아홉 가지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미니, 플러스, 엘리트의 세 단계로 세우는 것이다.

미니는 본질적으로 작은 습관과 같으며 수평적으로 더 탄력적이다. '플러스'는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준보다 더 많이 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엘리트'는 꾸준히 이 정도로 노력하면 그 분야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79쪽)

미니에 세 가지, 플러스에 세 가지, 엘리트에 세 가지를 계획해서 목표로 세워놓으면 하루에 미니 목표부터 엘리트까지 중에서 골라서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어렵고 부담되는 것이 아니라, 컨디션이 별로인 날은 미니 목표로 가볍게 달성하고, 의욕이 넘치는 때에는 엘리트 목표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습관 전략가 스티븐 기즈가 개발한 '탄력적 습관'은 강력한 유연성으로 그날의 컨디션에 최적화된 목표를 선택하여 매일 반드시 조금씩 나아가게 하고, 적은 노력으로도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켜 큰 성취를 거두게 한다. 탄력적 습관은 평범한 의지를 가진 누구라도 피곤한 하루에 결코 꺾이지 않는 강력한 매일을 선사할 것이다! (책 뒤표지 중에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실패한 것 같고 스스로가 작아지고 비참한 느낌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매일 열심히 달성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인데 어기면 자책하기도 하고 계속 다음날까지도 에라 모르겠다며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탄력적 습관은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조절할 수 있으니 부담감이 적으면서도 스스로에게 격려를 해주고 힘을 줄 수 있어서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탄력적 습관과 함께라면 매일매일 무언가를 성취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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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란 무엇인가 -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에 열광하는 당신이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
조병익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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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은행 금융전문가의 인문학 돈 강의'라고 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에 열광하는 당신이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이라는 것이다.

요즘 물가도 많이 올라서 숨이 턱턱 막히는 데다가 주식과 부동산도 걱정일 테니, 이럴 때일수록 "투자로 삶이 흔들릴 때 돈의 본질에 집중하라"라는 띠지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인문, 철학, 문학, 역사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돈의 본질에 가깝게 써 내려간 인문경제서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돈의 본질을 다각도로 고찰해보고, 이를 통해 진정한 돈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본다. 또한 '삶'과 '돈'의 기울어진 저울 앞에서 인생의 방향을 잃었을 때 가장 균형적인 조율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각자의 답을 찾고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내일을 준비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책 뒤표지 중에서)

진정 돈이란 무엇인지 깊이 통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 책 『돈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조병익. 한국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통화정책, 발권 및 지급결제 등 주요 정책을 수행하는 한국은행에서 다양한 업무를 거치며 학술적인 지식과 실무적인 경험을 쌓았다. 비단 경제뿐 아니라 과학, 역사, 철학, 교육 등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책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가는 열렬한 독서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의 기본이 되는 요소로서의 돈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과 깊이 얽혀있는 '돈'의 진면목을 솔직한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재테크 책은 아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돈에 대한 감각이 높아져 재테크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돈의 속성과 본질을 생각해보고, 그 생각이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0쪽)

이 책은 총 네 가지 질문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질문 '돈이란 무엇인가?', 두 번째 질문 '경제를 움직이는 돈의 속성은 무엇인가?', 세 번째 질문 '돈은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가?', 네 번째 질문 '돈은 어떻게 인간의 생각을 지배하는가?'로 나뉜다.



일단 이 책을 펼쳐들면 인문학적 지식이 총동원되어 폭넓고 재미있게 술술 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고체로서의 돈이 거래에 이용될 때 그 돈은 '액체'로 변한다. 이는 돈이 돌고 돌면서 경제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의 돈은 혈액에 비유되곤 한다. 건원통보, 상평통보에서 사용된 '통通'도 돈이 막힘없이 잘 통용되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금융金融'이란 단어에도 '녹는다'는 뜻을 가진 '융融'이 따라 붙는다. 막힌 곳을 녹여 두루두루 잘 통하게 하는 것이 금융이기 때문이다. (23쪽)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부자 되자, 돈 벌자, 등등 무조건적으로 휩쓸리는 분위기를 타고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앞서, 아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문제를 짚어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네가 돈을 알아?"라면서 하나씩 친절하게 짚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돈을 벌거나 무언가 투자를 하거나 그런 모든 것에 앞서서 기본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것을 들려주는 책이다.

뭐 사람에 따라 '굳이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그것부터 짚어보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솔깃하게 읽어나갔다.



특히 이 책은 딱딱하지 않고 인문학적인 내용을 예를 들어 풍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처음 제목을 접할 때 가장 거리감을 느꼈고 읽어나가면서는 '오오, 그렇구나!'라면서 점점 부드럽게 쏙쏙 스며들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과를 낸 사람들도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만 했다는 사실 말이다.

