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미술관 - 잃어버린 감각과 숨결이 살아나는 예술 여행
강정모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나의 미술 여행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리라 생각되어 기대되었다.

그러니까 나의 여행은 예술에 대해 전혀 눈 뜨지 못했던 시기부터, 막 눈을 뜨고 책 속에 있는 예술 작품들을 실물 영접하던 시기를 지날 무렵 코로나로 다음 여행을 시도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런 나에게 다음 여행을 위한 안내서가 되어줄 이 책이 소개만으로도 나를 마냥 들뜨게 해주었다.

비로소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을 위한 새로운 미술 여행의 지도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한낮의 미술관》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강정모. 여행이 예술이 된다고 믿는 예술 여행 전문 기획자. 유럽 예술 전문 여행사 '아츠앤트래블'의 대표인 그는 2014년 Viator 세계 10대 가이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유럽을 대표하는 여러 미술관에서 전시 해설을 하며, 삼성 인력 개발원, 교보 생명 등 수많은 기업에 출강하여 유럽 미술과 예술 기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미술 여행의 새로운 지도이기도 하고, 새로운 미술 여행 입문서이기도 한 만큼 다양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보는 신선한 관점,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 목표인 여행을 제안한다. 기존에 미술여행 공식 코스를 이미 경험했던 사람은 물론 다시 여행이 시작되는 지금, 미술 여행을 앞둔 사람도 두루 읽을 수 있도록 쉽고 흥미로운 미술 테마 여행만을 담아보았다. (12쪽)

이 책에는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등 이탈리아, 런런 영국, 파리, 프로방스, 생폴 드 방스와 방스, 앙티브, 아를 등 프랑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술은 시공을 초월한 또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마술적 경험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미술 여행은 '여행 속의 여행'이다. 누구든 이 책을 통해 여행과 예술이 주는 다층적 경험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비로소, 이 책을 들고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13쪽)

그러고 보면 책에서 보았던 명화를 보기 위해 미술관에 줄 서서 기다리고 그러는 것 말고도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누군가가 알려준다면 여행지 곳곳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까지 누리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이번 여행에서는 바로크의 천재 화가 카라바조를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바티칸 미술관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그가 사랑했던 로마 거리를 걸어보고자 한다. 그가 칼을 차고 다니며 뒷골목의 부랑자, 거지, 매춘부와 대화를 나누고, 어두운 작업실에서 이들의 모습을 성화로 그려내는 장면을 상상해보면서 말이다. (30쪽)

이런 여행도 괜찮겠다. 그래서 그다음 이야기가 더욱 들뜬다. 직접 여행을 가든, 상상으로만 가든, 이미 마음은 그곳을 향해 있으니 말이다.



특히 코로나 바로 전에 다녀온 곳도 파리, 아마 이후에도 가장 먼저 갈 곳이 파리라는 예감이 들어서 프랑스 이야기를 빠짐없이 읽어나갔다.

정말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 여행을 따라가는 느낌으로 읽어나갔고, 다음에 그곳에 가면 그런 의미라는 것을 알고 바라보면 무척 반가울 것 같았다.

생각만으로도 벌써 설렌다. 그곳 거리를 직접 조금씩 걸어가며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나도 시선 집중하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잠시 걷다 보면 에밀 구도 광장이 나오는데, 그 근처에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 '세탁선'이 있다. 여행객들과 이 건물 앞에 설 때면 그들은 별 특색 없는 곳에 왜 데리고 왔냐는 의아한 표정이다. "이곳에서 피카소가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렸습니다"라고 설명하면 그제야 의문은 감탄사로 변한다. 그렇다. 이곳이 바로 입체파의 산실, 세탁선이다. (240쪽)



루브르 박물관에서 길을 잃어본 사람으로서 루브르 박물관 방문 계획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루브르에서 가장 슬픈 작품들이 무엇인가 질문하며, '나는 늘 <모나리자> 근처에 있는 그림들이 루브르에서 가장 슬픈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당대 내로라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대작에 묻혀 잊혀버린 현실이 안타깝다(273쪽)'라고 답하는데 맞는 말이다.

몇 해 전 하루를 잡고 루브르 박물관에 갔는데, 마음 내키는 대로 감상을 하다가 길을 잃었고, 나중에는 출구만 찾아서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나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도 명화, 저기도 명화인데, 나중에 이 작품들이 무척이나 그리울 것임에도 나는 지금 출구만을 반가워하며 얼른 숙소로 가고만 싶어 하는구나.'

