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지고 누워 사랑에 기대다 - 작가가 사랑할 때 - 여자편
권라빈 지음 / 떠오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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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사막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사랑이,

오아시스와 바다 같은 수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

사막은 그저 기대어 쉴 수 있는 그늘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나무 한 그루가 사랑이더라 라는 점이었다. (책날개 중에서)

이 밤, 사랑에 대한 책을 읽었다. 이런 책은 밤에 읽는 것이 제격이다.

이 책은 달과 나비, 두 남녀가 들려주는 로맨스 스토리다.

그런데 작가의 스토리를 알고 보면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다. 작가는 세상에 이런 사람 이런 사랑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정신과 약 부작용으로 인해 언어장애와 기억력이 흐려졌던 나는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중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써서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었다.

난 엉망진창인 사람이었다. 불면증, 자살 중독증, 불안증, 트라우마, 우울증, 조울증, 해리성 기억상실증, 공황장애 등으로 정상적인 사고력과 판단이 불가한 사람이었음에도 세상에 이런 사람 이런 사랑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218쪽)

그 사랑 이야기가 어떤지 궁금해서 이 책 『등지고 누워 사랑에 기대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권라빈. 인스타 @pm_rabin.

예술가이자 조각을 줍는 사람인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틀을 깨는 것이다. 기존과 다르게 선이 그어져 있거나 틀이 있는 것을 지우고 깨버리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정확한 명칭의 장르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 책으로 인해 계속 새로운 장르가 나올지도 모르기에 나는 이 책을 스토리 에세이, 드라마 에세이라 부르고 싶다. (9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나는 과거에 사랑을 찾아 헤매던 작은 애벌레였다', 2부 '나비는 스스로 만든 번데기를 벗어야 세상에 나올 수 있다', 3부 '날아다니던 나비는 또 다른 나비를 만났다', 4부 '함께 날던 두마리의 나비, 정착한 곳에 나무를 심다'로 나뉜다.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이라는 이름의 수많은 모습들 중 진정 사랑이 아닌 것도 많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사랑이 아닌, 별로 안 좋은 이름이 붙여질지도 모를 마음과 행동은 당사자만 모를 수도 있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 스토킹으로 변질한 것을 본 나는 그가 한 행동은 결코 사랑이 아니라 말하고 싶다.

그건 미친 거지.

절대 사랑이 될 수 없다. (27쪽)

이 책을 읽으며 사랑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문득 툭 건네는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말도 마음에 쑥 들어왔다.

지금을 우리는 백 세, 백이십 세 시대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20~30대에 가장 많은 사랑을 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빨리 사랑을 갈구하는 것일까. (55쪽)

과연 어떤 사랑 이야기를 들려줄까, 사랑을 갈구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서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게 된다.



사랑은 좋은 일과 행복한 일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다. 단맛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쓰디쓴 맛과 서로의 바닥이라는 어두운 면과 불행도 존재한다. 그 모든 걸 다 함께해서라도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행복만 있는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듯, 불행만 있는 사랑 또한 존재하지 않으니까. 모든 순간을 함께 걷는 사랑이 진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116쪽)



저자는 우울증이 심했던 때에는 죽으려는 시도도 꽤 많이 했었다고 고백한다. 삶이 행복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나비와 사랑을 하고, 그 사랑으로 인생과 자기 자신이라는 사람 자체가 변화되니, 나비를 만나고 나서야 죽지 않고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사랑이 아닌 관계 혹은 사랑이 끝나버린 이야기와 함께 결국은 나비를 만나 사랑하고 사랑을 알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정한 사랑이 살아있기 잘했다는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주었다.

또한 이 책이 담긴 그림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연상하게 해주어서 한참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다음 그림도 기대하며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사람 이런 사랑도 있구나, 생각에 잠긴다. 사랑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든 아니든, 이 책을 읽으며 이들의 사랑을 바라보는 것도 사랑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겠다. 잠 못 드는 밤에 사랑에 대해 사색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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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 나는 나답게 사는 게 편해
박찬위 지음 / 떠오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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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찬위 산문집이다.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그러고 보면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좋긴 하지만 잘 안 된다. 그러니 누군가가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라고 이야기해준다면 그 말로 위로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어.

오늘 있었던 힘든 일도 결국 과거가 되었어.

아직 미래는 오지 않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반드시 행복이 찾아올 테니까.

걱정과 초조함도 언젠가 결국 행복으로 바뀔 거야.

무너지지 마.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이유는

힘든 만큼 좋은 일이 반드시

찾아올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야.

