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미술관 - 잃어버린 감각과 숨결이 살아나는 예술 여행
강정모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나의 미술 여행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리라 생각되어 기대되었다.

그러니까 나의 여행은 예술에 대해 전혀 눈 뜨지 못했던 시기부터, 막 눈을 뜨고 책 속에 있는 예술 작품들을 실물 영접하던 시기를 지날 무렵 코로나로 다음 여행을 시도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런 나에게 다음 여행을 위한 안내서가 되어줄 이 책이 소개만으로도 나를 마냥 들뜨게 해주었다.

비로소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하려는

모든 이들을 위한 새로운 미술 여행의 지도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한낮의 미술관》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강정모. 여행이 예술이 된다고 믿는 예술 여행 전문 기획자. 유럽 예술 전문 여행사 '아츠앤트래블'의 대표인 그는 2014년 Viator 세계 10대 가이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유럽을 대표하는 여러 미술관에서 전시 해설을 하며, 삼성 인력 개발원, 교보 생명 등 수많은 기업에 출강하여 유럽 미술과 예술 기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미술 여행의 새로운 지도이기도 하고, 새로운 미술 여행 입문서이기도 한 만큼 다양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보는 신선한 관점,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 목표인 여행을 제안한다. 기존에 미술여행 공식 코스를 이미 경험했던 사람은 물론 다시 여행이 시작되는 지금, 미술 여행을 앞둔 사람도 두루 읽을 수 있도록 쉽고 흥미로운 미술 테마 여행만을 담아보았다. (12쪽)

이 책에는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등 이탈리아, 런런 영국, 파리, 프로방스, 생폴 드 방스와 방스, 앙티브, 아를 등 프랑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술은 시공을 초월한 또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마술적 경험을 선물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미술 여행은 '여행 속의 여행'이다. 누구든 이 책을 통해 여행과 예술이 주는 다층적 경험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비로소, 이 책을 들고 자신만의 여행을 시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13쪽)

그러고 보면 책에서 보았던 명화를 보기 위해 미술관에 줄 서서 기다리고 그러는 것 말고도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누군가가 알려준다면 여행지 곳곳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까지 누리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이번 여행에서는 바로크의 천재 화가 카라바조를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바티칸 미술관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그가 사랑했던 로마 거리를 걸어보고자 한다. 그가 칼을 차고 다니며 뒷골목의 부랑자, 거지, 매춘부와 대화를 나누고, 어두운 작업실에서 이들의 모습을 성화로 그려내는 장면을 상상해보면서 말이다. (30쪽)

이런 여행도 괜찮겠다. 그래서 그다음 이야기가 더욱 들뜬다. 직접 여행을 가든, 상상으로만 가든, 이미 마음은 그곳을 향해 있으니 말이다.



특히 코로나 바로 전에 다녀온 곳도 파리, 아마 이후에도 가장 먼저 갈 곳이 파리라는 예감이 들어서 프랑스 이야기를 빠짐없이 읽어나갔다.

정말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 여행을 따라가는 느낌으로 읽어나갔고, 다음에 그곳에 가면 그런 의미라는 것을 알고 바라보면 무척 반가울 것 같았다.

생각만으로도 벌써 설렌다. 그곳 거리를 직접 조금씩 걸어가며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나도 시선 집중하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잠시 걷다 보면 에밀 구도 광장이 나오는데, 그 근처에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 '세탁선'이 있다. 여행객들과 이 건물 앞에 설 때면 그들은 별 특색 없는 곳에 왜 데리고 왔냐는 의아한 표정이다. "이곳에서 피카소가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렸습니다"라고 설명하면 그제야 의문은 감탄사로 변한다. 그렇다. 이곳이 바로 입체파의 산실, 세탁선이다. (240쪽)



루브르 박물관에서 길을 잃어본 사람으로서 루브르 박물관 방문 계획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루브르에서 가장 슬픈 작품들이 무엇인가 질문하며, '나는 늘 <모나리자> 근처에 있는 그림들이 루브르에서 가장 슬픈 작품들이라고 생각한다. 당대 내로라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대작에 묻혀 잊혀버린 현실이 안타깝다(273쪽)'라고 답하는데 맞는 말이다.

몇 해 전 하루를 잡고 루브르 박물관에 갔는데, 마음 내키는 대로 감상을 하다가 길을 잃었고, 나중에는 출구만 찾아서 겨우겨우 빠져나왔다. 나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도 명화, 저기도 명화인데, 나중에 이 작품들이 무척이나 그리울 것임에도 나는 지금 출구만을 반가워하며 얼른 숙소로 가고만 싶어 하는구나.'

그래서 이번 예술 기행의 주제는 '<모나리자> 관람 이후의 작품들'이다. 유명한 작품을 둘러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작품을 찬찬히 감상하며 작품과 교감하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니까. (274쪽)

오우, 인정. 모나리자 말고 다른 작품들을 감상할 기대에 부풀어본다. 체력 소진 없이 머릿속에 여행을 상상하며 읽어나가는 이 시간이 값지다.



세상에는 수많은 미술관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있지만 《한낮의 미술관》은 예술 여행 기획자 강정모만의 경험을 녹여낸 에피소드들이 곁들여져, 우리에게 왜 예술 여행이 필요한지를 깊이 깨닫게 한다. 여행이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온 지금. 나는 무조건 이 책을 들고 떠날 것이다. 카라바조의 그림이 있는 로마로, 우피치 미술관이 있는 피렌체로, 반 고흐의 번뇌가 서렸던 아를로 말이다.

_이은화_뮤지엄 스토리텔러, 미술평론가, 《그림의 방》 저자

여행이 너무너무 하고 싶지만, 아직은 할 수 없다고 해도 기다릴 수는 있다. 이 책이 직접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앉은 자리에서 생생하게 꿈꿀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작품 만이 아닌, 여행과 함께 작품을 볼 수 있고 때로는 현장감 있게 의미를 찾을 수 있어서 유용한 책이다.

놓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여행도 좋아하고 미술 작품에도 관심 있다면 이 모든 것을 알차게 담은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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