그래서 이번 예술 기행의 주제는 '<모나리자> 관람 이후의 작품들'이다. 유명한 작품을 둘러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작품을 찬찬히 감상하며 작품과 교감하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니까. (274쪽)

오우, 인정. 모나리자 말고 다른 작품들을 감상할 기대에 부풀어본다. 체력 소진 없이 머릿속에 여행을 상상하며 읽어나가는 이 시간이 값지다.



세상에는 수많은 미술관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있지만 《한낮의 미술관》은 예술 여행 기획자 강정모만의 경험을 녹여낸 에피소드들이 곁들여져, 우리에게 왜 예술 여행이 필요한지를 깊이 깨닫게 한다. 여행이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온 지금. 나는 무조건 이 책을 들고 떠날 것이다. 카라바조의 그림이 있는 로마로, 우피치 미술관이 있는 피렌체로, 반 고흐의 번뇌가 서렸던 아를로 말이다.

_이은화_뮤지엄 스토리텔러, 미술평론가, 《그림의 방》 저자

여행이 너무너무 하고 싶지만, 아직은 할 수 없다고 해도 기다릴 수는 있다. 이 책이 직접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앉은 자리에서 생생하게 꿈꿀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작품 만이 아닌, 여행과 함께 작품을 볼 수 있고 때로는 현장감 있게 의미를 찾을 수 있어서 유용한 책이다.

놓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여행도 좋아하고 미술 작품에도 관심 있다면 이 모든 것을 알차게 담은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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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딩 레볼루션 - 나를 사게 하는 매출 100배의 기적
김민정(엠제이킴) 지음 / 라온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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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퍼스널 브랜딩 관련 책이 속속들이 출간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경쟁력이고 무기다!"

1에서 시작해 10이 되는 기적의 퍼스널 브랜딩

최상의 차별화 전략으로 나의 가치를 높여라!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에서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퍼스널 브랜딩 레볼루션》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민정. 전화기 너머 목소리만으로도 상대의 강점과 진심을 파악해내는 예리한 관찰력의 소유자. 이를 바탕으로 각 개인의 개성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내는 퍼스널브랜딩 전략가이자 'MJKU'의 대표이다. 8년 간의 치열한 산업 현장 경험 안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역량이라는 것을 깨닫고 상대방 자신보다 상대의 가능성을 더 믿어주는 '진정성'을 유통하며, 대한민국 퍼스널 브랜딩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당신의 생존 무기가 될 것이다. 단순히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이론적인 '참고서'가 아닌 당장 내 사업과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생존백서'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판이 바뀌는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담았다. 생존에 필요한 무기를 집어들 것인지 아니면 내려놓을 것인지는 이제 여러분의 선택에 달렸다.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도 실력인 세상이다. 나는 여러분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것을 이 책으로 반드시 증명해낼 것이다. (11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추천사와 프롤로그 '결국 생존 로드맵을 가진 사람이 살아남는다'를 시작으로, 1장 '퍼스널 브랜딩을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이유', 2장 '퍼스널 브랜딩 기본기 다지기', 3장 '무한대 인맥을 만드는 '콜드콜 기술'', 4장 '매출 100배 올리는 '클로징 기술'', 5장 '3차원 메타버스 시대, '부캐의 탄생'', 6장 '퍼스널 브랜딩의 목표, '커뮤니티 리더''로 나닌다.



나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나라가 큰 강대국들 사이에 껴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을 보면 생존력과 적응력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는 못 속인다. 우리는 그런 조상들의 자손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든 어떤 '버스(verse)'든 어떤 쓰나미가 밀려와도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우선 살아남기 위해서는 2가지 일을 시작해야 한다. 첫 번째, 지금 현재의 본인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장에 빨리 나를 내놓아야 한다. (23쪽 발췌)

이 책은 궁금해서 쏙쏙 읽어나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저자의 경험담이 곳곳에서 나를 혹하게 만들었다.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들어보실래요?' 혹은 '이 얘기는 안 들으면 손해일텐데….' 등등 나를 솔깃하게 하며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대방출된다.

먼저 모범생처럼 썸네일 제목을 만들다가 어디에서 보니 영상 썸네일이 구독자의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해서 클릭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조회수가 올라간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성공하세요' 대신 '포기하세요'를 쓰고, '이 영상을 꼭 봐야 해요' 대신 '이 영상은 절대 클릭하지 마세요'로 썸네일을 과감히 바꾸고 나니 결과가 대박이었다고. 기껏해야 20~30회이던 조회수가 하루아침에 200~300회로 수직 상승을 했다고 한다. 그 전에는 구독자들의 심리를 읽지 못했다는 것. 제목 짓는 것에 약한 나도 배울 것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니 더 열심히 이 책 속의 내용을 살펴보게 되었다.