곧 찾아올 거야, 좋은 일.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글이 담겨 있는지 기대하며 이 책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해피엔딩, 차마 전하지 못한 마음, 다시 사랑, 탓, 사랑의 모습, 성장, 넌 혼자가 아니야, 나를 높여주는 사람, 미래의 딸에게, 나는 나이기 때문에, 나를 웃음꽃 피우게 하는 존재, 믿음, 다툴 때 이별을 방지하는 대화법, 솔직해지세요, 두려움을 버려, 대화, 극복, 사과, 꼭 이런 사람을 만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조언, 내일은 보다 나은 하루가 되기를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랑과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가장 자기 자신을 잃기 쉽고, 이별할 때 세상을 잃은 듯 고통스러워하게 마련이니, 이럴 때 자기 자신을 찾고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토닥토닥 나를 위로해주고 이대로도 괜찮다고 다독여준다. 때로는 이렇게 긍정의 힘으로 한 발자국 더 디딜 수 있다. 그러는 데에 힘을 주는 글이다.

이별을 극복하는 법은 없어요. 맘껏 힘들어하세요. 보고 싶다 하지 말고 울어버리세요. 고통스러운 만큼 쏟아내세요. 흐르는 눈물만큼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도 쏟아낸다고 생각하고 우세요. 조금 추접하면 어떤가요. 이별이 서툰 우리에겐 이것말곤 답이 없잖아요.

아이한테 사탕을 줬다 뺐어도 그렇게 서럽게 우는데, 하물며 사랑을 줬단 뺐었으니 오죽할까요. (46쪽)



그저 누군가 남의 이야기로 들리다가도 문득 되짚어보면 와닿는 말이라고 느껴지는 그런 문장들을 발견한다. 우리가 살면서 염두에 두고 조심하면 삶이 조금은 나아지겠지.

홧김에 이별을 입에 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그 말이 순간의 감정으로 쉽게 뱉을 수 있는 말인지. 이별이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모닝콜부터 아플 때 해줄 수 있는 걱정도, 그 사람의 품에 파고들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도 다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입 밖으로 나온 그 한마디는 인생을 송두리째 나락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아차 싶을 때는 이미 늦었다. 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평생 그 순간을 후회하며 고통스러워해도 그 모습을 봐줄 사람은 이미 내 곁을 떠나고 없다. 이별이란 그토록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82쪽)

그저 사랑이 끝난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세상이 끝나버릴 수도 있는 말이다. (83쪽)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 말에 대해서, 약보다 필요한 것을 언급한다. 정말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 말은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낡은 말이 되었나보다.

시간이 다들 약이라 하지만 설령 정말 그렇다고 해도 약이 있다고 병이 다 낫는 것은 아니다. 열이 펄펄 끓고 두통에 몸부림치는 나에게 필요한 건 약이 아니라 나를 위해 죽과 함께 약을 건네줄 그 사람인 것처럼. (91쪽)



에필로그를 보니 저자가 이런 말을 한다. '당신과 보냈던 그 시간들은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가장 소중한 순간의 연속이었고, 이별조차도 사랑이었습니다.'라고 말이다.

스스로의 마음이 녹아들어간 에세이여서 그런지 더욱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 든다.

사랑에 대한 에세이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사랑과 이별의 말에 공감하나보다. 이 책의 초판 1쇄 발행이 2020년 10월인데, 2판 13쇄 발행을 2021년 11월에 한 것을 보면 말이다.

이런 걸 연결 지으면 좀 그렇긴 하지만, 덕분에 이 사랑과 이별이 저자에게는 더욱 값진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사랑과 이별의 순간을 지나가야 하는 2030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음을 다독여주는 에세이다. 사랑과 이별에 방황하는 청춘이라면 이 책을 읽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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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고경표 지음 / RISE(떠오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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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애를 통해 사랑을 배워간다. 하지만 때론 이별을 통해 사랑을 깨닫기도 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사랑과 이별에 관한 책이 요즘 엄청 인기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요즘 읽은 에세이들도 그렇고, 이 책도 마찬가지로 초판 8쇄 발행본이라는 것을 보고 나니 또달리 보인다.

출판 시장에서 1쇄 판매도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우와~ 감탄이 먼저 나온다. 누군가의 사랑과 이별은 평범하지 않고 많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보며 이런 생각을 먼저 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건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하고 입소문이 났다는 것이니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반응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번엔 남자가 이야기하는 사랑과 이별이다. 표지에서 보이는 따뜻한 사랑 느낌과는 또 다르게, 생생하게 다가와서 재미있게 읽었다. 생동감 있는 현실 사랑의 느낌이어서 확 와닿았다고 해야겠다.

