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코를 잘 치료하면 생명 전체가 쾌적해진다. 건강해진 코로 숨 잘 쉬고 냄새 잘 맡는 것, 이보다 귀한 인프라가 어디 또 있을 것인가. 이토록 중요한 코에, 호흡에, 후각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과연 무엇이 치료다운 치료인지 생각해보겠다.


코에 염증이 생겼을 때, 특히 알레르기질환일 때, 서양의학에서 무조건 쓰는 것이 항히스타민제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증상억제를 위한 차단제blocker다. 기술의 발전으로 부작용이 덜해지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방법이다. 우선 증상억제를 치료라고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아니다. 이는 혈압강하제가 고혈압 치료약이 아닌 것과 같다. 그리고 차단제 문제다. 차단제는 혈액의 스핀 작용을 방해한다. 결과적으로 생체진동수를 떨어뜨리게 한다. 생체진동수 저하는 곧 생명력 저하다. 치료는 하지 못하고 도리어 생명력만 저하시키는 화학물질을 약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활성화하는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므로 다음에 그런 환경이 조성되면 반드시 재발한다. 알레르기비염일 경우, 근본원인이란 면역체계 이상을 말한다. 따라서 면역체계 이상을 조절해야 하는데 항히스타민제 따위로는 면역체계를 조절할 수 없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를테면 응급조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면역체계는 정신-신경-내분비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광범위한 조절이 필요하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정신-신경-내분비-면역계 전체의 협진이 필요하다. 우리 현실에서는 오직 하나의 길이 열려 있다. 이런 통합적 관점을 지닌 한의사.


그러면 제대로 된 관점을 지닌 한의사는 어떻게 접근할까? 무엇보다 그는 염증이든 알레르기든 모든 증상을 그 자체로 병으로 여겨 무조건 쫓아내려는 일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불편해 하는 여러 증상들은 기본적으로 자연치유반응이다. 자연치유반응은 말 그대로 스스로 치유하려는 노력이다. 이를 쫓아내는 것은 병을 은폐함으로써 결국 더 키우는 것이다. 도와주는 것이 이치에 맞다. 도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체온을 올리는 것이다. 체온을 올리면 증상은 잠시 더 심해진다. 이것을 병의 악화로 오해하기 때문에 서양의학은 근본 치료에 이르지 못한 채, 증상 억제제와 진통제로 일관한다. 그러나 체온이 높아진다는 것은 자연치유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더 한층 강해진 힘으로 치유 활동, 그러니까 전투를 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친 뒤에야, 이치를 따라 병이 물러가는 것이다. 따라서 증상 억제와 진통을 일삼는 지식은 의학이 아니다.


이렇게 체온을 올려주는 일과 함께 전체 진단으로 면역체계의 불균형 문제, 신경 특히 자율신경 실조 문제, 내분비 부조화 문제를 풀어주는 침과 한약을 쓴다. 침과 한약을 민간요법, 심지어 미신으로 폄훼하는 서양의학에서 보면 황당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이게 황당하다면 5천 년에 걸친 동아시아문명 전체가 황당한 것이다. 분명히 말하거니와 침과 한약은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의학의 이런 길은 증상을 자연치유반응으로 알아차리고(인정) 받아들임(수용)으로써 생명이 스스로 신뢰하고 문제를 풀어가도록 돕는다. 한의학의 이런 길에서는 돈 받고 정답 파는 장사가 행해질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