저자는 콜드콜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긴 대단한 에너지의 소유자가 아니면 힘든 직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사람은 이상한 전화번호가 뜨면 아예 전화를 받지 않고, 받더라도 나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바로 끊어버리니,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자인가. 이런 나 같은 사람도 상대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콜드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고, 특히 3차원 메타버스 시대에 부캐 만들기까지 차곡차곡 자신의 위치를 다져갈 수 있도록 제안한다.

특히 부캐에 인간미를 가미하여 옆집 누나가 되어야 한다며 진정성을 갖도록 독려하는 것까지, 고객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며 큰 그림을 그릴지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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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 랩콘스튜디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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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무언가 경고하는 듯했다. 그 내용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 책은 아마존 재팬에서 거시경제학 부문 10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일본의 대표 경제 석학 노구치 유키오 교수의 경고를 담았다고 한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노구치 유키오. 일본 히토츠바시대 교수, 도쿄대 교수(첨단경제공학연구센터장), 스탠포드대 객원교수, 와세다대 파이낸스연구과 교수 등을 거쳐 히토츠바시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문 분야는 일본경제론이다. (책날개 발췌)

멈춰버린 일본경제가 심각한 위기 단계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는 일본경제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반성하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전망한다. 향후 어떠한 가능성과 문제들이 있을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지에 관한 질문에 대답하려면 현재 일본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11쪽)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믿기 힘들 정도로 가난해진 일본', 2장 ''엔저라는 마약'에 취해 개혁은 뒷전', 3장 ''저렴한 일본'을 이해하기 위한 경제지표', 4장 '임금이 상승하지 않는 것은 물가가 상승하지 않기 때문', 5장 '일본이 침체한 원인을 미국을 통해 배운다', 6장 '디지털화에 뒤처진 일본', 7장 '일본을 망가뜨린 엔저 20년사', 8장 '일본은 1% 성장을 할 수 있을까', 9장 '고령화 정점에 맞선다-2040년 문제의 심각성', 10장 '미래를 향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나뉜다.



먼저 이 책에서는 빅맥지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일본의 빅맥 가격은 3.55달러. 유럽지역의 빅맥은 5.02달러, 영국의 빅맥은 4.5달러, 한국에서는 4.0달러이다. 요즘 '물가가 저렴한 일본'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 표현이 정확하게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엔저로 인해 일본의 순위가 하락하였고, 이제는 중국에도 밀린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절반, 한국보다도 낮은 일본의 임금 수준이라고 하며, 이제 일본은 임금수준에서 OECD 국가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는 것이다.

10년 전 일본은 빅맥지수 세계 최상위권이었는데, 깨닫지 못한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뀐 것이다. 우리도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을 보면 정작 본인들인 일본인들은 더더욱 모르고 살았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 그들의 현실을 하나씩 조목조목 짚어주니 그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그럼 정치가들은 왜 엔화 약세를 원했을까. 엔화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수출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고, 덩달아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통계에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53쪽)

특히 일본 기업들이 딱히 눈부시게 기술혁신을 이뤄낸 것도 아닌데 이익과 주가가 상승한 이유로 일본의 노동자가 가난해졌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아베노믹스의 본질은 엔화 약세로 인해 임금의 국제적 구매력이 하락하는 대신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19년 초 일본 아베 내각은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총고용자소득은 늘어나고 있다'라고 반론했다고 한다. 거기에 대해 설명하면서 '마치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설명하라'는 시험문제가 나왔을 때 '소크라테스는 일단 제쳐두고 플라톤은'이라고 답하는 식의 궤변이나 마찬가지이다.(75쪽)'라고 한마디 더하니 더 확 와닿는 부분이 있다.