Q.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요?

A.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헤어지세요. 지난 연애를 떠올릴 때 어떠한 후회도 남지 않게 뜨겁게 사랑하고, 어떠한 미련도 남기지 말고 차갑게 헤어지세요. 좀 어렵다면 그냥 이거예요. 사귈 때는 많이 안아주고 헤어질 때는 편히 놓아주세요. 그게 서로를 위해 좋은 것 같습니다. (13쪽)



이 책의 저자는 고경표.

하나의 사랑이 시작되고 그 사랑이 끝날 때마다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따듯했던 사랑부터 차가워진 사랑까지 모든 온도의 사랑을 한 권에 담았습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4℃로 구성된다. 1℃ '우리도 사랑이었지', 2℃ '이별, 그리고 다시 사랑', 3℃ '현명하게 사랑하고 싶은 당신에게', 4℃ '소중한 너를 지키며 살아가길 바라'로 나뉜다.

촌철살인 돌직구,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남자가 사랑할 때 그 마음이 어떤가 궁금하다면 이 책의 도움을 좀 받아보아도 좋겠다. 남자들의 속마음을 엿보는 듯해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남자가 여자를 진짜 사랑하면 어떻게 되냐고? 글쎄, 약간 딸 키우는 마음으로 연애를 하게 되더라.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참고 여자친구에게 좋은 것을 사주게 되고, 주변 사람과의 시간을 줄이고 여자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더라고. 맛있는 것을 먹게 되면, 나중에 여자친구랑 같이 와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여자친구가 삐졌을 때는 딸 달래듯이 달래게 되더라고.

그리고 딱히 내게는 아무 일 없더라도 여자친구가 행복해하는 걸 보면 괜히 나까지 행복해지고, 여자친구가 집에 늦게 들어가거나 무슨 일 생기면 괜히 내가 더 불안해지며 걱정되더라. 사실 아직 내가 딸을 키워본 적은 없지만, 흔히 남자들은 딸을 가지면 딸 바보가 된다고 하잖아. 그냥 딱 그런 거 같아. 항상 여자친구만을 생각하고 여자친구가 내 세상 전부인, 그런 바보가 되는 거 같아. (20~21쪽,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전문)



이 책은 마음을 이야기해주는데, 그 마음도 한 꺼풀 걷어내고 진짜 속마음을 나에게만 비밀리에 들려주는 듯 이야기해준다. 그게 진솔하게 들려서 읽을수록 집중하게 된다.

이별하는 과정의 속마음 또한 남녀 입장에서 들려주는데, 마음속에 쏙 들어가서 보여주는 것처럼 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그 글 속에서 '어, 이거 내 이야기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점에서 있을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정말 중요한 문제인 듯한 것도 볼 수 있어서 마음에 훅 와닿았다.

우리 헤어지던 날 네가 그랬잖아. 미안한데 우리 안 맞는 것 같다고. 헤어지자고. 사실 내가 더 노력하겠다고 하며 붙잡고 싶었어. 하지만 그것 자체가 너를 힘들게 할 것 같더라.

나는 매운 것을 먹으려고 노력했지만, 너는 그런 나를 보며 네가 좋아하는 매운 것을 포기했던 것처럼. 내 마음이 너에겐 부담이 될까 봐, 그래서 그렇게 너를 떠나보냈어. (84쪽)

'참을 인 자 셋이면 호구된다'도 정말 요즘에는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적어두고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야겠다.

참지 마. 항상 너 혼자 참고 넘기면 상대방들은 너를 가볍게 여기기 마련이거든. 사람들은 보통 "한 번만 더 그러면,"이라는 말로 처음은 쉽게 용서하고 넘기는데, 이것도 참 웃긴 거야. 한번 당했으면 됐지, 왜 두 번이나 당하고 나서 화내려고 해? 일단 한번 잘못한 것은 확실히 화내고, 두 번째 또 그러면 그때 더 화내는 게 맞는 거잖아.

처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스스로도 잘못된 것임을 알고 한 행동이라면 아무리 처음이라도 그건 실수가 아니지. 그리고 한번만 더 용서해준다는 사람치고 진짜 한번만 참는 사람 못 봤어. 분명 또 참게 돼. 참다 보면 항상 참는 것에 익숙해지거든.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은 참을 인 자 셋이면 호구 된다. 스스로 사람이길 포기한 자를 사람대접 해주려 하지 마.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인데, 굳이 네가 너를 힘들게 하지 마. 항상 너를 우선으로 살아. 네가 행복한 게 먼저야. (263~264, 참을 인 자 셋이면 호구 된다 전문)



특히 연애를 하면서 남자의 속마음을 모르겠는 2030여자들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읽다보면 '아, 이런 생각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일 수도 있겠구나!'생각하며 보이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토닥토닥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과는 또 다르게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있는 책이다.

