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무엇인가 -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에 열광하는 당신이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
조병익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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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은행 금융전문가의 인문학 돈 강의'라고 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에 열광하는 당신이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이라는 것이다.

요즘 물가도 많이 올라서 숨이 턱턱 막히는 데다가 주식과 부동산도 걱정일 테니, 이럴 때일수록 "투자로 삶이 흔들릴 때 돈의 본질에 집중하라"라는 띠지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인문, 철학, 문학, 역사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돈의 본질에 가깝게 써 내려간 인문경제서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돈의 본질을 다각도로 고찰해보고, 이를 통해 진정한 돈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본다. 또한 '삶'과 '돈'의 기울어진 저울 앞에서 인생의 방향을 잃었을 때 가장 균형적인 조율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각자의 답을 찾고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내일을 준비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책 뒤표지 중에서)

진정 돈이란 무엇인지 깊이 통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 책 『돈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조병익. 한국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통화정책, 발권 및 지급결제 등 주요 정책을 수행하는 한국은행에서 다양한 업무를 거치며 학술적인 지식과 실무적인 경험을 쌓았다. 비단 경제뿐 아니라 과학, 역사, 철학, 교육 등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책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가는 열렬한 독서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의 기본이 되는 요소로서의 돈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과 깊이 얽혀있는 '돈'의 진면목을 솔직한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재테크 책은 아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돈에 대한 감각이 높아져 재테크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돈의 속성과 본질을 생각해보고, 그 생각이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0쪽)

이 책은 총 네 가지 질문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질문 '돈이란 무엇인가?', 두 번째 질문 '경제를 움직이는 돈의 속성은 무엇인가?', 세 번째 질문 '돈은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가?', 네 번째 질문 '돈은 어떻게 인간의 생각을 지배하는가?'로 나뉜다.



일단 이 책을 펼쳐들면 인문학적 지식이 총동원되어 폭넓고 재미있게 술술 읽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고체로서의 돈이 거래에 이용될 때 그 돈은 '액체'로 변한다. 이는 돈이 돌고 돌면서 경제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의 돈은 혈액에 비유되곤 한다. 건원통보, 상평통보에서 사용된 '통通'도 돈이 막힘없이 잘 통용되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금융金融'이란 단어에도 '녹는다'는 뜻을 가진 '융融'이 따라 붙는다. 막힌 곳을 녹여 두루두루 잘 통하게 하는 것이 금융이기 때문이다. (23쪽)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부자 되자, 돈 벌자, 등등 무조건적으로 휩쓸리는 분위기를 타고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앞서, 아주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문제를 짚어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네가 돈을 알아?"라면서 하나씩 친절하게 짚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돈을 벌거나 무언가 투자를 하거나 그런 모든 것에 앞서서 기본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것을 들려주는 책이다.

뭐 사람에 따라 '굳이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그것부터 짚어보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솔깃하게 읽어나갔다.



특히 이 책은 딱딱하지 않고 인문학적인 내용을 예를 들어 풍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처음 제목을 접할 때 가장 거리감을 느꼈고 읽어나가면서는 '오오, 그렇구나!'라면서 점점 부드럽게 쏙쏙 스며들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성과를 낸 사람들도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만 했다는 사실 말이다.

일례로,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 아테네의 개혁가 솔론, 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모두 상인이었고, 철학자 스피노자는 철학 연구를 위해 안경알을 갈았으며, 식물학자 린네는 가죽 신발을 만들면서 연구를 했고, 셰익스피어는 극장 지배인으로 성공한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들도 경제적 후원이 있었기에 예술적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대개 사람들은 예술을 매우 고상하게 여기기 때문에 돈에 얽매인 예술가들을 비난하고 경멸하기도 한다. 이는 순수한 열정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된 예술에는 영혼이 담겨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순수 예술작품들도 금전적 동기로 인한 것들이 부지기수다. 르네상스 시대의 뛰어난 그림들 대부분은 부유한 후원자들이 제공해 준 돈으로 그려졌다. 만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돈을 받고 초상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모나리자>는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미켈란젤로도 '돈은 내가 이루어낸 업적의 동인'이라고 말할 정도였고,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인 피카소도 '미술은 돈'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248~249쪽)

돈과 적당한 거리를 두기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만, 솔직히 돈 없이 살 수는 없는 것이니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서도 돈의 필요성을 인식해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돈에 대한 허황된 믿음이 아니라 돈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된 삶의 활주로를 만드는 일이다. 그러자면 돈이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돈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한마디로 돈의 행동양식과 존재양식을 모두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다루어보고자 하였다. (337쪽)

이 책에서는 동서양의 각종 인문학적 지식을 적절한 곳에 넣어서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돈에 대한 이야기라서 뻔하거나 딱딱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으나 일단 읽기 시작하면 방대한 지식을 들려주니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특히 재테크 열풍을 따라 무조건 부자 되자고 돌격하지 말고, 기본적인 것을 짚어보고 시작하도록 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책이다. 돈을 향해 나아가기 전에 먼저 기본적인 본질에 통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한국은행 금융전문가의 인문학 돈 강의를 들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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