일본인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든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이 책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최근 치러진 총선거에서 쟁점이 되지도 못했다. 일본이 빠진 심각한 현 사태와 미래에 대한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회에서는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졌는가. 그리고 논의 결과는 향후 경제정책에 반영될까. 일본이 믿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도 갑자기 백마 탄 기사가 나타날 리는 없다.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일본인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일본인은 다시 정신을 차릴 시점이다. (265쪽)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의 민낯을 들여다본 기분이다. 일본의 현재 상황을 조목조목 짚어주니 미처 몰랐던 사실들이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단편적으로 보아왔던 문제들이 하나씩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다가왔다. '아, 그래서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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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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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데에는 '미공개 육필원고'라는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2019년 11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까지 삶을 반추하고 죽음을 독대하며 써내려간 미공개 육필원고."라는 설명을 보며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사람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메시지는 제각각일 것이다. 그 사람의 인생에서 깨달아온 것들의 총합일 수도 있겠고, 전혀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깨달은 후 남길 수도 있겠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는데, '눈물 한 방울'이라고 한다.

"병상에 누워 내게 마지막 남은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디지로그' '생명자본'에 이은 그것은 '눈물 한 방울'이었다."

탁월한 통찰력으로 문명의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생의 마지막 순간 남긴 새로운 화두, '눈물 한 방울'.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작은 눈물방울에서 그는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씨앗을 보았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추억부터 가장 작아서 가장 큰 가치 '눈물 한 방울'까지, 세상을 놀라게 한 자유로운 사유와 영감부터 병마와 싸우며 가슴과 마음에 묻어두었던 절규까지, 끝까지 펜을 놓지 않고 생명과 죽음을 성찰한 인간 이어령의 마지막 말.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 『눈물 한 방울』을 읽으며 그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문학평론가. 호는 능소.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재학 시절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고, 곧 기성 문단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로 데뷔한 이래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의 논설위원을 맡으면서 논객으로 활약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문리대학 교수로 시작해 30년 넘게 교단에 섰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행사를 총괄 기획해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으로 전 세계에 한국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재임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을 추진했다. 새천년준비위원장,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책날개 중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160여 권의 저작을 남겼으며, 이 책은 저자가 2019년 10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까지 노트에 손수 쓴 마지막 글을 정리한 것이다.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간 게 내 인생이다. 물음표가 씨앗이라면 느낌표는 꽃이다. 품었던 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의 그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호기심을 갖는 것, 그리고 왜 그런지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온 88년, 병상에 누워 내게 마지막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한참 생각했다. '디지로그' '생명자본'에 이은 그것은 '눈물 한 방울'이었다. (5쪽)

역시 이 책도 서문부터 내 시선을 이끌며 '눈물'에 대해 생각하도록 길을 제시해준다. 짐승과 사람을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해 눈물이라고 한다. 정서적 눈물은 사람만이 흘릴 수 있고, 로봇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것이니, 그 '눈물'에 대한 이야기가 저자의 육필원고와 함께 담겨 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글이 마음에 든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한꺼번에 읽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아끼며 읽어나간다. 펼쳐들어 글을 읽고 생각에 잠긴다.




 

이 책에는 다른 사진 말고 직접 쓴 글씨, 직접 그린 그림이 수록되어 있어서 인상적이다. 그런데 그 계기를 보고 나니 마음이 짠하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손 글씨를 쓴다. 컴퓨터 자판으로 써왔는데 이제 늙어서 더 이상 더블클릭도 힘들게 되면서 다시 옛날의 손 글씨로 돌아간다. 처음 글씨를 배우는 초딩 글씨가 될 수밖에 없다. (27쪽)

그러고 보니 문득 서글프다.

그래도 힘 내자. 할 수 있을 때 책도 읽고 자판도 두드리고, 마음껏 현재를 누리자.

늙은이가 젊은이에게 해줄 수 있는 단 한마디.

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늙어서 죽음을 알게 되면 비극이지만 젊어서 그것을 알면 축복인 게다. (79쪽)




일러두기에 보면 '이 책은 저자가 2019년 10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까지 노트에 손수 쓴 마지막 글이다.'라고 되어 있다.

그것은 2019년부터 점점 몸이 쇠하면서 글씨에서도 힘이 빠지는 것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글이 인쇄만 되어 있다면 전달되는 감흥이 덜했을 텐데, 친필원고와 손그림을 원본 노트의 이미지로 함께 전해주니 강렬하게 다가왔다.



인쇄된 글로 그 생각을 전달받고, 직접 쓴 글씨와 그림을 통해 그 글을 적었을 당시의 상황을 그려본다.

더욱 깊이 다가온다.

이번 책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데에는 손글씨와 그림이 마음을 움직인 부분이 있었다.

끝까지 펜을 놓지 않고 생명과 죽음을 성찰한 인간 이어령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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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잠수복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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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황이어도 쉽고 재미있는 문체로 위트 있게 풀어내니 오쿠다 히데오의 필력은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소설 속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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