그의 행동으로만 보아서는 보이지 않던 속마음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 파악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유용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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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1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색과 체 산문집
색과 체 지음 / 떠오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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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독자의 마음을 울린 색과 체의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지만,

이 책은 이상하게도 제목부터 자꾸 읊조리게 된다.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입에서 자꾸 맴도는 느낌이 든다.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의 속도라고 하면 되겠다. 지겨운 건 길게 빼고, 지쳤다는 말은 힘을 쫙쫙 빼면서 읽으면 된다.

몇 번 읽다 보면 그 말에 힘이 실린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또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새로운 사랑이 아니라

앞으로 상처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들은 결국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났으니, 사랑의 상처가 두려워 피할 것이 아니라

굳게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최고의 사랑은 없을지 모르지만, 최선의 사랑은 있을 테니까.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4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상처받은 기억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_"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할 겁니다."', 챕터 2 '최고의 사랑은 없지만 최선의 사랑은 있다_"다만 방법을 몰랐을 뿐"', 챕터 3 '이제는 다시 사랑에 빠질 시간_"한 걸음 나아가는 게 어려웠을 뿐."', 챕터 4 '나답게 사랑하자_"당신이 옳다."'로 나뉜다.

이 책은 사랑과 이별에 서툴고 지친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따뜻한 말을 건네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준다. 격앙된 감정을 추스르고 '아, 그렇구나. 그렇겠구나!'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너무 지금 당장의 이별에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변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변할 사람이었던 거다. 그리고 어딘가에 분명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당신의 소중함을 잊지 않을 사람. (17쪽)

이 책을 집어 들어 읽어나가다 보면, 문득 마음에 와닿는 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런 말이 그렇지 않을까.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상형을 만날 확률은 정말 희박하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 될 확률은

100%에 가깝다는 말을요.

그때 깨달았죠.

이상형은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구나." (65쪽)



연인과 다투고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서운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면 이런 말도 눈에 들어오겠다.

"관계에서의 다툼은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에요.

서로를 더 자세하게 알아가기 위함입니다.

무엇을 싫어하는지, 서로가 어떻게 다른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으며

그 살아온 모습에 따라 형성된 상대방의

가치를 알아가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다툼을 미워할 것이 아니라,

조금 다퉜다고 곁을 떠나는 인연을 미워하세요.

서로의 믿음이 단단해지는 그 과정의

힘듦을 감당할 생각조차 없는 사람이니까요." (107쪽)

그렇게 이 책에서는 사랑하며 이별하며 지내는 그 모든 시간 동안 우당탕탕 마음을 뒤흔드는 수많은 감정을 짚어준다.

"시간은 약이 아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성숙해진 당신이 아픔을 치유한다." (152쪽)

사랑에 서툰 나를 응원해주며, 나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그렇게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책이다.



페이스북 50만 구독자들의 슬픈 밤을 달래주며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준 색과 체의 산문집이 10만 부 판매 기념으로 새롭게 돌아왔다고 한다. 10만 부라고 하여 초판이 나온지 꽤 오래되었을 거라 짐작했는데, 얼마 되지도 않았다. 초판이 2020년 6월 발행이다.

사랑과 이별이 두렵고 지친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마음을 어루만져줄 것이다. 주변에 그러한 누군가가 있다면 이 책을 조용히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스스로 용기를 얻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읽어보면 사랑과 이별에 대해 마음을 훅 건드려주는 이야기가 많이 눈에 띄니, 읽다가 '앗, 이 이야기는 나를 위한 이야기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니면 마음이 뭉클, 위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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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 이어령 유고집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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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어령 유고집 《작별》이다. 이번 책에서는 어린 시절에 듣고 불렀던 구전 동요, 왜 그런지도 모르고 그냥 불렀던 그 노래에 나오는 단어들을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내 기억 속에, 아주 어렸을 때로 돌아가고 돌아갔을 때 문득 들려오는 노래 하나가 있습니다. 나 자신도 놀랍습니다. 고상한 노래가 아닙니다. 철학적인, 무슨 엄청난 노래도 아닙니다. 지금도 어린아이들이 부르는 구전동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10쪽)

사실 원숭이부터 백두산까지 말도 안 되게 이어지는 이 노래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지도 못하고 부르곤 했는데, 이 노래에 나오는 단어들을 키워드로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니, 이 책을 보면서 놀라고 또 놀란다.