일례로,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 아테네의 개혁가 솔론, 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모두 상인이었고, 철학자 스피노자는 철학 연구를 위해 안경알을 갈았으며, 식물학자 린네는 가죽 신발을 만들면서 연구를 했고, 셰익스피어는 극장 지배인으로 성공한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들도 경제적 후원이 있었기에 예술적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대개 사람들은 예술을 매우 고상하게 여기기 때문에 돈에 얽매인 예술가들을 비난하고 경멸하기도 한다. 이는 순수한 열정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된 예술에는 영혼이 담겨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순수 예술작품들도 금전적 동기로 인한 것들이 부지기수다. 르네상스 시대의 뛰어난 그림들 대부분은 부유한 후원자들이 제공해 준 돈으로 그려졌다. 만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돈을 받고 초상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모나리자>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미켈란젤로도 '돈은 내가 이루어낸 업적의 동인'이라고 말할 정도였고,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인 피카소도 '미술은 돈'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248~249쪽)

돈과 적당한 거리를 두기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만, 솔직히 돈 없이 살 수는 없는 것이니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서도 돈의 필요성을 인식해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돈에 대한 허황된 믿음이 아니라 돈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된 삶의 활주로를 만드는 일이다. 그러자면 돈이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돈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한마디로 돈의 행동양식과 존재양식을 모두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다루어보고자 하였다. (337쪽)

이 책에서는 동서양의 각종 인문학적 지식을 적절한 곳에 넣어서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돈에 대한 이야기라서 뻔하거나 딱딱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으나 일단 읽기 시작하면 방대한 지식을 들려주니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특히 재테크 열풍을 따라 무조건 부자 되자고 돌격하지 말고, 기본적인 것을 짚어보고 시작하도록 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책이다. 돈을 향해 나아가기 전에 먼저 기본적인 본질에 통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한국은행 금융전문가의 인문학 돈 강의를 들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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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락부락 삼 형제의 수영장 나들이
비에른 뢰르비크 지음, 그뤼 모우르순 그림, 김세실 옮김 / 오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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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림을 보고 "이게 뭐지?" 했다. 그동안 '그림책'이라고 하면 볼 수 있던 그림들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림을 계속 보고 있자니 정감이 가고 독특한 개성이 느껴진다.

표지 그림을 한참 들여다봤다.

여기에 우락부락 삼 형제가 누구인지 대번에 알 것 같았고, 다른 동물들도 모두 개성 넘친다.

무엇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아이 그림체라는 점에서 이 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락부락 삼 형제는 누구이며 그들의 수영장 나들이는 어땠는지 이 책 《우락부락 삼 형제의 수영장 나들이》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글은 비에른 뢰르비크. 《우락부락 삼 형제의 수영장 나들이》로 노르웨이 어린이 문학 부문 문화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림은 그뤼 모우르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의 노르웨이 그림 작가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책 속에서)



짐작했겠지만 표지에서 똑같이 생긴 세 마리 동물이 바로 우락부락 삼 형제다.

'매애애애~' 하고 우는 것을 보면 염소다.

동화 속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옛날, 옛날에 염소 삼 형제가 살았는데,

삼 형제의 이름은 모두 우락부락이었어.

삼 형제는 산비탈로 산책을 나갔어.

막내가 맨 앞, 둘째가 가운데,

첫째가 맨 뒤에 서서 사이좋게 걸어갔지. (책 속에서)

그런데 항상 가던 산비탈 말고 색다른 곳인 주주 물놀이 공원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매표소의 토끼가 "코끼리 물대포 타 보세요! 정말 끝내줘요!"라고 이야기하니 솔깃한 것이다.

과연 이들은 멈출 수 없는 짜릿한 즐거움을 느끼러 코끼리 물대포 타러 주주 물놀이 공원으로 갈 것인가.

물론 평소에 안 가던 곳으로 가야 색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니, 우락부락 삼 형제는 표를 사서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고, 거기에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우락부락 삼 형제가 물놀이 공원에 갔어요.

괴물 트롤이 사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 산비탈 꼭대기를 피해서요.

그런데 이번에는 트롤이 수영장에서 말썽을 부리고 있네요.

수영장에서 딱 마주친 우락부락 삼 형제와 트롤.

과연 이곳에서 어떤 소동이 벌어질까요? (책 뒤표지 중에서)

무엇보다 독특한 그림체가 인상적이어서 강렬하게 기억되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각자 다른 동물을 더 그려서 오려 붙여놓으면서 주주 물놀이 공원을 더욱 풍성하게 장식할 수도 있겠다.

사실 이 책의 그림들이 오려 붙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꾸 손으로 만져보게 되었으니, 아이들도 아마 비슷한 느낌으로 촉감까지 즐기며 동화책을 읽을 것이다.

우락부락 삼 형제와 함께 트롤을 혼내줄 아이디어를 골똘히 생각해 볼 수도 있겠고, 이 책을 통해 창의력을 쑥쑥 키워줄 수 있겠다.

과연 우락부락 삼 형제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하며 신나게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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