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에 대하여 - 저항과 체념 사이에서 철학자의 돌 1
장 아메리 지음, 김희상 옮김 / 돌베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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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과정에서 몸은 갈수록 질량이 되며, 갈수록 에너지를 잃는다·······(77쪽)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세우기 전까지 질량과 에너지는 본질이 전혀 다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질량과 에너지는 동등성equivalence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할 때 질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가 되는데 그렇게 발생되는 에너지에 대한 방정식이 바로 저 유명한 E=mc²입니다(E는 에너지의 양, m은 감소된 질량 값, c는 광속).

 

여기서 동등성equivalence의 문제를 조금 더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동등성을 지닌다는 것은 상당相當하다는 것입니다. 동일Oneness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한 빛에서 입자와 파동은 동일한 것이 아님과 같은 이치입니다. 세계의 진실은 완전히 쪼개지지도 완전히 포개지지도 않는 비대칭적 대칭으로 드러납니다.

 

장 아메리가 질량과 에너지를 말한 것은 일종의 유비analogy이면서 또한 유비가 아닙니다. 100% 질량이 시체임을 생각하면 인간의 생명 과정에서 질량성이 증가할수록 에너지성이 감소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진실입니다. 인간 생명에서 질량과 에너지는 훨씬 더 광활한 내러티브를 품고 있음 또한 진실입니다. 그 내러티브가 장 아메리의 고뇌를 깊게 합니다.

 

에너지로서 인간 생명은 자유·평등·행복의 추구와 구가로 나타납니다. 자유·평등·행복 추구와 구가가 위축되는 것이 질량이 되는 것입니다. 질량은 그러므로 억압·차별·착취의 결과입니다. 장 아메리가 말하는 늙어감에는 당연하게도 개인의 생물학적 노화 넘어 사회적 부조리에 따른 ‘산화酸化’가 포함됩니다. 그의 언어가 신랄해질 수밖에 없는 소이입니다.

 

250명의 생때같은 목숨을 끊어놓고도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가족들에게 종북이니 세금도둑이니 하며 날뛰는 불의한 자들의 에너지가 넘칠수록 의로운 사람들은 질량이 되어갑니다. 국가를 사적 도구로 전락시킨 매판집단의 에너지가 강할수록 자주시민은 질량이 되어갑니다. 344번 째 2014년 4월 16일 오늘 우리는 얼마만큼 에너지이며 얼마만큼 질량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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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4-0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 질량이 시체라는 말은 인상적입니다. 질량과 에너지라는 자연과학의 가치중립적인 개념이 인간사회를 설명할 때는 하나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군요. 아메리의 원문을 읽어보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