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책은 딱딱하지 않고 인문학적인 내용을 예를 들어 풍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처음 제목을 접할 때 가장 거리감을 느꼈고 읽어나가면서는 '오오, 그렇구나!'라면서 점점 부드럽게 쏙쏙 스며들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과를 낸 사람들도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만 했다는 사실 말이다.
일례로,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 아테네의 개혁가 솔론, 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모두 상인이었고, 철학자 스피노자는 철학 연구를 위해 안경알을 갈았으며, 식물학자 린네는 가죽 신발을 만들면서 연구를 했고, 셰익스피어는 극장 지배인으로 성공한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들도 경제적 후원이 있었기에 예술적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대개 사람들은 예술을 매우 고상하게 여기기 때문에 돈에 얽매인 예술가들을 비난하고 경멸하기도 한다. 이는 순수한 열정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된 예술에는 영혼이 담겨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순수 예술작품들도 금전적 동기로 인한 것들이 부지기수다. 르네상스 시대의 뛰어난 그림들 대부분은 부유한 후원자들이 제공해 준 돈으로 그려졌다. 만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돈을 받고 초상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모나리자>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미켈란젤로도 '돈은 내가 이루어낸 업적의 동인'이라고 말할 정도였고,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인 피카소도 '미술은 돈'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248~249쪽)
돈과 적당한 거리를 두기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만, 솔직히 돈 없이 살 수는 없는 것이니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서도 돈의 필요성을 인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