이 책에서는 원숭이,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 등의 다섯 가지 키워드, 새로운 키워드 '반도 삼천리', '삼삼삼', '5G, 누룽지·묵은지·우거지·콩비지·짠지', 5G에서 뻗어나간 가지 '호미, 심마니, 해녀 그리고 바나나 우유', 기차에서 뻗어 나간 가지 '깃털 묻은 달걀', 비행기에서 뻗어 나간 가지 '드론과 생명자본', '나의 헤어질 때 인사말, 잘 가 잘 있어', '내가 없는 세상의 새로운 이야기', '잘 있으세요, 여러분 잘 있어요'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는 이어령. 문학평론가이며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이화여대 교수, 신문사 논설위원, 88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위원, 초대 문화부 장관, 새천년준비위원장,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책날개 발췌)



이어령 선생님의 글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 듯해서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이 책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저 어린 시절에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불렀던 노래, 지금도 떠올려보면 물론 도대체 뭔지 모르는 상태인데, 그 노래 가지고 한 권의 책을 엮어나갔다.

원숭이는 1909년 일본 사람들이 창경궁에 처음으로 동물원을 만들고, 그때 거기다가 원숭이를 넣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살아 있는 원숭이를 처음 본 것은 1909년이라고 한다.

사과는 1901년 윤병수라는 사람이 미국 선교사로부터 묘목을 다량 들여오면서 유입되었다. 1901년, 우리가 막 개화되던 20세기 초에 들어온 것으로 사과라는 말 속에는 그대로 서양 문명이 압축된 상징적 이미지가 있다고 언급한다.

그렇게 아담의 사과, 선악과, 파리스의 사과, 뉴턴의 사과, 윌리엄 텔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사과, 조니 애플시드의 사과…….



그러다가 이야기는 갑작스레 바나나로 튀고, 기차로 가고, 비행기에 이어 백두산까지 가는 것이다.

정말 이 노래에 나오는 키워드로 할 말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며 읽어나갔는데,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니 감탄하며 읽어나갔다.

또한 그 의미들이 딱딱 맞아떨어지며 마음이 뭉클했다.

전부 남의 것인데 마지막 결론은 백두산이에요.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우리 거예요. 전부 남의 건데 우리 것 백두산으로 끝나지요. 그 노래가 끝나면 전혀 다른 노래가 뒤에 이어져요.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 현제명 작곡의 다른 노래가 이어져요. 반도. 백두산. 삼천리. 이 가사를 읽어보면 빼앗겼던 땅, 그 땅에서 우리는 외국 물건만 쫓아다니면서 옛날 거 우리 거 다 잊어버리고 그것이 살길이라고 개화 100년을 열심히 뛰었어요. 남의 뒤통수만 보고 뛰었어요. 서양 사람들 뒤통수만 보고 뛰다가, 일본 사람들 뒤통수만 보고 뛰다가, 중국 사람들 뒤통수만 보고 뛰다가 이제 우리가 선두에 섰어요. 선두에 서면 뒤통수가 보일까요? 계속 뒤통수를 보고 따라갈 거예요? 백두산부터는 우리가 다섯 개의 키워드가 아닌 새로운 키워드를 만들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시대가 온 거예요. (65쪽)

그동안 우리는 시선을 바깥으로만 바라보면서 이미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잊고 살았다. 그래서 새로운 키워드 이야기 나오면서 더 신나게 읽어나갔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듣는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시작할 때도 끝날 때도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잘 있어라, 하는 '잘'은 디지로그의 생명자본, 눈물 한 방울입니다. 이걸 여러분에게 남겨놓고 가기 때문에 여러분이 잘 가, 하고 손 흔들 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잘 있어, 틀림없이 너희들은 잘 있을거야, 잘 있어, 하고 떠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별이 끝이 아니고 잘 있어, 잘 가, 라는 말이 마지막 인사말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서로 헤어지는 인사말 속에 잘 있어, 잘 가, 라고 서로 웃으면서, 그리고 잘 가기를 원하고 잘 있기를 원하는 서로의 공감 속에서 죽음도 생명도 그것을 이길 수 있는 영원한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142쪽)

이어령 선생님은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키워드로 통찰해냈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어령 선생님의 혜안에 다시 한번 놀란다.

일단 펼쳐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책이니,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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