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의 위대한 질문 - 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ㅣ 위대한 질문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야곱의 목숨을 건 간절함에 낯선 자는 감탄한다. 낯선 자는 야곱의 소원을 들어줄 참이었다. 그가 야곱에게 묻는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이름은 고대 오리엔트 사회에서 개인의 가장 중요한 일부다.·······고대인들은 신이 인간 각자의 운명을 이름을 통해 알려주었다고 믿었다.·······성서의 위대한 인물들은 종종 신을 만난 뒤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야곱은 자신의 이름을 묻는 낯선 자에게 “야곱입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낯선 자는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너의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라고 말한다. 야곱은 자신의 이름을 새로 지어준 이 낯선 자가 누군지 궁금해서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십시오.”라고 말한다. 그는 알 필요 없다면서 그 자리를 급히 떠난다. 이 낯선 자는 누굴까?(189-190쪽)

목하 대한민국을 휘젓고 있는 최태민 가문은 두 개 이상의 이름을 가진 물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조인 최태민의 이름은 무려 일곱 개입니다. 이 물건들은 왜 이름을 바꾸었을까요? 설마하니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기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이스라엘을 떠올리며 그랬을까만 최태민의 마지막 직함이 목사였다니 마냥 물색없는 상상은 아니지 싶습니다. 그러나 구약성서와 달리 이름을 바꿀수록 그 물건들은 죄악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갔습니다.
고백컨대, 저도 한 때 이름을 바꿀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종조부께서 지어주셨다는 이름은 굳이 풀면 출세龍와는 거리가 멀다遠는 뜻이었으니 치기어린 시절엔 가던 길 막히면 이름 탓도 했습니다. 허나 제가 바꾼 것은 이름이 아니라 인생 자체였습니다. 크게 두 번 판을 엎어버리고 쉰 살 넘어 의자醫者가 되었습니다. 그제야 이름이 달리 보였습니다. 용뇌원지龍腦遠志! 용뇌·원지 모두 마음 맑히는 한약재니 저와 꼭 맞는 이름이었던 셈입니다.
뜻도 뜻이거니와 일생을 통해 수 천 수 만 번의 호명으로써 이름은 “개인의 가장 중요한 일부”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르고 불릴 때마다 소통이 시작되고 삶이 펼쳐지고 혁명이 일어납니다. 오늘 우리는 박근혜라는 이름을 불러내려고 이백만 개의 촛불을 듭니다. 그 이름 뒤에 여태까지 붙어 다니던 대통령을 떼어버리려 함입니다. 대신 범죄의 이름을 붙이고자 함입니다. 그 이름을 박정희란 이름과 함께 오욕의 공화국 역사 세척제로 쓰려 함입니다.
여태껏 이 공화국의 이름은 ‘저들만의 대한민국’이었습니다. 오늘 박근혜와도 겨루어 이기고, 매판독재분단세력과도 겨루어 이기면 이 공화국의 이름은 비로소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이란 새로운 이름을 지어줄 낯 선 자가 누굴까요? 그가 궁금하면 당장 광화문으로 가십시오. “알 필요 없다면서” 이름 알려주지 않고 “그 자리를 급히 떠난다.”는 전설만 무성한 바로 그 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순간 뵙고 잊어도 복될 신 만나러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