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왔듯이 올해도 지자체들은 연말 토목 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다. 남아도는 예산을 그렇게 길거리에라도 뿌리지 않으면 다음 해 예산 따내는 데 지장 있다고 한다. 과연 떡 해먹을 세상이다. 오늘 아침, 멀쩡한 보도블록 갈아치운 다음, 가로수 밑둥 주위에 철제 조형물을 깔기 위해 나무 뿌리에 도끼질 해대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저 무심해서 잔혹한 폭력이여. 제발, 있는 그대로 놓아두어라. 저 무지해서 과도한 성실이여. 제발, 좀 게으르기라도 하여라. 이렇게, 이렇게 말이다. 할(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