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또다시, 인생 아우라지 혹은 노나지>에서 ‘모유 먹는 아기 장내 점유율 1위 미생물인 비피도박테리움이 필수아미노산 트립토판을 이용해 나와 남/적을 구별하는 면역 교사 인돌-3-젖산을 만들어낸다. 모유를 먹지 못하고 자란 사람이 나와 남/적을 구별하는 일에 실패해 자가면역을 포함한 여러 면역 질환으로 미끄러지는 이치다. 그 대표 질병이 다름 아닌 우울장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진실에는 또 다른 진실 하나가 결합한다.
모유에는 모유올리고당(HMO) 성분이 풍부하다. 이 성분을 먹는 생명체는 오직 비피도박테리움뿐이다. 그래서 장내 점유율 1위가 되고 훌륭한 면역 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 모유를 먹지 못하는 영아는 이 기전을 상실하였으므로 비피도박테리움 우위가 깨져 성인 장내 상태와 같아진다. 나와 남/적을 구별하기도 전에 때 이른 어른이 되어버린다는 뜻이다. <꿩이 나를 초대했다!>에서 ‘6개월도 채 안 된 무렵부터 걸었다’라고 한 말과 직결된다.
아기인 적 없이 어른이 된 삶은 전방위 혼잣손이 된다. 태초부터 모든 고민과 결정을 혼자하고 감당도 혼자 한다. 결정 전에는 망설이고 망설이며, 결정 후에는 자책하고 자책한다. 그럼에도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한다. 아기가 자라 어른 되는 연착륙 과정을 통해 도움 청하는 일이 불가결한 사회 행동이라는 진리를 배울 수 없어서다. 사회관계망에서 소외되어 두름손도 내밀손도 점점 허약해진다. 남 손 안 타는 착한 삶은 슬프게 사위어 간다.
웃자란 어른이 그렇게 우울장애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아 소리 없이 희생되는 풍경 건너편에 늦깎이 어른이 존재한다. 어른이라 자처하지만, 제국 자본이 요구하는 고급 지식·기술을 지닌 가짜 어른, 실제로는 ‘사특한 아이’라고 표현해야 옳은 종자다. 이 사특한 아이들 패악과 욕설, 그리고 야비한 조롱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이후 대한민국엔 대놓고 함부로 커밍아웃한 저들이 싸지르는 배설물이 넘쳐난다.
중첩 식민지 허울 대한민국에서 우울장애, 곧 ‘웃자란 어른 증후군’을 앓으며 70년 살아온 나는 내가 처한 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알아차리고 받아들인다. 오늘 각성을 죽은 다음에서라도 기억하고 증언하련다. 그래야 내 과거가 귀환하지 않을 테니까("La seule façon d'éviter le retour du passé est de ne pas l'oublier." _Simone Veil); 그렇게 성찰과 치유를 거친 건강한 내 식물성, 여성성, 성숙성이 물팥버들과 대화할 테니까.
