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역동균형을 잡아야 하는, 잡아가는 전체 몸 사건이다. 골격과 그에 연결된 근육의 각기 필요한 동작이 상호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중력을 견디고 장력을 조절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찰나마다 균형이 무너질 가능성을 지닌다. 균형을 잡으려면 상하, 좌우, 전후 전 방위의 유기적인 협동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도 신경-혈관-(근)막계의 정보 교환도 긴밀해야 한다. 그 정보에 따른 에너지 분배도 적확해야 한다.


제대로 걷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걷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걷기는 생명을 제대로 지키기 위한 전제임과 동시에 생명이 흔들릴 때 바로잡는 치유다. 백색문명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제대로 걷지 않기 때문에 생명의 제반 균형이 무너져 있다. 걸으면 균형이 복원된다. 걷기가 힘들 정도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전 단계를 거쳐야 함은 물론이다. 어찌 걸으면 제대로 걷는 것인가?


무엇보다 기본적이고 근원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이 걷는다는 사실을 찰나마다 깨어서 알아차리는 일이다. 알아차리지 않으면 타성적으로 걷게 된다. 현대인 대부분은 타성적 걷기에 중독돼 있다. 이 중독은 걸어야 하는데 걷지 않아서 생긴 일종의 질병이다. 알아차리고 걸으면 자연스럽게 다음 결과가 나타난다. 잘 안 되면 정색하고 수행해야 한다.


타성보행보다 보폭이 적절하게 커진다. 발 사이가 적절하게 조절된다. (타성보행의 경우, 남성은 지나치게 넓고 여성은 지나치게 좁은 경향이 있다.) 발끝 각도가 조절된다. (타성보행의 경우, 남성은 지나치게 벌어지고 여성은 지나치게 오므려진 경향이 있다.) 팔을 크게 흔든다. 어깨도 유연하게 전후로 회전시킨다. 얼굴을 들고, 가슴을 펴고, 허리를 세운다. 시선은 정면 또는 살짝 위를 본다. 숨이 깊고 길어진다. 걸음마다 새로운 탄성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몸 외부구조는 말할 것도 없고 호흡, 순환, 면역, 내분비, 신경(좌·우뇌, 자율, 장), 원시정보 체계의 균형이 회복된다. 걷기 자체의 역동균형이 몸의 모든 결과 겹에 퍼져 전천후 역동균형 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게 우주운동의 체현이다. 인간중심으로 말하면 건강한 몸놀림이다. 건강한 몸놀림으로서 걷기는 우리 생명을 구름에 달 가듯 흐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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