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아기 예수의 아침을 맞는다. 수십의 동기 목회자들이 화려한 교회에서 수만 기독교도 모아놓고 설교를 할 때, 나는 외양간 같은 진료실에서 한 사람 앉혀놓고 침을 꽂는다. 이 영성 없는 시대 소위 말씀 선포가 하느님나라의 당연한 증거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이 깡그리 병든 시대 침 시술은 하느님나라와 전혀 무관한 속사이지 않다. 말씀 대신 침을 선택한 뒤 30년의 삶을 오늘 아침 초군초군 되짚는다. 6번국도변 용마산 서쪽 자락 가난한 마을, 마침내 여기가 나의 골고다 언덕이며 빈 무덤이다. 이루지 못하면 떠나지 않는다. 떠나지 않으면 돌아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